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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 크기'에 혼자사는 그들
서울 종로4가에 추레한 상가건물이 있다. 한층 넓이가 35평(115㎡)이다. 보폭 큰 남자라면 건물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가는 데 열두어 걸음 채 뗄까 말까한 규모다.
건물은 4층이다. 1층은 치킨집, 2~4층은 고시원이다. 삐걱대는 방문이 층마다 8~10개씩 다닥다닥 붙어 있다. 큰 방은 두 평(6.6㎡), 작은 방은 한 평(3.3㎡)이다.
203호 강모(27)씨는 여기 산 지 1년 만에 6㎏이 빠졌다. 강씨는 거무스름한 눈가를 문지르며 "오전 3시에 잠들어도 오전 6시면 저절로 눈이 떠진다"고 했다.
강씨는 작년 8월 수도권 모 대학을 졸업했다. 매일 오전 7시 종로의 어학원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배우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분식집에서 일한다. 분식집 월급 60만원에 시골 부모님이 송금하는 25만원으로 학원비·방값·식비를 해결한다. 강씨는 "취직할 자신이 점점 없어진다"고 했다.
"그렇다고 고향에 내려갈 수도 없어요. 쪽 팔리니까. 가봤자 거기는 여기보다 더 취직할 데가 없고…. 어려선 서울에 사는 '싱글'이 멋져 보였어요. 그런데 지금 이건 내가 꿈꾸던 삶이 아니에요."
맞은편 208호는 이모(45)씨 방이다. 혼자 산 지 1년반 됐다. 한달에 보름쯤 막일을 해서 먹고 산다. 원래는 강원도 홍천에서 수퍼를 했다. 서울에 사업하러 올라왔다가 사업은 망하고 돈도 떨어졌다. 부인과 딸은 고향에 있다. 그는 "집에는 못 간다"고 했다. "딸이 내년에 고3이 돼요. 얼굴 볼 엄두가 안나요. 가족들이 그냥 내가 서울에서 사라진 줄 알았으면 좋겠어요."
혼자 사는 사람이 2000년 226만명에서 2009년 341만명으로 한해 12만명씩 늘었다. 1인 가구 평균 소득은 월 137만여원이다. 좋아서 혼자 사는 사람보다는 사업이 망해서, 취직을 못해서, 직장을 잃어서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고시원 주인(55)은 "여기 사는 사람 중 제대로 된 직장이 있는 사람은 열에 하나"라며 "10년 넘게 장사하며 대학생부터 할아버지까지 겪어 봤지만 '기반 닦아서 결혼한다'거나 '취직했다'고 나가는 사람은 거의 못 봤다"고 했다. 통계청은 2030년이면 네 집 중 한 집이 혼자 살게 된다고 했다.
건물은 4층이다. 1층은 치킨집, 2~4층은 고시원이다. 삐걱대는 방문이 층마다 8~10개씩 다닥다닥 붙어 있다. 큰 방은 두 평(6.6㎡), 작은 방은 한 평(3.3㎡)이다.
203호 강모(27)씨는 여기 산 지 1년 만에 6㎏이 빠졌다. 강씨는 거무스름한 눈가를 문지르며 "오전 3시에 잠들어도 오전 6시면 저절로 눈이 떠진다"고 했다.
강씨는 작년 8월 수도권 모 대학을 졸업했다. 매일 오전 7시 종로의 어학원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배우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분식집에서 일한다. 분식집 월급 60만원에 시골 부모님이 송금하는 25만원으로 학원비·방값·식비를 해결한다. 강씨는 "취직할 자신이 점점 없어진다"고 했다.
"그렇다고 고향에 내려갈 수도 없어요. 쪽 팔리니까. 가봤자 거기는 여기보다 더 취직할 데가 없고…. 어려선 서울에 사는 '싱글'이 멋져 보였어요. 그런데 지금 이건 내가 꿈꾸던 삶이 아니에요."
맞은편 208호는 이모(45)씨 방이다. 혼자 산 지 1년반 됐다. 한달에 보름쯤 막일을 해서 먹고 산다. 원래는 강원도 홍천에서 수퍼를 했다. 서울에 사업하러 올라왔다가 사업은 망하고 돈도 떨어졌다. 부인과 딸은 고향에 있다. 그는 "집에는 못 간다"고 했다. "딸이 내년에 고3이 돼요. 얼굴 볼 엄두가 안나요. 가족들이 그냥 내가 서울에서 사라진 줄 알았으면 좋겠어요."
혼자 사는 사람이 2000년 226만명에서 2009년 341만명으로 한해 12만명씩 늘었다. 1인 가구 평균 소득은 월 137만여원이다. 좋아서 혼자 사는 사람보다는 사업이 망해서, 취직을 못해서, 직장을 잃어서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고시원 주인(55)은 "여기 사는 사람 중 제대로 된 직장이 있는 사람은 열에 하나"라며 "10년 넘게 장사하며 대학생부터 할아버지까지 겪어 봤지만 '기반 닦아서 결혼한다'거나 '취직했다'고 나가는 사람은 거의 못 봤다"고 했다. 통계청은 2030년이면 네 집 중 한 집이 혼자 살게 된다고 했다.
- 변희원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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