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도시 샌프란시스코, 갈매기들의 울음소리, 짙은 안개를 경보하는 구슬픈 경적소리, 언덕을 오르내리는 전차들의 활기찬 종소리, 게를 찌는 찜통에서 김이 무럭무럭 솟아오르는 짭짤한 냄새. 샌프란시스코가 만들어내는 정경은 한층 더 독특하고 인상적이다. 파스텔 페인트로 단장된 빅토리아식 맨션들이 오밀조밀 서로 이마를 맞대고 붙어있는가 하면,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뿌연 안개위로 금문교의 주홍색 교탑들이 우뚝 솟아있고, 가파른 롬바드(Lombard)가 같은 곳에는 내리막길을 자동차가 그대로 내려갈 수가 없어서 길을 지그재그로 만들어 놓아야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캘리포니아주의 태평양과 샌프란시스코 만(San Francisco Bay) 사이에 위치한 32마일 길이의 반도 맨 위쪽에 자리잡고 있다. 그 가파른 외형은 이 도시가 40개가 넘는 고개(그 중 큰 것은 7개)들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가장 높은 고개는 해발 939피트나 된다. 시의 인구는 약 70만 이지만 그 주변 샌프란시스코 만 일대의 인구는 약 5백 80만 명으로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권을 이루고 있다. 코이트 탑(Coit Top)에 올라가 시가지를 내려다보면 무엇이 샌프란시스코를 활력에 넘치는 도시로 만들고 있는지 감이 잡힌다. 고풍의 빅토리아 식 주택들 너머로 현대식 고층 건물들이 치솟아 상가와 금융 가를 이루고 있는가 하면 또 해상활동이 이 도시에 얼마나 중요한가도 한눈에 들어온다. 샌프란시스코의 동북부에 위치한 엠바카데오(Embarcadero) 부둣가에는 전세계에서 온 컨테이너 화물선들이 정박하고 있어 ‘세계의 창’이라고 불리는 이 도시의 명성을 뒷받침해 준다. 어부들의 선창인 ‘Fisherman's Wharf’에는 저인망어선과 게 잡이 어선들이 조용하면서도 분주하게 드나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의 서부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상업 중심지 일 뿐 아니라 문화 예술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엠 에이치 드 영 기념 박물관(M.H. de Young Memorial Museum), 아시아 미술 박물관(Asian Art Museum) 샌프란시스코 교향악단, 샌프란시스코 발레,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등은 이 도시가 자랑하는 문화 예술의 자산들이다.
샌프란시스코에는 '걷다가 지치면 길에 기댈 수 있다.’는 농담이 있다. 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관광도시로 샌프란시스코를 꼽는 이유를 알만하다. 누구나 선호하는 이 도시에는 그래서 1년에 천만에 가까운 관광객들과 각종 회의 참석자, 사업관계 여행자들이 몰려든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른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내 마음을 샌프란시스코에 두고 왔네)라는 노래가 말해주듯이 ...
대체로 캘리포니아 주는 초목을 태울 정도의 뜨거운 날씨로 유명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해양성 기후의 덕택으로 일년 내 내 날씨가 온화해서 아무리 더워도 화씨 70도(섭씨 21도) 이상 잘 올라가지 않으며 또 아무리 추워도 40도(섭씨 5도) 이하로 떨어지는 때가 드물다. 비는 10월부터 4월 사이에 가장 많이 오며 5월부터 9월이 건조기이다.
어부들의 선창(Fisherman's Wharf)에서는 매일 새벽 동이 트기 전에 고기잡이 배들이 출항한다. 그날 어부들이 잡아오는 싱싱한 생선의 대부분은 선창 가에 즐비한 식당들, 예를 들면, 알리오토스(Alioto's), 타란티노스(Tarantino's), 사벨라스(Sabellas)와 같은 식당들의 메뉴에 오른다. 선창 가 일대에는 여러 가지 모습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큰 솥 안에 게들이 부글부글 끊고 있고, 노변 화가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즉석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가 하면, 거리의 예술가들이 광대 극을 벌이거나 현악기를 연주해서 방문객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길 건너에 있는 ‘리프리의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Ripley's Believe It Or Not)이나 ‘기네스 세계기록 박물관’(Guinness Musieum of World Records)을 방문해서 잠시나마 동심에 젖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이색 물 중 하나는 움직이는 국보급 유물이라고 할 케이블 전차일 것이다. 그 모양은 1873년에 ‘앤드류 헐리디’(Andrew Hallidie)가 처음 발명 고안한 것에서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3개 노선이 아직도 운행되고 있는데 Fisherman's Wharf 근처가 종점인 ‘Powell-Mason 노선’과 차이나타운을 거쳐 Van Ness가 까지 올라가는 ‘California Street 노선’ 그리고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Powell-Hyde 노선’ 등이다. Powell-Hyde 노선은 7개의 큰 고개 중 두 개인 놉 고개(Nob Hill)와 러시안 고개(Russian Hill)를 몇 차례 U턴을 하면서 오르다가 멋있는 샌프란시스코 만을 바라볼 수 있는 어콰틱 공원(Aquatic Park)으로 내려간다. 전차표는 큰 정거장에 설치된 매표기에서 살 수 있으며 정확한 요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China Town)은 아시아를 제외하고는 중국인들이 제일 많이 몰려있는 중국인 촌이다. 최대의 시각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그랜드 가(Grand Avenue)와 부쉬 가(Bush Street)가 만나는 곳에 세워진 중국 촌 대문(Chinatown Gate)을 통해서 들어가는 것이 좋다. 관광객들을 위한 대부분의 상점들과 식당들이 ‘그랜드 가’ 선상에 줄지어 있다. 그러나 ‘차이나타운’의 참모습을 보려면 스탁튼(Stockton)가로 가라고 권하고 싶다. 그곳에는 각종 야채와 과일들이 인도에 넘쳐흐르게 쌓여있으며(값이 무척 싸다.) 어물가게의 물탱크들에는 잉어들이 살아서 헤엄쳐 다닌다.
‘골든 게이트 공원’(Golden Gate Park)은 도심지 한 가운데의 ‘오아시스’같은 휴식공간이다. 길이 3마일 폭 0.5마일의 이 공원에는 전세계에서 온 각종 이국적인 나무들이 우거져있고, ‘모리슨 천문관’(Morrison Planetarium)과 ‘온실 화원’(Conservation of Flowers Botanical Gardens)이 가 볼만하다. 1천 에이커의 초목지역을 가로질러 자전거길, 승마 길, 조깅코스 등이 나 있으며 부부가 산책길에 ‘일본 티 가든’(Japanese Tea Garden)에 들려 차 한잔 마시는 것도 운치가 있을 것이다. 중국식당에서 나오는 ‘훠춘 쿠키’(Fortune Cookies)가 바로 이곳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스토우 호수’(Stow Lake)에서 노 젓는 보트를 빌려 물 한가운데 있는 ‘스트로베리 힐 섬’(Strawberry Hill Island)으로 가서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만에 있는 ‘알카트레즈 섬’(Alcatraz)의 전 연방교도소도 오늘날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의 하나이다. 1934년부터 63년까지 미국에서 가장 흉악한 범인들을 수용했던 알카트레즈 교도소는 ‘버드 맨 오브 알카트레즈’(Bird Man of Alcatraz), ‘기관총 켈리’(Machine-Gun Kelly), ‘알 카포네’(Al Capone)등 악명 높은 범인들이 옥살이를 했던 곳이다. 현재는 공원관리국(National Park Service)에서 관리를 맡고 있는데 한시간 동안의 관광코스 중 공원 경찰이 관광객들 앞에서 감방 문을 열고 닫으며 실제로 그들을 독방에 가두기도 하는데 비록 30초 동안이지만 십 년 같이 느껴진다. 이 섬을 가려면 ‘레드 앤드 와이트 플리트’(Red & White Fleet)회사가 운영하는 관광보트를 타면 된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만’으로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도시를 감상하는데 크루즈(Cruise)를 빼놓을 수가 없다. 미끈한 관광보트를 이용하는 크루즈(Cruises)는 저 유명한 금문교(Golden Gate Bridge)와 베이 브리지(Bay Bridge), 알카트라즈 섬(Alcatraz), 어부들의 선창(Fisherman's Wharf), 훠트 포인트(Fort Point) 그리고 쏘살리토(Sausalito)등 관광명소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갑판 위에 서서 시원한 바다바람을 맛보는 것도 일품이지만 유리로 둘러 쌓인 전망 데크(Deck)에 앉아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크루즈에는 ‘디너와 댄스’를 즐기는 코스도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46.6 평방 마일밖에 안 되는 좁은 공간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어느 호텔에 투숙하던지 간에 전차를 비롯한 대중교통 수단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또 택시를 타고 조금만 가면 식당 및 유흥업소 혹은 관광명소들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특히 유니온 스퀘어(Union Square), 놉 힐(Nob Hill), 퍼시픽 하이츠(Pacific Heights) 구역은 편리하고도 로맨틱하기로 유명하다. 호텔 값은 뉴욕보다는 비교적 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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