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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ciences/33_Energy

청정에너지의 오해와 진실

忍齋 黃薔 李相遠 2011. 9. 2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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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의 오해와 진실

 
박재광/미국 위스콘신대 교수·환경공학


전국적인 9·15 정전대란은 이상기온으로 전력소비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만 했더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다. 14일 저녁 일기예보를 보고 낮에 에어컨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방송만 했었다면 국민의 협조로 이런 후진국형 단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무사안일주의가 화를 부른 것이다.


댐을 건설하면 환경이 파괴된다고 해서 지난 20~30년 동안 거의 짓지 못했다. 이번 여름 비가 예년에 비해 2.5배나 많이 왔다는데 전기 한번 생산하지 못하고 다 바다로 내보냈다. 수자원이용률이 유럽 75%, 북미 69%인데 한국은 25%에 불과하다. 그러니 선진국보다 못 사는 것이다. 이번에 그나마 오후 3시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양수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만 있으면 언제든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수력발전 여력이 더 있었다면 이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수력발전은 전체 전력생산량의 1.3%에 불과하다. 수자원이용률 제고가 필요하다.


매스컴에서 ‘오스트리아는 1978년부터 원자력 발전(원전)을 금했고, 독일도 지난 5월 2022년까지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덴마크는 전체 전력의 20%를 풍력에 의존한다’면서 환경단체와 함께 반원전, 신재생에너지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 논리의 허점을 잘 알아야 한다.


오스트리아는 알프스와 다뉴브강에 수백 개의 댐과 보를 건설해 수력발전으로 60%에 가까운 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제조업체가 많지않아 원자력이 없어도 살 수 있다. 독일은 7개의 원자력발전소 폐쇄 이후 전력의 80%와 25%를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하는 프랑스와 체코에서 각각 구입하고 있다. 원전 폐쇄로 인해 전기료가 23% 상승했다. 자국의 원전은 폐쇄하고, 사고가 나면 비슷한 피해를 볼 이웃 국가의 원전에서 전기를 받고 있다. 정치놀이에 ‘눈 감고 아웅’ 하는 격이다. 덴마크는 20%를 풍력에 의존하고 있지만 바람이 안 부는 날에는 42%를 원자력, 47%를 수력발전에 의존하는 스웨덴에서 전기를 수입하고 있다. 기댈 곳이 있기 때문에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이들 국가를 따라한다면 어디서 전기를 가져 올 것인가? 환경단체와 매스컴은 자신들의 짧은 지식으로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도 모르고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제조과정에서 에너지가 많이 소모돼 건설 후 약 11년이 지나야 전기를 실제로 생산하는 셈이며 매우 비경제적이고 15~25년 수명이 지나면 다시 설치해야 한다. 더구나 우리는 태양광 발전에 최상의 조건이 아니다. 풍력도 소음·미관·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 바람이 안 불면 무용지물이다. 우리가 태양광과 풍력에 20% 이상 발전을 의존하더라도 화력이나 원자력 등으로 이에 상응하는 예비용량을 갖춰야만 한다.


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무엇이 좋고 나쁘다고 할 수 없으며 그 나라의 자연적·지형적 상황에 따라 개발 가능한 모든 것을 이용해야 한다. 조력은 세계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위험하나 한국의 원자력 발전 기술은 세계에서 인정할 정도로 안전하다. 만일 우리의 기술력을 믿고 수력·조력·원자력 발전에 치중한다면 21세기에 한반도를 청정에너지 강대국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환경단체들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화력은 물론 조력·풍력·수력·원자력 발전 모두 반대한다. 특히 강화도와 인천만 조력발전은 30% 갯벌 면적이 감소해 안 된다는 주장 때문에 무산위기에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눈치만 살피고, 선동꾼들은 책임도 지지 않을 주장만 하고, 순진한 청년들은 부화뇌동한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과 뒤쫓아오는 나라들 틈에서 반짝거리다 사라지느냐, 강대국이 되느냐 기로에 서 있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력 부족으로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한다고 한다. 한국인의 근면성, 우수성과 함께 저렴하고 안정된 청정에너지를 제공한다면 전 세계의 기업들이 몰려들 것이다. 선택은 국민의 몫이다. 사실을 다 모르면서 한쪽만 침소봉대하는 망국적 선동에 절대 넘어가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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