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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ciences/33_Energy

조선업계 “바람개비 달고 다시 한번 날자꾸나” / 동아 2009-08-21 02:58

忍齋 黃薔 李相遠 2009. 8. 2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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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바람개비 달고 다시 한번 날자꾸나” / 동아 2009-08-21 02:58

 

 

선박발주 급감에 2015년 조선단지 위기감 겹쳐
등 빅3 앞다퉈 풍력산업 진출-신기술 개발 박차

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안에 설치한 거대 풍력발전기를 이달 초부터 시험 가동하고 있다. 건조가 한창인 배들 너머로 우뚝 서 있는 이 발전기의 높이는 70m. 날개 한 개의 길이만도 37m에 이른다. 지난달 설치를 끝낸 ‘현대중공업표 1호 발전기’다.

방파제 끝에 세워진 이 풍력발전기는 바닷바람을 이용해 연간 4214MW(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 800여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 친환경 전력은 향후 조선소 가동에 활용될 예정”이라며 “1호기를 통해 성능이 검증되면 국제 기관으로부터 제품 인증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조선 1위, 다음은 풍력이다”

세계 1위 조선기업인 현대중공업은 회사의 신성장동력 사업 중 하나로 풍력사업을 정했다. 다음 달 전북 군산 군장산업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장을 완공하는 등 본격적인 시장진출을 앞두고 있다. 그간 선박 수주를 담당해 온 해외지사들을 활용해 미국, 중국, 유럽의 풍력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웠다.

풍력시장에 뛰어든 조선사는 현대중공업만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도 11일 미국의 풍력발전 기술업체 드윈드사를 인수해 본격적인 풍력발전 사업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제조 노하우에 드윈드의 풍력 기술을 결합해 2015년까지 세계 10위권 풍력업체가 되겠다”며 “이를 위해 약 7000만 달러를 즉각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풍력사업에 뛰어든 삼성중공업은 2015년까지 연 800기의 풍력발전 설비를 생산하고 세계 톱7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80명 수준인 인력도 2015년까지 10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 ‘2015년 위기론’에 신사업·기술 개발 박차

국내 조선업계가 이처럼 풍력시장 진출에 잰걸음을 보이는 이유는 최근 세계경기 침체로 선박 발주가 급감하는 등 조선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5년에 중국 상하이() 인근 창싱다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산업단지가 완공되면 한국 조선업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정재헌 상무는 “중국에 조선단지가 완공되면 그동안 국내 기업이 만들던 저가 선박 물량 중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중국이 물량공세에 나서면 건조단가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풍력사업처럼 기존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고도의 건조기술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풍력사업은 △풍력발전기의 핵심 설비가 선박 꼬리에 달리는 프로펠러와 구동 기술이 비슷하고 △풍질()이 좋기로 이름난 해양 풍력의 경우 조선사들이 이미 보유한 해양 지식과 결합할 여지가 많다는 점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특히 미국이 현재 전체 전기 생산의 1% 수준인 풍력 발전 비율을 2030년까지 20% 이상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세계 각국이 친환경 풍력발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시장성이 상당히 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와 동시에 중국 조선사 등 후발기업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최첨단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배 위에 화학 플랜트(공장)를 얹어 해상에서 원유와 가스의 채집, 정제, 보관, 운반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한 원유생산 및 저장선박(FPSO), LNG-FPSO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중공업 측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가격은 일반 컨테이너선이나 원유 수송선의 수십 배 수준”이라며 “첨단 핵심 역량 확보만이 국내 조선업의 우위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울산=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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