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3. Sciences/34_Hydrology

[스크랩] 물고기 떼죽음된 경인운하 현장

忍齋 黃薔 李相遠 2010. 3. 11.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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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떼죽음된 경인운하 현장
경인운하에서 '한반도 대운하'의 미래를 보았다

 

지난 4일, 국토해양부에서 굴포천의 경인운하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를 하였습니다. 이날은 마침  저녁에 김포에서 대운하 관련 회의가 있어 경인운하의 현장을 미리 살펴보고 싶어 일찍 출발하였습니다. 굴포천 현장에서 김포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경인운하 현장을 찾은 그날, 저녁 뉴스를 통해 정부의 경인운하 공사 발표를 알게 되었습니다. 타이밍이 절묘하게 딱 맞은 셈이 되었습니다.

 

경인운하 예정지의 굴포천 방수로 공사 현장은 물고기들이 떼죽음 되어 떠다니는 비참한 모습이었습니다. ‘한반도 대운하’를 위한 명분 쌓기용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경인운하'에서 저는 ‘생명의 죽음’이란 '한반도 대운하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경인운하 예정지의 공사 현장은 물고기들의 떼죽음된 처첨한 모습이었습니다. 

 '내가 왜 죽어야 하는 가요? '

아무 잘못없이 죽은 물고기들이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 듯 했습니다.

 

전날부터 비가 오락가락 하여 사진 촬영이 어려울 것 같아 그냥 저녁 회의시간에 맞춰 김포로 갈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왠지 굴포천 현장을 꼭 미리 봐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안양에서 서울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중동에서 빠져나와 김포로 향하는 계산동 길로 들어섰습니다. 길도 모르면서 대충 방향감각으로 찾아 나선 셈이지요. 좁은 계산동 길로 한참을 가다보니 ‘굴포천 방수로 사업단’ 본부가 보였습니다. 초행길인데 정확히 현장을 찾아 온 셈입니다.

 

 굴포천 방수로 사업단 건물이 우측에 있습니다.

 굴포천 방수로 사업단 바로 아래 하천에 물고기들이 떼죽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공사현장 곳곳에 떼죽음된 물고기들의 처참한 광경이었습니다. 사정을 알아본 결과 물고기들이 죽은 것은 제가 이곳을 찾기 이틀 전에 일어난 일이었고, 관할 관청인 계양구청과 해당 건설사에서 이미 죽은 물고기를 건져낸 뒤였습니다. 이틀 전에 사고가 발생하여 죽은 물고기들을 이미 건져 올렸고, 또 하류로 떠내려 간 물고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날 현장에 많은 물고기들이 죽어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물고기가 죽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겠지요.

 

 곳곳에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죽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죽은 물고기들은 하천 뿐 아니라 강둑에도 가득 널려 있었습니다.

 

 

 

침수방지용 방수로에서 운하로 둔갑

 

굴포천 방수로 공사가 시작된 것은 이곳 인천 계양구와 김포시의 상습적인 침수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침수 방지를 위한 방수로 공사가 운하로 둔갑하게 된 것입니다. 경인운하는 이미 감사원에서 2003년 9월 운하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얻어지는 이득이 적어 사업의 타당성이 없음이 결론이 나, 담당자가 징계까지 받았던 사실을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부평 계양과 김포는 저지대로 매년 상습적인 침수를 겪는 곳입니다. 역사를 거슬러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이곳의 상습적인 침수를 막기 위해 방법을 고민했다고 하니, 얼마나 침수가 심했었는지를 잘 알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동안 굴포천 방수로의 목적이 경인운하 였음을 미루어 짐작케하는 이정표

 

 

제가 태어나 자란 곳이 곳이 바로 여기 인천 부평입니다. 침수되는 계양구와는 가까운 지역이지만, 지대가 높고 방향이 정반대인 곳이라 침수 피해와는 상관없는 곳입니다.  그러나 큰 비가 온 뒤면 집 뒷산에 올라 저 멀리 끝없이 펼쳐진 김포평야가 물에 잠긴 모습을 바라보곤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곳의 침수가 심각한 이유는 저지대일 뿐만 아니라, 한강 하구와 연결 되있기 때문입니다. 비가 집중되어 오는 홍수 때 바닷물 만조 시기와 겹치게 되면, 물이 빠져나가기 보다는 오히려 바닷물 까지 역류하여 들어옴으로써 침수 피해가 심각했던 것입니다. 부평을 떠난 지 벌써 25년이 지났지만,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만조 시간과 겹쳐 홍수가 났다고 보도하던 내용이 아직도 제 기억에 생생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운하가 아니라 친환경 방수로입니다.

 

지금 이곳에 필요한 것은 운하가 아니라 침수방지를 위한 방수로뿐입니다.  만약 운하를 만들어 물을 채워놓는다면 집중 호우 때, 이곳의 침수는 더 크게 일어날 것입니다.  경인운하 담당자들은 비가 올 때 미리 운하의 물을 빼 놓으면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집중호우가 몇일전에 "나 내일 엄청 비내리니 미리 운하의 물 빼세요! "라고 사전에 통보해줄까요? 참으로 유치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요즘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년 기록적인 폭우가 예고도 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또 지금 한창 물난리가 나고 있는데, 운하의 그 많은 물을 언제 빼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배가 다니기 위해 운하에 가둬놓아 썩은 물을 일시에 바다로 빼게 되면 바다가 오염되고 생태파괴가 일어나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바닥과 제방 공사가 한창인 굴포천 공사 현장 모습입니다.

 

경인운하 예정지 주변을 다 돌아보았습니다. 암반을 폭파한 곳과 하천 바닥을 판 곳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 주변 논보다 둑을 높게 쌓아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는 물을 채우기 위해 둑을 쌓는 것인데, 결국 비가 많이 오면 운하보다 더 낮은 이곳 주변 지역은 결국 침수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경인운하는 환경파괴와 주변 지역 침수의 재앙을 불러 올 것입니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것은 경인운하가 아니라 침수 방지를 위한 친환경적인 방수로 건설뿐입니다.

 

생명의 죽음을 부르는 한반도 대운하

 

감사원에서도 이미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경인 운하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국토해양부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꼼수를 부리는 것은 경인운하를 명분삼아 한반도 대운하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경인운하가 될 굴포천 현장의 물고기 떼죽음은 앞으로 한반도 대운하 공사 현장에서 벌어질 미래의 모습입니다. 대운하 공사로 인해 얼마나 많은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하게 될까요?

 

 만약 한반도 대운하 공사가 시작된다면 전국의 공사 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겠지요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가 함께 하는 굴포천 사업단 입구에
‘우리는 물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
‘미래를 여는 새 물결 굴포천 방수로’
라는 팻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 오늘 떼죽음된 물고기 현장이 과연 운하가 말하는 행복한 세상인가요?

저는 굴포천 물고기들의 죽음에서 ‘한반도 운하’가 가져올 '죽음'의 어두운 미래 를 보았습니다.
한반도 대운하번영’ 생명’ 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사망’ 입니다.

 

 내가 바로 '한반도 대운하'의 확실한 '미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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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최병성이 띄우는 생명과 평화의 편지
글쓴이 : 최병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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