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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미슐랭 ★ 등급

忍齋 黃薔 李相遠 2011. 10. 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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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미슐랭 ★ 등급

김광일 논설위원 kikim@chosun.com

입력 : 2011.10.06 23:32


프랑스 남부에서 고무공장을 하던 미슐랭 형제는 황산으로 처리한 고체 타이어가 접착제에 달라붙어 애를 먹었다. 동생이 공기압축 타이어를 만들어 크게 성공하고 사업이 번창하자 형제는 1900년부터 운전자를 위한 무료 길 안내 잡지 '레드 가이드'를 내고 타이어 교환소 위치도 소개했다. 1920년대 레드 가이드가 기껏 차량정비소의 허드레 휴지로 쓰이는 것을 본 형은 가이드를 유료 잡지로 바꾸고 "먹을 만한" 식당 이름을 올렸다. 기사식당 안내서였다.


▶세월이 흘러 권위가 쌓인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는 작년엔 9개 국가, 9개 도시를 대상으로 삼았다. 한국과 서울은 포함돼 있지 않다. 지역별로 소개 대상이 된 수백~수천 개 레스토랑 중에 5~10%를 따로 뽑아 '매우 좋은' 등급이면 별 한 개, '탁월하면' 별 두 개, '예외적으로 특별하면' 별 세 개를 매긴다. 헐한 값에 비해 맛이 괜찮으면 별도로 '빕 구르망'이라는 등급도 붙여준다. 이 별 등급에 유명 레스토랑 요리사들이 목을 맨다.

 

 


▶프랑스 레스토랑 '코트 도르'는 해마다 최고 등급인 별 셋을 받다가 2003년 별 둘로 강등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 식당 요리사 베르나르 루아조는 충격을 받고 목숨을 끊었다. 미슐랭 가이드는 너무 프랑스 식당에만 치우쳐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뉴욕에서 나오는 여론조사식 레스토랑 평가서 자가트 서베이는 '유니언 스퀘어 카페'를 최고 레스토랑으로 꼽지만 미슐랭 가이드는 아예 별을 주지 않는다.


▶미슐랭이 지난 5일 발매한 '미슐랭 가이드 뉴욕'에서 한식당 '단지'가 별 한 개 등급을 받았다. 홍콩의 한식당 '서라벌'이 안락함만을 따지는 '포크 앤드 스푼' 등급으로 평가된 적은 있지만 한식당이 별 등급을 받은 건 처음이다. 서른여덟 살 주방장 후니 킴은 서울에서 태어나 열 살 때 미국에 갔고, 의대를 다니다 요리사로 진로를 바꿨다.


▶후니 킴은 미슐랭 별 셋을 받은 뉴욕 최고 프랑스 식당 '대니얼' 출신이다. '단지'가 내놓는 김치찌개·보쌈·은대구조림 같은 메뉴는 여느 한식당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후니 킴은 '대니얼'에서 배운 프랑스 조리법을 응용했을 것이고, 미슐랭이 그 점을 평가했을 수 있다. 한식 세계화에 국가적 관심과 힘을 쏟고 있는 때에 음미해야 할 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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