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2. Humanities/22_한국역사

'중국의 100만 대군도 하지 못한 일을 조선의 한 청년이 해냈다'

忍齋 黃薔 李相遠 2015. 12. 3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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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2.29 08:22

[우리 歷史 관련 사업 후원하는 손동창 퍼시스 회장]
 

"출근하고 일하고 밥 먹을 때 우리는 의식하진 않지만 항상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제가 만드는 의자처럼 우리 역사도 일상에 가까이 있으면 좋겠어요."

사무가구 전문회사 퍼시스의 손동창(67) 회장은 역사에 관심이 많은 기업인이다.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리는 일을 물질적으로 돕는 데도 적극적이다. 2009년 안중근의사기념관을 건립하는 데 3억원을 기부했고, 안중근 의사를 다룬 뮤지컬 '영웅'을 후원했다.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에 대한 학술 연구도 지원했다. 손 회장이 이번에는 매헌(梅軒) 윤봉길의사기념관 리모델링 비용을 댔다.

손동창 퍼시스 회장이 지난 23일 리모델링 중인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을 찾았다. 손 회장은“스물다섯 살에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놓았던 윤봉길 의사의 정신을 많은 젊은이가 본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매헌기념관 리모델링비 보태 
안중근·이순신 기념사업도 도와


손 회장이 지난 23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을 찾았다. 기념관은 다음 달 3일 재개관을 앞두고 내부 수리로 분주했다. 경북 경주 양동마을 종갓집에서 태어난 손 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집안 어른들이 뿌리를 강조하셔서 자연스럽게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직원들에게도 역사 공부를 권한다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역사소설을 좋아해 관심이 많을 뿐 대단한 철학이 있는 건 아니다"며 겸양(謙讓)했다.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이성섭 사무처장이 먼저 손 회장에게 리모델링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낡은 기념관 수리를 위해 몇몇 대기업에 도움을 구했지만 거절당한 뒤였다. "기념관 강당 의자가 낡아 새 의자를 기증받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도와달라는 요청에 손 회장은 한 수 더 내다봤다. "오랜 사업 경험으로 '가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며칠 뒤 짬을 내 직접 기념관을 찾아갔다. 건물 내부는 민망할 정도로 낡아 있었다. "안타깝고 화도 났습니다. 천장에서 물이 새고 전시 안내문은 낡아서 제대로 읽을 수조차 없었어요. 우리 아이들은 물론이고 일본인들도 찾는 곳인데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다 아득해졌습니다."

회사로 돌아온 그는 즉시 인테리어팀을 기념관으로 보내 강당 의자만 바꾸지 말고 강당이 있는 3층을 몽땅 다 수리하라고 지시했다. "예산에 제한을 두지 말고 제일 좋게 고쳐주라고 했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3배가 넘는 비용이 들어갔다.

"윤 의사의 상하이 의거를 계기로 중국의 장제스가 '중국의 100만 대군도 하지 못한 일을 조선의 한 청년이 해냈다'며 찬사를 보내고 임시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기 시작했어요. 문을 닫을 뻔한 임시정부를 되살리는 데 윤 의사의 의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거죠. 애국선열 가운데서도 대표격인 윤 의사의 기념관을 이렇게 방치하는 건 후손의 도리가 아닙니다."

손동창 퍼시스 회장의 인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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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창회장(오른쪽)이 23일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김진우회장에게 윤봉길기념관의 내부 개선사업 지원약속의 글이 담긴 판넬을 전달하고있다. /이진한 기자


기념관은 1986년 윤봉길 의사 의거 55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모금 운동을 해 2년 뒤 현재 자리에 지어졌다. 국가 시설이 아니어서 운영비 지원을 받지 못해 내부 수리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이제 깨끗하게 단장했으니 특히 젊은 학생이 많이 찾아줬으면 좋겠어요. 절망하는 요즘 청춘들이 25세에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윤 의사를 보며 조금이라도 힘을 얻기를 바랍니다."

손 회장은 자신의 사재 100억원과 회사 자금 50억원을 합쳐 목훈재단을 설립해 2002년부터 매년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지방의 고교·대학생이 지원 대상이다. 지금까지 1308명에게 17억원을 전달했다. "공익을 위해 기부할 때마다 사업으로 큰 수익을 내는 것과 똑같은 기쁨을 느껴요. 그러니 여유가 되는 대로 더 많이 공헌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손 회장은 지난 22일 퍼시스와 계열사 3곳 임직원 1010명과 함께 "통일 시대 주역인 남북 청소년의 역사 교육 사업에 써달라"며 통일나눔펀드에도 동참했다.

평생을 가구에 바친 손 회장이 1983년 세운 퍼시스의 사훈(社訓)은 '바로 알고 바로 살며 서로 도와 하나 되자'이다. "지금 우리를 있게 한 역사를 바로 알고 역사를 거울 삼아 행동하자는 뜻에서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작은 기업 운영에도 역사가 중요한데 대한민국의 역사를 더더욱 소홀히 해선 안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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