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3. Sciences/33_Energy

[한국기업은지금] 섬유기업도 IT기업도 환경산업이 새 동력

忍齋 黃薔 李相遠 2009. 2. 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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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업도… 회접시 밑 무채 줄이고 이면지로 연습장 만들고

 ‘자원 절감’을 통해 온난화 방지에 힘을 보태는 기업들도 있다. SK㈜는 한 번 인쇄나 복사를 했다가 버리는 종이 재활용 운동을 펴고 있다. 종이는 만들 때 이산화탄소(CO2)를 많이 뿜는 데다 나무를 베어 원료를 대야 해 종이를 아끼면 CO2도 줄이고 또 삼림도 보호하는 이중 효과가 있다. SK㈜에서는 총무팀 직원들이 부서를 돌며 이면지를 거둬다 연습장으로 만들어서 원하는 직원에게 나눠준다. 2005년 8월 시작해 지금까지 A4 용지 9만여 장의 이면지가 연습장으로 재활용됐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관리하고 내부 식당을 운영하는 ㈜63시티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여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는 매립된 뒤 썩으면서 CO2보다 20배나 온실효과가 강한 ‘메탄’이란 기체를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 식당별로 하루에 쓰이는 야채ㆍ과일의 양을 분석해 그날 쓸 만큼만 아침에 사들였다. 오래 보관해 상해서 버리는 것을 없애려는 목적이다. 심지어 일식당에서 회 밑에 까는 무채의 양도 줄였다. 그러자 한 달 70t 가까이 나오던 음식물쓰레기가 요즘은 50t 이하로 감소했다. 음식물쓰레기 감량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서민석 조리장은 “상해 버리는 음식이 줄어 연간 3억원 식재료비를 아끼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2 0 0 4년 아랍에미리트에 완공한 대형 해수 담수화 플랜트. [사진제공=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바닷물 담수화' 세계 1위 노린다

독도를 지키는 37명의 경비대원들은 요즘 아침 새로운 일과가 생겼다. 샤워를 하는 것이다. 물이 부족한 독도에서 샤워는 꿈도 못 꾸던 일이다. 그러나 이달 11일부터 가능해졌다. 하루 27t의 바닷물을 민물로 바꿔주는 ‘해수 담수화 설비’가 가동을 시작한 것. 이 설비는 바닷물을 끓인 뒤 소금기가 빠진 수증기만 거둬들여 물을 만든다. 두산중공업이 만들어 기증했다. 전에도 이런 설비가 있었으나 규모가 작고 낡아 물을 마음껏 쓰지 못했다. 식사 때 전후로 아침에 1시간, 점심 때 2시간, 저녁 때 4시간만 물을 썼다. 김대식 독도경비대장은 “전에는 땀과 소금기에 범벅이 돼서도 참아야 했는데 이젠 대원들이 상쾌하게 샤워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런 해수담수화 설비를 많이 짓고 있다. 독도처럼 기증용이 아니라 ‘사업용’이다.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에는 2004년 150만 명이 쓸 수 있는, 하루 45만6000t 처리 능력의 담수화 공장을 지어줬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300만 명에게 물을 대는 88만t짜리 공장을 2005년 말 8억5000만 달러(약 7900억원)에 수주해 건설 중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물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진작부터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 현재 업계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미국ㆍ프랑스ㆍ이탈리아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담수 연구개발(R&D) 센터도 세웠다. 두산중공업 박윤식 전무는 “두바이 R&D센터에서는 기존보다 30% 이상 해수 처리 능력이 큰 초대형 담수화 설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효성 풍력·태양광 발전으로 미래 개척

 대관령 인근인 강원도 평창군 삼양목장에는 거대한 풍력 발전기 49대가 있다. 지난해 9월 상업운전을 시작해 약 3만 가구가 쓸 수 있는 98㎿의 전기를 생산해 한국전력에 판다. 발전 장비는 모두 베스타스란 덴마크 회사의 것을 썼다. 세계 1위 기술업체의 제품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어이없는 일도 일어난다. 나사 하나만 이상이 생겨도 이를 덴마크에서 가져올 때까지 발전기를 세워 놔야 한다. 풍력 발전 설비 기술이 국산화되지 않아 겪는 ‘설움’이다.
 효성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풍력 발전기 국산화를 서둘러 왔다. 섬유, 중공업, 타이어용 원료 생산 사업을 하던 효성은 2002년 풍력 발전기 개발을 시작했다. 지난해 4월 750㎾ 용량의 풍력 발전기 개발에 성공해서는 현재 대관령에 설치해 시범운영 중이다.(사진右)올해 안에 장비 시험을 마치고 상업화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세계적인 업체들과 대등한 기술 수준인 2㎿짜리 풍력 발전기도 개발중이다.

 최근엔 태양광 발전 사업 분야로도 발을 내디뎠다. 지난달 말 한국서부발전에 총 3㎿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주기로 계약했다. 한국전력 자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태양광 발전소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효성은 태양광 발전소 건설 기술도 이미 확보했다.
신ㆍ재생 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로 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등 착착 준비를 해 왔다. 효성 엄성룡 전무는 “전 세계 신ㆍ재생 에너지 시장은 2010년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며 “순수 국산 기술로 이런 거대한 시장에서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LG CNS 태안 557만평에 친환경 에너지 단지

 올 4월 경북 문경시 산북면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가 완공됐다. (사진下)발전 용량 2.2㎿로 약 700세대가 쓸 수 있는 양이다. 종전 아시아 최대는 일본 삿포로의 1.5㎿짜리였다. 문경의 태양광 발전소를 만든 곳은 LG CNS. 주로 기업이나 정부기관ㆍ학교 등의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주는 정보기술(IT) 기업이 태양광 발전소를 지은 것이다.
 LG CNS는 2006년 이런 외도(?)를 시작했다. 온실가스를 뿜지 않는 태양광 같은 청정 에너지 사업이 유망 분야로 떠오를 것으로보고 뛰어든 것이다. 발전소를 운영하지는 않고 건설만 한다. 지난달 초에는 전남 신안군과 2008년까지 문경의 약 5배 규모인 10㎿짜리 태양광 발전소를 짓기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지난 13일에는 충남 태안군과 거대한 ‘친환경 종합에너지 단지’를 짓는 MOU를 맺었다. 원북면 및 이원면 일대의 1470만㎡(약 557만평) 부지에 28㎿ 태양광 발전소, 100㎿ 풍력발전소와 지열ㆍ태양열 에너지 설비 등을 세우는 프로젝트다. 부지 넓이만도 서울 여의도의 여섯 배를 넘는다. 2012년 완공되면 세계 최대의 친환경 에너지 단지로 기록될 전망이다.

공사비가 5200억원으로 LG CNS가 직접 민간 투자자를 모아 사업비를 대기로 했다. 화력 대신 친환경 발전을 하는 것이어서 단지가 완공되면 한 해 원유 50만 배럴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고, 이산화탄소(CO2)도 연간 36만t을 덜 뿜게 된다는 게 LG CNS의 추산이다.
이 회사 박성준 미래전략사업부문장은 “내년부터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신ㆍ재생 에너지 건설 사업에도 도전장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복잡한 단위들=에너지와 관련해 복잡한 단위들이 많이 나옵니다.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또는 ㎾h)와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1㎿(메가와트)는 1000㎾입니다. 또 GW(기가와트)는 100만㎾, 1TW(테라와트)는 10억㎾입니다.

◆㎾와 ㎾h=㎾는 전기를 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을, ㎾h(킬로와트시)는 실제 생산한 전력량을 말합니다. ㎾h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에 실제로 일한 시간을 곱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 용량의 태양광 발전기를 10시간 동안 100% 효율로 가동했다면 10㎾h의 전력을 생산한 것입니다. 소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전력이 1㎾인 전기밥솥으로 밥을 하는 데 30분 걸렸다면 이 때 소비한 전력은 0.5㎾h가 됩니다.

◆특별취재팀
▶팀장=강찬수 환경전문기자
▶ 경제부문=박방주 과학전문기자, 권혁주임미진 기자
▶ 사회부문=임장혁 기자
▶ 국제부문=유권하 기자
▶ 영상부문=조문규 기자
▶ 그래픽=박용석 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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