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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1세의 스페인 노인 후스토 갈레고는 40년째 거창한 성당을 짓고 있다.
여느 빌딩 10층 높이로 치솟았다.
건축허가를 받은 것도 아니고 설계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노인은 건축업에 종사한 적도 없다.건설장비 없이 순전히 수작업만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건자재도 다른 공사장에서 얻어 온 것 ,또는 폐자재를 사용한다.
그는 사제가 되려는 것이 꿈이었으나 결핵에 걸려 그만둘 수 밖에 없었고,
대신 성당을 지어 성모 마리아께 바치자는 일념으로 살아온 것이다.
스페인 정부도, 가톨릭교회도 무관심하지만
코카콜라회사는 2005년 이 노인의 신앙과 불굴의 집념을 높이 사서
CF를 촬영, 세계각국서 방영하기도 했고,
뉴욕 현대 미술관은 2003년 스페인의 대표적 현대작가로 이 노인을 선정 ,
전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드리드 일각의 지자체는 이 성당에 대한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축법위반이 이미 여러 건인데 강제로 철거하자니
세계의 여론이 두렵고 놔두자니 안전도 문제이다.
더구나, 앞으로 어떤 형태로
건물이 발전(?)해갈지, 과연 이 성당이 완공이 될 것인지, 그것조차
알 수 없다.
노인은 완전히 다른 세계를 산다.설계도 감리도 하느님과 마리아가
한다는 듯이 기도로 일을 시작하고 기도로 일을 마친다.
며칠씩 공사가 중단되기도 한다.관광객도 붐비고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도
있지만 대부분 '나홀로 집 짓기'를 한다.
한발짝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의 뼈대가 드러나고 벽은 마무리가 안 돼있고 후원자들이 보내온 음식과 생필품, 건자재가 어지럽게 쌓여있고 유리도 없는 창으론 바깥의 바람이 그대로 들어온다.
이 성당 건너편 카페 여주인은 이 성당 관광객 덕택에 장사를 하면서도
비판적이다.
"세상에 그만한 노력으로 할만한 다른 유용한 일도 많을 것인데...?
세상엔 아름다운 성당이 이미 많고 많은데...
하나 더 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노인은 태평이다.
성당과 자신의 운명을 "당신 뜻대로 " 하느님께 맡겨버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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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는 '應無所住'란 가르침이 있다.
마땅히, 한 곳에 머물러 살지말라-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다.
공자는 '毋必'(무필-毋는 無와 상통)을 강조하셨다.
뭔가 그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우기지는 말라는 뜻이다.
그런 절대적 가치가 인간사에 존재하느냐고 물으신 것이다.
그러나, 그러나, 이 노인이 밉지가 않다.
돈으로, 명예로 , 권력으로 ,부동산으로,
하다 못해 거창한 학력으로, 자식으로, 배우자로
우리는 저마다 이 노인처럼 불확실한 성당짓기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 이하는 다른 분의 촌평인데, 좋은 내용이라서 그대로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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