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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 떠나 포스텍 선택한 일본인 교수

忍齋 黃薔 李相遠 2009. 10. 1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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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 떠나 포스텍 선택한 일본인 교수

“방사광가속기 맘껏 쓰며 ‘한국은 내 운명’ 느껴”

2009년 10월 09일
 
세계적인 명문대인 도쿄대를 떠나 국내 대학을 선택한 일본인 교수가 있어 화제다. 포스텍 첨단재료과학부의 가와노 마사키 교수(46)다. 3월 포스텍에 초빙교수로 온 가와노 교수는 도쿄대 부교수직을 그만두고 다음 달쯤 이 대학의 정교수로 부임한다. 올해 일본화학회에서 창의적인 연구자에게 주는 상을 받은 가와노 교수는 1일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젊은 과학자로 꼽힌다. 가와노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세계 수준 연구중심대학(WCU)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에 오게 됐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만나자마자 가와노 교수는 꽤 정확한 발음으로 한국식 인사를 했다. 요즘 한국말과 글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한다.
 
“왜 도쿄대를 떠났냐고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포스텍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사람입니다. 먼저 학부를 책임지고 있는 김기문 교수가 정말 훌륭한 학자였고 신뢰할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훌륭한 학생과 동료 교수들입니다. 이들과 토론하고 나서 이곳에서 연구하는 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조국인 일본을 떠나 낯선 한국에 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가와노 교수는 한국에 오기 직전 다른 일본 대학에서도 정교수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사광가속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포스텍에 끌렸다고 한다.

“처음 왔을 때는 가속기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와서 가속기를 보고 이곳이 제 운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연구 시설도 매우 좋아요. 하지만 가속기는 다른 나라 것을 빌려 쓸 수도 있습니다. 역시 사람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6개월 동안 한국 생활을 경험한 가와노 교수는 한국 생활이 일본과 비슷하다며 웃었다. 홋카이도 출신인 가와노 교수는 “단풍 드는 모습이 일본과 비슷해 편안하다”며 “시내에 있는 죽도시장(포항 시내의 재래시장)이 무척 재미있었고, 삼계탕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가와노 교수의 전공은 화학반응이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존재하는 불안정한 중간체를 규명하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다. 물이 흘러갈 때 중간에 조금만 방향을 바꿔주면 다른 곳으로 가는 것과 비슷하다. 가와노 교수는 탄소의 중간체를 이용하면 흑연이 될 게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도 비슷한 연구다.

지난해 일본은 노벨 과학상을 휩쓸었다. 가와노 교수에게 비결을 묻자 웃으며 “그들은 독특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며 “대학 등 교육시스템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학생들은 일본 학생들보다 더 적극적이고 역동적입니다. 쾌활하기도 해서 한국인들과 있는 것이 편안하고 기쁩니다. 물론 일본 학생들도 강점이 있고 열심히 연구하죠. 이곳에서 충분히 오래 머물면서 나만의 과학을 완성하고 싶습니다.”
 
포항=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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