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유민 산동반도에 ‘제’ 나라 세웠다 | |
중국 역사서 통해 흥망사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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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을 한 기분이랄까요. 흥분해서 책을 쓰기는 처음입니다.” <중국 속 고구려 왕국, 제>(더불어책)를 쓴 연세대 지배선(60) 교수(역사문화학과)는 중국역사서 <당서> <자치통감> <책부원구> <태평어람> 등에서 고구려 유민이 세운 ‘제’나라의 흔적을 찾아내 55년 흥망사를 재구성해 냈다.
이씨 왕조는 당의 집중공략과 내부자 반란으로 무너진다. 전후 고구려인 2~3천명이 당에 의해 살해됐다고 지 교수는 말했다. 이는 중국쪽에서 고구려를 완전히 이민족으로 인식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본다.
“제나라를 중국에서는 흉려(凶麗), 일본인 학자는 괴뢰집단이라고 폄하하고 있어요. 우리 사서에서는 딱 한마디 언급할 뿐입니다.”
7월에 당 운주절도사 이사도가 반란을 일으키자, 헌종이 장차 토벌하고자 하여 조칙으로 양주절도사 조공을 보내와 우리 군사를 징발하였다. 왕이 칙지를 받들어 순천군장군 김웅원에게 명해 갑옷을 갖춘 군사 3만명을 거느리고 가서 돕게 하였다.(삼국사기 본기 헌덕왕 11년)
“우리의 숱한 유학자들이 구당서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았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중국 영향력이 커서 언급하지 않았을까 추측해요. 부끄러운 일이죠.”
한국과 중국에서 모두 잊혀진 고구려 유민의 존재를 찾아내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 교수의 서술방식은 원사료를 제시하고 이를 당대의 시대배경적 지식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동원해 재해석하는 식이다.
“고선지, 흑치상지 휘하에 고구려, 백제 유민들이 많았다고 주장한 중국인 학자한테 물어봤어요. 근거 사료가 있느냐고. 무슨 사료가 필요하냐,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하더군요.” 사서는 당연한 사실까지 기술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인디애나 객원교수 시절(1999~2000) 고선지와 흑치상치를 연구하는 미국학자를 만나 자극을 받았다면서 앞으로 유목기마민족과 우리민족과의 관련성을 캐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국사는 개별사가 아닙니다. 주변국가의 역사와 유기적으로 연결해 연구해야 합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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