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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오월
시인샘/운봉 정 종 연
'소자는 민주투쟁을 명심하렵니다. 하지만 저는 국가에 충성하는 마음은 추호도 변함없이 지키렵니다. 이런 시국에 북괴 공산군이 남침을 감행해 온다면 저는 펜을 버리고 나라를 지킬 겁니다.'*
그해 오월 나는 거기에 있었다
고교 2학년 학생으로 부모님께 유서를 남긴 채
금남로에서
동명동에서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장갑차를 앞세우는 특수임무 수행중이라며
작전명 '화려한 휴가'를 즐기는 그들이
자유의 심장을 도려내는 것을 목격했다
그 한 사람의 휴가를 위하여
수만 명의 군홧발과 총탄이 난무하는 핏빛 사냥
불행히도 영화가 아닌 현실
그들만의 휴가가 무등벌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탄창에 민주주의를 장전한 채
무차별 조준사격을 가했던 그들
30년 눈물 속에서도
'난 모른다'라고만 반복하는 그들
산 자의 끝없는 외침과 변명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다.
*2010.3.26.작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고교 2학년에 재학중인 필자가 5월항쟁에 참가하면서 '유서 형식으로 부모님께 남긴 글의 일부이다. 이 유서는 현재 '5.18기념재단'에 사료형식으로 보관되어 있다.
- 시집 <지갑 속의 달>(화남, 2010.4)
출처 : 시인샘-지갑 속의 달
글쓴이 : 시인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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