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호 이수표 선생은 내 부친 방원 선생의 어린 시절 친구로 내가 1988년 12월 미국 유학을 떠나올 때까지 나도 자주 뵙던 분이다. 나는 수표 아저씨라 불렀다. 내 부친 방원 선생을 비롯해 방원 선생의 친구분들은 다들 기골이 장대하고 큰아기들도 눈을 멈추게 만드는 미남에다 멋쟁이들이었다. 수표 아저씨도 그랬다. . 수표 아저씨는 내 어린 시절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판매하셨는데 덕분에 우리 집에도 한 질이 구비되어 방원 선생의 친구분 이종익 선생의 신구문화사 아동문학 전집, 한국문학 전집, 세계문학 전집과 더불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내가 심심하면 들추어 보던 책들이었다. . 워낙 기인이셔서 책 팔아서 번 돈을 섬에다 별장을 짓겠다고 배 한 척 없이 인천 앞바다의 어느 섬을 하나 사셨는데 후일담을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