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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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추억속을 거닐며 (7) : 운명의 시작

忍齋 黃薔 李相遠 2008. 11. 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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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시작

 

사관학교 1차 필기시험에 합격한 소년은 20여일후 2차 시험으로 체력검정과 신체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신체검사를 받다가 소년은 충격을 받았다. 고2때 시력이 0.7이어서 합격기준인 0.4는 충분히 나오리라 생각했는데 안경을 벗고 검사표를 보는 순간 제일 큰 표기내용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결과는 합격기준에 한참 미달인 0.1로 나왔다. 신체검사가 끝나고 불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며 소년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런데 불합격자 공고문에 소년의 수험번호가 없는 것이었다. 소년은 왜 자신의 시력이 합격기준에 한참 미달인데도 불합격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다행으로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다음날 치러진 3차 면접시험에서 소년은 불합격될 발언을 하고 말았다. 대여섯개의 방에서 분야별 면접을 마친 소년은 마지막으로 당락을 결정할 최종 결정권자인 한 장군의 질문에 엉뚱한 답변을 하고 만 것이다. 그장군이 “자넨 왜 사관학교를 지원했는가?” 하는 질문을 하기에 전혀 면접관의 예상질문에 대한 준비가 없었던 소년은 아버지가 한국에서 출세하려면 육사를 가야된다고 한 말을 생각하며

“정치를 하고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라고 답변했더니 그장군이 “이곳은 군의 지휘관을 양성하는 곳이지, 정치가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네. 정치를 하려면 일반대학 정치학과를 지원했어야 하는데 자넨 잘못 지원했구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년은 면접관에게 결정적으로 잘못 답변을 하여 떨어지리라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안되면 할수 없다고 맘 편히 생각면서.

그런데 최종 합격자 명단에 소년의 명단이 있었던 것이다. 떨어지면 일반대학에 장학생으로라도 가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그후 사관학교에 입대하여 첫수업을 받고 나서 소년은 신체검사에서 자신이 왜 합격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소년이 수업을 받던 교실에는 안경을 낀 동기생이 몇명 더 있어 수업이 끝나고 시력이 자격미달인데 어떻게 합격이 되었는지를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당시 1차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가 나고 이틀뒤 박대통령 서거 사건이 발생하여 다수의 우수자원들이 2차에 응시하지 않아 시력이 안좋은 응시자중 필기시험 성적이 우수한 인원은 합격을 시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면접 때 불합격될 만한 발언을 하여 잘못 지원했다고 지적했던 그 장군이 왜 자신을 합격시켰는지는 아직까지 알지 못하고 있다.

그저 그것이 당시의 상황에서 소년이 걸어야 할 길이었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던 소년이 불과 4개월 만에 자신이 그전에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길을 가게 되었으니.

 

출처 : 장훈고일사회
글쓴이 : 신 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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