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0. 韓山李氏/_082_五.一八

광주에 온 5ㆍ18 카페 '80518' 설립자 美 거주 이상원 씨

忍齋 黃薔 李相遠 2010. 6. 17.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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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온 5ㆍ18 카페 '80518' 설립자 美 거주 이상원 씨
"오월 정신, 약자 배려 사회운동으로 이끌 것"
5ㆍ18 첫 희생자 선배 이세종 열사 참배
"봉사ㆍ장학사업 등으로 열사의 정신 승화"
입력시간 : 2010. 05.17. 00:00


"5ㆍ18 정신을,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운동으로 이끌어 내겠습니다."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30년. '5월 정신'을 계승해 사회 운동으로 이끌어가는 사람이 있다. 5ㆍ18 민주유공자이자 광주민중항쟁을 뜻하는 '80518' 카페 설립자인 이상원(Sam Leeㆍ50ㆍ미국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 근무)씨다. 그가 16일 오전, 80년 당시 함께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국립5ㆍ18민주묘지에 묻힌 선배를 미국에서 어렵게 찾아왔다. 그의 선배는 5ㆍ18 관련 첫 사망자인 고(故) 이세종(당시 21세ㆍ전북대 농학과 2년)열사다. 그는 열사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기도 하다.

1980년 전북대학교 농학계열 1학년에 재학중이던 이 씨는 당시 학생회관에서 외국 잡지에 실린 한국관련 보도 내용을 번역했다. 이 씨가 번역하면 농대 1년 선배였던 열사가 등사판에 복사를 해 유인물을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배포했다.

80년 5월18일 0시. 검은 베레모를 쓰고 M16과 곤봉으로 무장한 공수부대원들이 테러진압작전을 연상시키듯 학생회관을 뒤흔들며 들이 닥쳤다. 이 씨는 "당시 3층에 이세종 선배와 있었는데 서로 도망가자며 옥상으로 향했지만 선배는 곤봉과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당해 나무토막 쓰러지듯이 쓰러지고 말았다"고 회상했다.

붙잡힌 이 씨도 이후 5개월 동안 수없는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그는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순간들을 생각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좀더 시간이 흐르고 상처가 아물면 언젠가는 별도로 이 공포의 순간들을 증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이 씨의 대학시절은 감시와 구타의 반복이었다. 군에 입대해서도 밀착 감시하는 녹화사업에 시달려야 했다. 견디다 못한 그는 1988년 한국에 대한 모든 미련을 접고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1999년 함께 불법구금을 당했던 동지들의 수소문으로 명예회복을 신청하기 전까지 한국을 잊고 살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2003년 5ㆍ18 민주화 유공자법에 근거해 5ㆍ18 민주화 유공자로 명예를 회복했다.

그는 아직도 80년대 겪었던 탄압을 잊지 못하지만 자신의 고통을 승화시키고 있다. 이 씨는 "5ㆍ18 최초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의 목격자이면서 그동안 그의 죽음을 증언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고 살아왔다. 그러던 중 2002년 3월 2일에 작은 책임감으로 5ㆍ18 민주화운동 카페 '80518(http://cafe.daum.net/80518)' 을 만들어 그 날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5ㆍ18 카페를 개설한 뒤 '빨갱이', '폭도'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반대 세력들이 카페를 해킹하고 회원들에게 협박 메일을 발송해 가입회원이 기존 5000명에서 2000명으로 순식간에 줄어들기도 했다.

카페 회원들은 봉사활동과 장학회 조직 등을 통해 '5ㆍ18'의 나눔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이씨는 "카페를 통해 5ㆍ18의 후예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 2008년부터 장학회를 조직, 5ㆍ18 유공자 자녀와 카페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5ㆍ18 장학생'을 선발, 지원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그는 국립 5ㆍ18민주묘지에서 3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씨는 "이 열사의 정신을 영원히 계승하기 위해서 그의 죽음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추모사업이 적극 추진됐으면 한다"며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지난 역사에서 이들의 정신을 계승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mk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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