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3. Sciences/32_Life

[먹고 사는 일은 있는 힘을 다하는 것이다]

忍齋 黃薔 李相遠 2017. 12. 20.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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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근처에 사서 세를 주다가 올 초 이사한 집이 90년이 넘은 집이라 작다. 차고에 쟁여놓은 짐 중에 차마 버리지 못하는 짐들을 마땅하게 둘 공간이 없었다. 

원래 세 살던 남미 친구가 조그마한 양철 조립식 창고와 플라스틱 조립식 창고를 남겨두고 갔다. 집은 조그마하지만 땅이 커서 세 살던 남미 친구가 농사를 지어먹었다. 

아직도 차요테며 손바닥 선인장이며 알로에 선인장인 마당 구석구석 자라고 있다. 양철 조립식 창고가 근처 홈디포에 있어서 사다가 조립해서 이것저것 물건을 넣었는데도 있는 짐 부리기에는 어림도 없었다. 

그러다 큰맘 먹고 12피트(3.7미터) x14피트(4.3미터)크기의 창고를 지었다. 조립해주는데 몇천 불씩 달라고 해서 유튜브에서 설치하는 방법을 보아가며 내가 직접 기초를 다지고 바닥을 깔고 벽을 세우고 용마루를 얹고 싱글 지붕을 씌웠다. 

사이사이 방수도 하고 문짝을 달았다. 대충 마치고 나니 조립하는데 몇천 불 달라고 하는 게 전혀 바가지가 아니란 걸 알았다. 벽을 세우고 용마루를 올릴 때 굵고 튼튼한 나무로 조금씩 바쳐가면서 세우고 올렸다. 

거뜬 하게 세우고 올리긴 했지만, 순간순간 용트림하듯 힘을 써야 하는 순간순간 들이 모여서 손목 팔목 어깻죽지 허리며 방치 발목 무르팍이 쑤시고 어릿어릿한 게 좀처럼 떠나질 않는다.

성남에서 개원하고 있는 페이스북 친구 SeungAh Jeon 선생이 동네 목욕탕에서 삭신을 녹이는 걸 읽으니 그런 동네 목욕탕이 근처에 없는 게 무척 아쉽다. 그리고 종일 거의 매일 같이 반복적으로 때를 미는 때밀이 아줌마의 노동을 이야기한다. 

갑자기 내 손목이 더 쑤시고 얼얼해진다. 정말 먹고 사는 일은 있는 힘을 다하는 것이라는 게 실감이 난다. 

올해가 가기 전에 창고를 하나 더 지어서 오피스 겸 오는 손님 접대할 장소로 사용해야 할 터이다. 그러면 제법 목수로 먹고사는 티가 나고 내 얼굴에 패인 주름골들이 더 깊어져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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