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2. Humanities/23_생각해볼글

[스크랩] 초여름 장마에 도연명의 귀거래사을 읽다.

忍齋 黃薔 李相遠 2008. 7. 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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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아래 글은 지인이 보내온 것입니다. 시간있는 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歸去來辭(귀거래사)

 

                                                   도연명

 

歸去來兮여, 귀거래혜

자, 돌아가자꾸나.

田園이 將蕪하니 胡不歸리오. 전원장무호불귀

전원이 황폐해지려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오.

旣自以心爲形役에, 기자이심위형역

지금까지는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괴롭혀 왔음을

奚惆悵而獨悲아. 해추창이독비

어찌 홀로 슬퍼하며 서러워만 할 것인가.

悟已往之不諫이오, 오이왕지불간

이미 지나간 일은 탓해야 소용없음을 알게 되었고,

知來者之可追노라. 지래자지가추

앞으로 바른 길만 가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았노라.

實迷塗其未遠이니, 실미도기미원

내가 길 잘못 들어 헤매이곤 하였나, 아직은 그리 멀리 벗어나지는 않았으니,

覺今是而昨非니라. 각금시이작비

이제 깨닫고 바른 길을 찾고 나니 지난날 벼슬살이가 잘못이었음을 알았노라.

舟는 遙遙 以輕이며, 주요요이경양

집으로 돌아가는 배는 가볍게 흔들거리고

風은 飄飄而吹衣니라. 풍표표이취의

한들거리는 바람은 옷깃을 스쳐가네,

問 征夫 以前路하며, 문정부이전로

길손에게 고향이 예서 얼마나 남았느냐 물어도 보며,

恨晨光之熹微니라. 한신광지희미

희미한 새벽빛을 한스러워도 한다.

 

 

乃瞻衡宇하니, 내첨형우

마침내 저 멀리서 우리 집의 대문과 처마가 보이자

載欣載奔하네. 재흔재분

기쁨에 겨워 발걸음이 빨라지네.

僮僕은 歡迎하고, 동복환영

머슴아이는 길에 나와 나를 반겨주었고

稚子는 候門이라. 치자후문

어린 자식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네.

三徑은 就荒한데, 삼경취황

뜰 안 세 갈래 오솔길에는 잡초만 무성하지만,

松菊은 猶存쿠나. 송국유존

소나무와 국화는 아직도 꿋꿋하구나.

携幼하여 入室하니, 휴유입실

어린놈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니,

有酒盈樽하네. 유주영준

항아리엔 향기로운 술이 가득하네,

引壺觴以自酌하며, 인호상이자작

항아리를 끌어당겨 스스로 잔 채워 마시며,

眄庭柯以怡顔하노라. 면정가이이안

뜨락의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빙그레 웃음 짓노라.

倚南窓以寄傲하니, 의남창이기오

남쪽 창가에 기대 앉아 마냥 즐거워하니,

審容膝之라도 易安하더라. 심용슬지이안

무릎 하나 펼 만한 작은 방이라도 편안함을 느끼게 되더라.

 

 

園日涉以成趣하며, 원일섭이성취

날마다 정원을 거닐며 즐거워하고,

門雖設而常關이더라. 문수설이상관

문이야 달아두었지만 찾는 이 없어 항상 잠겨 있도다.

策扶老以流憩타가, 책부노이류게

지팡이를 짚고 거닐다가 발길이 멎으면 쉬어서 가다가,

時矯首而遐觀한다. 시교수이하관

때로는 머리를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본다.

雲無心以出岫하고, 운무심이출수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에서 피어오르고,

鳥倦飛而知還하더라. 조권비이지환

새는 날다 지치면 둥지로 돌아올 줄 알더라.

影翳翳以將入한데, 영예예이장입

저녁 빛이 어둑어둑 해가 지려 하는데,

撫孤松而盤桓하였다. 무고송이반환

외로이 선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었다.

 

 

歸去來兮여. 귀거래혜

돌아가리라,

請息交以絶遊하자. 청식교이절유

더 이상 사귀지 말고 교유(交游)도 끊어버리자.

世與我而相違하니, 세여아이상위

세상과의 인연을 끊었으니,

復駕言兮焉求리오. 복가언혜언구

다시 벼슬길 나아가 무엇을 구하리오.

悅親戚之情話하고, 열친척지정화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면서 즐기고,

樂琴書以消憂하자. 낙금서이소우

거문고를 타고 책을 보면서 시름을 덜자꾸나.

農人告余以春及하니, 농인고여이춘급

농부가 찾아와 봄이 왔음을 일러 주니,

將有事於西疇하자. 장유사어서주

이제는 서쪽 밭을 갈러 가자꾸나.

或命巾車하고, 혹명건차

때론 잘 꾸며놓은 수레를 타고,

或棹孤舟하며, 혹도고주

때로는 홀로 노를 저어,

旣窈窕以尋壑하고, 기요조이심학

깊은 골짜기 시냇물을 찾아가고,

亦崎嶇而經丘하니, 역기구이경구

험한 산길을 따라 언덕을 넘어가니,

木欣欣以向榮하며, 목흔흔이향영

나무들은 즐거운 듯 꽃망울을 터뜨리며,

泉涓涓而始流한다. 천연연이시류

샘물은 졸졸졸 솟구쳐 흐르는구나.

善萬物之得時하며, 선만물지득시

만물이 제철을 만나 즐기는 것을 부러워하며,

感吾生之行休한다. 감오생지행휴

나의 삶도 멀지 않음을 느끼게 되었다.

 

 

已矣乎니라. 이의호

아, 이제는 다 끝이로다!

寓形宇內復幾時인가. 우형우내복기시

나 이제 얼마나 더 살겠는가?

曷不委心任去留하고, 갈불위심임거류

어찌 가는대로 머무는 대로 마음을 맡기지 않고.

胡爲乎遑遑欲何之하는가. 호위호황황욕하지

더 이상 초조해하고 허둥거리며 쫓아가려는가.

富貴非吾願하자. 부귀비오원

부귀는 더 이상 바라지를 말자.

帝鄕不可期하자. 제향불가기

황제의 부름마저도 기다리지 말자.

懷良辰以孤往하고, 회양진이고왕

즐거웠던 시절이 생각나면 혼자 거닐면 되고,

或植杖而耘耔하자. 혹식장이운자

때로는 지팡이를 세워두고 김이나 매자꾸다.

登東皐以舒嘯하고, 등동고이서소

동쪽 언덕에 올라 휫바람을 불어보고,

臨淸流而賦詩하세. 임청류이부시

맑은 시냇물 앞에서는 시나 한수 읊어보세.

聊乘化以歸盡인데, 요승화이귀진

잠시 이승의 수레에 올랐다가 떠나가야만 할 터인데,

樂夫天命復奚疑하느뇨. 낙부천명복해의

천명을 즐겼으면 되었지 다시 무엇을 의심하고 있느뇨. (눌인정사에서 옮김)

 

출처 : 장훈고일사회
글쓴이 : 노거수(박상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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