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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의 보너스 파티

忍齋 黃薔 李相遠 2009. 3. 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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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G의 보너스 파티


2007년 연말 뉴욕 월가(街)에 사상 최대 규모인 337억달러의 보너스가 뿌려졌다. 뉴욕 5번가 명품점과 고급 승용차 시장은 보너스 특수에 마냥 흥청거렸다. 전국의 집값 폭락사태에 아랑곳없이 맨해튼 다운타운과 센트럴파크 주변 아파트 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03~2007년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5대 투자은행(IB)에서만 1450억달러의 연말 보너스가 풀렸다고 전했다.


▶ 지난해 세계적 경제위기의 뇌관이 미국에서 터지기 전까지 잘나가는 월가 CEO들의 연 수입은 상상을 초월했다. 자산 10억~100억달러 회사가 평균 90만달러, 자산 100억달러 이상은 그 열 배가 넘는 1100만달러에 달했다. 골드만삭스 CEO 블랭크페인 같은 이는 5400만달러를 챙겼다. 월가의 보너스 잔치는 금융회사들에 정부 구제금융이 투입되면서 철퇴를 맞았다. "실패한 경영에 보상은 없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구제금융을 받는 금융기관의 경영진 연봉을 최고 50만달러로 제한했다.

▶ 미국 정부로부터 두 차례 2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보험사 AIG가 지난주 418명의 직원에게 1억6500만달러의 보너스를 줬다. 그중 52명은 경영실패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난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AIG는 300억달러 규모 3차 구제금융까지 신청해놓은 상태였다. AIG측은 "고용계약을 이행한 것"이라고 했지만 "철면피들의 혈세 잔치"라는 분노의 손가락질이 쏟아지고 있다.

 


▶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 나와 "AIG가 파산을 막아준 납세자들에게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가. 분노로 목이 멘다"고 했다. 의회는 지급된 보너스를 세금으로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에선 "경영진이 목숨을 끊어 사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은 "보너스 수령자 명단과 지급 근거를 내놓지 않으면 최고경영진을 소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 월가의 고액 연봉 신화는 세계 샐러리맨의 선망 대상이었다. 엄청난 연봉과 보너스가 세계 인재를 월가로 끌어모았고 그 인력이 미국 금융경쟁력의 버팀목이 됐다. 그러나 월가는 매년 연봉 상한과 인상률까지 주주인 정부에게 일일이 허가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 와중에도 버젓이 거액의 보너스 잔치를 벌인 AIG의 배짱이 놀랍다. 우리 은행들이 외환위기 때 공적 자금 신세를 지고도 외형경쟁에만 몰두하다 정부 공적 자금을 또 받아갈 형편인 것과 닮은 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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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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