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s://t1.daumcdn.net/tistoryfile/fs6/14_1_1_13_blog113508_attach_0_0.jpg?original)
ⓒ오마이뉴스
기생이 들고 일어났다고 합니다. 89년 전 3.1만세운동이 있었을 때, 더 정확히 말하면 1919년 4월 2일에 경남 통영의 기생조합소 소속 기생들이 시위대 맨 앞줄에서 '조선독립 만세'를 선창했다고 합니다.
금반지를 팔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팔아 만든 돈으로 시위 복장을 갖췄고 3천명의 시위대를 이끌었다고 합니다. 그리곤 철창에 갇혔고 징역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고 합니다.
국가기록원이 어제 공개한 '기생단 판결문'에 나온 내용입니다. “기생단 7명이 열광적인 기세로 군중의 최선두에 서서 만세를 외쳤다. 남자는 모자를 여자는 치마를 흔들면서 동시에 만세를 절규하며 소요를 일으킴이 극히 심했다”고 합니다.
2.
황금동 누나들을 떠올렸습니다.
28년 전입니다. 빛고을 광주에서 민주화항쟁이 한창일 때였습니다. 노류장화라고 천대받던 황금동 누나들이 나섰습니다. 계염군의 총검에 피를 흘리고 역겨운 최루가스에 눈물 콧물 흘리던 오누이들에게 손수건을 건네주고 먹을 것을 날라주고 같이 어깨동무를 했던 누나들입니다.
3.
전두환 씨가 등장했습니다.
2월 25일 대통령 이·취임식 연단 맨 앞줄에 떡하니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있더니 어제는 '연희산악회'라는 단체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평화적 정권이양 20주년 기념 만찬'이었습니다.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5공화국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호의 승객들을 구해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년간 5공에 내려진 일방적인 매도와 비판에 흔들리지 말고 자긍심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살아 저항하고 있습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친일파 7명의 토지 41억 원 어치를 찾아내 국고로 귀속했습니다. 이번이 4번째 환수입니다.
위원회의 조사관들이 고문서를 뒤지고 전국을 누비며 땅을 찾아내는 동안 친일파 후손이 자진해서 재산을 내놓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재산 국가귀속 결정에 반발해 소송을 걸었습니다.
4.
이제 과거가 됐습니다. 통영의 기생과 황금동 누나들 모두 과거완료형의 인물로 남았습니다. 판결문 또는 구전을 통해서만 어렴풋이 치맛자락을 내보이는 그런 존재로 남았습니다.
현재도 시퍼렇게 살아있습니다. 통영의 기생과 황금동 누나들이 '물러가라'고 절규했던 맞은편 인사들은 지금도 시퍼렇게 살아남아 재산을 움켜쥐고 만찬장에서 샴페인을 터뜨립니다.
5.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전두환 씨가 그랬습니다. 석고상 같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TV화면에 등장해 경고하곤 했습니다. '발본색원'하겠노라고 했습니다. 정의사회 구현에 걸림돌이 되고 민주주의 정착에 방해가 되는 불온무리들을 뿌리째 뽑아내겠노라고 했습니다.
다시 음미해봅니다. '발본색원'….
정말 어렵습니다. 89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28년의 시간을 보내도록 우리는 친일과 독재의 흔적을 말끔히 씻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뿌리는 고사하고 가지조차 완전히 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1. Dr. Sam Lee > 15_80년5월18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두환은 '전직 대통령'이 아닙니다 / 김주완, 김훤주 (0) | 2008.03.08 |
---|---|
북가주 실리콘밸리지역 '화려한휴가' 상영회를 개최합니다. (0) | 2008.03.03 |
결혼 이민자 및 외국인 노동자 한국어 교육생 모집 (0) | 2008.02.29 |
계양봉사단 "다솜 한국어교실"(가칭) 외국인 교육생모집 (0) | 2008.02.19 |
한국어교육을 맡아 주실 자원교사를 모집합니다. (0) | 2008.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