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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ciences/32_Life

왜 새만금 완공후 전어가 많이 잡힐까

忍齋 黃薔 李相遠 2009. 12. 5.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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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새만금 완공후 전어가 많이 잡힐까

과학자들 ‘새만금 미스터리’에 도전

2009년 12월 03일
 
해수욕장거품.출처:전북대 주용기

2006년 4월 전북 군산과 부안을 잇는 새만금 방조제의 물막이 공사가 끝났다. 그해 11월 서해에서 전어가 대량으로 잡히며 값이 폭락해 전어를 양식하던 어민들의 항의시위가 일어났다. 물막이 공사와 전어 풍어의 관계는 당시 해양학계에 큰 미스터리였다. 3년 만에 과학자들이 새만금 방조제 주변에서 발생한 여러 현상을 연구해 지난달 열린 한국해양학회에서 발표했다. 연구기간이 짧은 탓에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새만금 미스터리가 풀릴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맑아진 바닷물이 적조 가속화

“전어는 부유물이 많은 탁한 바다에서 살아요. 물막이 공사 이후 방조제 바깥 물은 부유물이 10분의 1로 줄어들 정도로 오히려 맑아졌어요. 그런데도 전어는 새만금과 시화호 일대에서 더 많이 잡히고 있습니다. 처음엔 너무 이상했죠.”

한국해양연구원 새만금해양환경연구단 이석 선임연구원은 전어가 늘어난 이유로 바닷물 속 미생물의 양분이 되는 영양물질(영양염류)에 주목하고 있다. 방조제 안쪽에서는 겨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에 적조가 발생한다. 적조는 영양염류가 늘어나 플랑크톤이 대량으로 번식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석 연구원은 방조제 갑문으로 빠져나온 물에 섞인 영양염류와 플랑크톤이 바깥 바다를 전어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간접적인 증거도 찾았다. 새만금 공사 이후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이 되면 방조제 외곽에서 적조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물빛이 누레 ‘황해’로 불리는 서해는 햇빛이 바닷물 속으로 침투하기 어려워 플랑크톤의 번식이 제한되고 적조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석 연구원은 “물이 맑아지고 영양염류가 늘어나면서 서해에서 보기 드문 적조가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만일 새만금 안쪽의 영양염류가 바깥으로 빠져나와 적조를 일으킨 게 맞는다면 전어 풍어의 미스터리도 풀린다. 연구팀은 다만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상승했을 수도 있어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아직 풀지 못한 바닷물 미스터리는 또 있다. 방조제 갑문에서 빠져나온 물이 바닷물과 섞이며 생성된 거품이다. 두꺼운 거품은 태안반도 인근까지 이동한다. 처음에는 생활하수나 농촌폐수에 포함된 유기물이 거품을 만드는 것으로 추측했지만 바닷물의 오염도를 나타내는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다른 바닷물과 차이가 없었다. 어쩌면 보기 드문 ‘깨끗한 거품’일지도 모른다. 연구팀은 이 거품의 정체를 밝히는 추가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 약한 밀물이 모래밭 침식

방조제를 건설할 당시 남쪽 방조제 외곽에는 모래와 진흙이 쌓이며 갯벌이 생성됐다. 방조제를 건설해도 외곽 지역에 갯벌이 새로 생길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물막이 공사가 끝나자 만들어지던 갯벌은 사라졌고 오히려 가까운 변산해수욕장의 모래밭마저 깎여 나가고 있다.

“3년 동안 5cm 두께의 모래가 사라졌어요. 매년 1~3cm의 모래가 사라진 셈이죠. 왜 유독 변산해수욕장만 그럴까요? 방조제 때문에 밀물의 세기가 약해진 것이 한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새만금해양환경연구단 이희준 책임연구원은 변산해수욕장의 모래밭이 깎여 나가는 원인을 ‘사라진 조류’에서 찾았다. 모래밭이나 갯벌의 퇴적물은 밀물을 타고 들어와 쌓이고 파도에 쓸려 나간다. 방조제를 건설하기 전 변산반도 해역에서는 퇴적물을 몰고 오는 강한 조류가 있었다. 하지만 새만금 공사 뒤 밀물이 갈 곳이 사라지면서 조류도 함께 사라졌다.

이희준 연구원은 “다른 요인도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깎이는 양은 같은데 조류를 통해 쌓이는 양이 적다 보니 모래가 줄어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만일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변산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모래 해변은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이희준 연구원은 “이런 현상이 계속될지, 어느 순간 멈추며 평형을 유지할지 아직은 알기 어렵다”며 “지속적인 연구로 바닷물과 퇴적물의 메커니즘을 확실히 이해해야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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