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조선공산당 책임비서 지낸 지운 김철수 서예 회고전항일애국지사이며 조선공산당 책임비서를 지낸 독립운동가 지운(遲耘)
김철수(1893~1986)의 서예 회고전이 열린다.
김철수는 남북 분단의 현실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독립운동을 했지만
사회주의자라는 이유로 평생 공안당국의 감시를 받았고, 사회주의자이면서도 민족적인 성향 때문에 북한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했다. 그는 국내 초기
사회주의 운동을 이끌었다. 일본·러시아·중국을 오가며 독립운동에 매진했고, 모두 합쳐 13년8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그는
당파성에 휘둘리지 않았다. 해방 이후 김철수는 민족반역자를 제외한 좌·우익 통일 정부 수립을 주장했다.
그러나 좌·우익 대결과
세력 다툼 등 혼란스러운 해방 정국에 환멸을 느끼고, 1947년 고향인 부안으로 낙향해 선영 앞에 조그마한 움막을 짓고 칩거했다. 그곳에서
김철수는 허백련, 오지호 등 지역 예술인과 교류하며 자연인으로 살다 작고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 낙원동의 낙원표구사 이효우
대표가 수집한 김철수의 글씨들을 모은 조촐한 회고전이다. 눈에 띄는 것은 1979년 마오쩌둥 사망을 기리며 지은 만사(輓詞). ‘56년 전
상해에서 중국, 일본, 소련 대표들과 함께 모여 자국조직사를 논하던 일이 강개무량하다’며 마오쩌둥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1935년 서대문 형무소의 중병자 감방에 갇혀 있던 시절에 지은 시도 인상적이다. ‘月白菊白 我心白(달도 하얗고, 국화도
하얗고, 내 마음도 하얗다)’(사진). 피병사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당시 국화분 하나를 얻어 창틀에 두고 시를 지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한다.
지운 김철수 서예회고전은 오는 10일까지 서울 안국동 옥션 단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02)730-5408
<이로사 기자 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