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3. Sciences/34_Hydrology

`미국땅에서 심봤다` 심마니 강명수씨

忍齋 黃薔 李相遠 2006. 11. 1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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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땅에서 심봤다` 심마니 강명수씨 [조인스]
부친 암소식에 `산삼 찾아 삼만리` 산을 집 삼으며 15년째 직업으로


강명수(사진)씨가 처음부터 심마니는 아니었다. 강원도 횡성이 고향인 강씨는 80년대 미국에서 기독교 아동교육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가 한국 기독교 교육개발원 원장으로 재직했다. 그러던중 1991년 우연한 계기로 시카고에 다시 공부를 하러 왔고 많은 이민 1세들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을 삶의 터전으로 삼게 됐다. 그가 심마니의 길을 걷게 된 건 부친의 폐암 말기 소식이 계기가 됐다.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아버지를 두고 자식된 도리로 그냥 있을수 없어 '암에 좋다'는 산삼을 캐 보내기 위해 당시 다니던 교회 이동익 장로님의 도움을 받아 산을 헤맸습니다. 결국 13뿌리를 찾아 한국의 아버님에게 복용케 했는데 5개월 뒤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군요. '산삼이 이렇게 대단한거구나'하는 생각에 그 뒤로는 매주 시간이 날때마다 삼을 캐러 나섰습니다."

그 뒤로도 병으로 고통받던 몇몇 지인들이 강씨가 캔 산삼으로 효험을 보자 김씨는 더욱 많은 산삼을 캐내기 위해 산삼 연구에 매진했다. 산삼이 어떤 조건에서 잘 자라며 언제 어디를 찾아야 산삼을 찾아낼 수 있는지 산삼과 비슷한 조건에서 잘 자라는 다른 식물들은 어떤 종류가 있는지 등. 이런 과정에서 산삼이 주는 매력에 더욱 빠져든 강씨는 결국 1997년 전업 심마니의 길을 택하게 된다.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데서 오는 보람 넉넉하진 않더라도 기본적인 생계는 유지할수 있겠다고 생각한게 전업 심마니로 나설 것을 결심하게 된 계기입니다. 또한 산삼을 연구하고 캐러 다니는 과정에서 산삼 그 자체에도 매력을 느끼게 됐습니다. 기독교 신자로서 산삼이 단순한 식물이 아닌 '영물'이라는 점을 지금도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신비에 가까운 약효나 서식 환경 내가 직접 겪은 때론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채취 과정'등은 지금도 나를 산삼에 일생을 건 심마니로 살게 하는 이유입니다."

강씨는 산삼채취가 허용되는 매년 9월이면 산삼이 서식할만한 산으로 입산해 그곳에서 약 2달간의 시간을 보낸다. 산삼채취를 위해 떠나는 장소는 매번 다르다. 미국 산삼의 대부분은 중북부와 동북부 지역에 서식한다. 그가 입산하는 장소는 올해는 일리노이주 다음해에는 위스콘신주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무턱대고 장소를 정해 출발하는 것은 아니다. 매년 봄~여름에 전국의 기후를 지켜본 후 가물지도 않았고 너무 덥지도 않았고 너무 많은 비가 내리지도 않은 지역을 파악해낸다. 차를 몰아 해당지역에 도착한 후에는 산삼이 서식할만한 산을 찾아 장소를 좁힌다. 서식하는 나무의 종류와 산세, 주변에 자라는 풀, 산의 경사도나 최근 벌목여부, 채광 등이 그가 살피는 조건. 예를 들면 전나무와 소나무 등 침엽수가 많은 지역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이런 곳에는 산삼이 서식하지 않기 때문.

한번 입산하면 자신의 밴에 실은 생필품이 떨어질때까지 최소 2주에서 1달간을 산속에서 보낸다. 낮에는 산삼 채취를 위해 산을 헤집고 돌아다니다 해질무렵이면 밴으로 돌아와 그곳에서 잠을 청하는게 심마니로서의 산속 일상이다.

산사람으로 살다보니 산속에서 위험한 고비를 넘긴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길을 잃는 바람에 차로 돌아가지 못하고 산속에서 노숙을 한 것은 여러차례. 설상가상 비까지 내려 불도 못피우고 추위에 덜덜 떨며 나무밑에 초라하게 쪼그리고 앉아 날밤을 새운 적도 있고 곰을 만나 죽을 위기를 넘긴 적도 있다.

“보잘것 없는 인간이 대자연속에서 날을 보낸다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야생동물의 위협에 섬뜩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셀폰도 터지지 않고 말나눌 상대도 없는 산속 생활에서의 외로움은 가장 큰 적이고요. 언젠가 갑작스레 번개를 맞은 나무에 가슴을 얻어맞고 산을 데굴데굴 구른 후 부터는 산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입산하기 전 아내에게 내가 있는 장소를 대략적이나마 말해놓고 있습니다. 그래도 산사람으로 사는 생활이 행복합니다. 산속에서 별빛을 바라보며 풀내음을 맡고 벌레소리를 듣다보면 신선놀음하는 기분이 듭니다. 거기다 혼자 명상하는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없다보니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자연스레 만들어지고요. 남들은 돈주고 즐기는 자연인데, 나는 자연을 이용해 생계까지 해결하고 있으니 산생활에 불만은 없습니다”

[미주중앙일보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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