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5_80년5월18일

만화가 강풀 “5.18 기억만이라도 했으면”

忍齋 黃薔 李相遠 2006. 5. 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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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강풀 “5.18 기억만이라도 했으면”


“단지 기억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짜로...”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만화 ‘26년’을 온라인에 연재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만화가 강풀(33, 본명 강도영)이 18일 KBS 라디오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에 출연, 5.18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강풀은 방송에서 “단지 기억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만화를 그린 이유를 밝혔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잊혀지고 유야무야되는 5.18을 젊은 세대들이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좀 더 직접적인 이유는 3년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수중에 29만원밖에 없다”고 했던 발언 때문이었다. 전혀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싶었던 것. 그런데 스토리를 짜놓고 주위에 자문을 구했지만 만류가 심했단다. 대중성에서 회의적이었던 것. 그럴수록 책임감은 더욱 강해졌다.

“만류가 심해서 자꾸 넘어가다 보니까 다음에는 `아, 어제가 5.18이었지` 이런 얘길 하게 되더라구요. 까먹어서 저도.. 나도 잊어먹고 사는데 올해라도 안하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꼭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그냥 했습니다.”

자료를 수집하고 직접 광주로 내려가 5.18 관련자들을 만났다. 역사적 배경에다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가공의 인물들을 넣었다. `팩션`(faction=fact+fiction)이었다.

강풀은 “가공의 인물이긴 하지만 실제 광주항쟁을 겪었던 분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6년`이 철저한 사실에 근거를 둔 것임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고민한 부분은 재미였다. 대중만화가인 그에게 재미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또한 5.18이 뭔지 모르는 온라인 세대들을 끌어들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광주에서 재미를 말하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면서도 “재밌게 해서 입소문이 퍼져 더 많이 만화를 보게하고 5.18이 뭔지 피상적으로나마 알게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의도는 적중했고 만화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일일 클릭수가 2백만에 가까웠다. 반응도 다양했다. 격려와 항의가 엇갈렸고, 정치적인 잣대를 들이대거나 법적인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풀은 자신의 소신이 변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만평을 잘하시는 화백님들이나 선생님들 보시면, 만평 한 컷에 대안까지 있어요. 그런데 전 거기까진 아직 못가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우선 알고있어야지 나중에 뭐가 돼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래서 기억만이라도 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함께 "네티즌들의 빽을 믿고 하는 것 같다"며 네티즌들의 격려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강풀이 그린 `26년`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온라인 만화로 한 포털사이트에서 연재 중이다. 30회 분량 중 현재 9회까지 올라왔다.

(사진=`박인규의 집중 인터뷰`에 출연한 강풀, KBS 제공)[TV리포트 조헌수 기자]pillarcs3@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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