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3_미국이야기

부산갈매기 : 미국의 수직적인 서열문화, 더하면 더하지 못하지는 않다. [펌]

忍齋 黃薔 李相遠 2007. 3. 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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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갈매기 : 미국의 수직적인 서열문화, 더하면 더하지 못하지는 않다. [4]
3632 | 2007-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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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 문화랑은 좀 다르구요.
미국의 수직적인 서열문화 정말 강합니다.
물론 서로 you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그 you에도 실제 말 할 때는 존대와 반말이 있습니다.

제가 맨 처음 미국의 수직적인 문화를 경험한 것이 12년 전입니다.
첫 직장에서 외국 회사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공장을 짓고 있었는데, 시운전을 위해서 그 회사에서 한 팀이 왔었죠. 거의 베테랑들로 이루어진... 가장 젊은 사람이 30대 중반인...

제가 한 기계를 점검하고 있을 때, 60이 다 된 supervisor가 30대 중반인 팀원에게 그 옆의 기계에 있는 압력계를 읽고 있어라고 지시를 하더군요. 그리고는 갔습니다.
때는 6월이라 더운데, 규정대로 안전모 쓴 채로 그 뙤약볕에서 계속 압력계만 쳐다 보더군요. 땀 흘리는 게 안스러워서 바로 옆의 그늘로 들어오라고 했더니, 안 된답니다. 그러면 압력계가 안 보인다고...
한 30분이 지나도 그대로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다시 좀 그늘로 오라고... 너네 supervisor가 너를 잊은 것 같다고 하니까... 안 된다더군요. 그리고 절대 자기를 잊었을 리가 없다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더군요. 참 군대도 아니고...
다시 한 30분이 지나서 그 supervisor가 오더군요. 하긴 잊지는 않았더군요. 그리고 보고를 하고 나서야 땀 씻으러 가는 걸 보고 놀랐었습니다.
휴게실에서는 친구같이 you가 아니라 서로 이름 부르는 사이였는데...
참... 대단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몇 년이 지나서 미국계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그제서야 왜 그런지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국내 대기업과 다르더군요. 팀장이 할 수 있는 게 껏해야 고과점수 잘 주고 못 주고 수준이었는데...
이 미국계 회사에서는 supervisor가 연봉도 정해 줄 뿐만 아니라 해고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고를 통지하는 것이 즉각 발효되어서, 뭐 바로 나가야 됩니다. 나중에 개인 사물 정리해서 집으로 보내 주고요. 그래서 개인 자료는 회사 컴퓨터에 저장을 안 하는 것이 현명하고요.

이 회사에서 처음 미국 출장 갔을 때, 저랑 친하던 친구랑 그 친구의 supervisor 부부와 같이 저녁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저와 그 친구가 먼저 도착을 했고... 성격이 쾌활하던 그 친구는 말도 많이 하고 참 재미있게 지내고 있었는데... 자기 supervisor가 오고 나서는 갑자기 말이 없어지더군요.
바짝 쫄아서는 대답이나 하고... 긴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더군요. Yes Sir라고 말만 하지 않았지, 거의 그런 수준의 대답을 하고...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라 그 때 까지도 왜 그런 지 몰랐습니다.

참 아쉽지만... 그 친구는 1년쯤 후에 해고되었습니다. 갑자기 해고가 되어서 연락처도 모르고요, 마지막날 오전에 저랑 전화 통화할 때만 해도 다음 주까지 해야 할 일을 서로 얘기하고 있었는데... e-mail에 답장도 없고 전화도 안 받고...해서 그 다음 주 화요일에 다른 친구한테 전화했더니, 그러더군요. 저랑 통화한 그 날에 해고되었다고.

물론 정신교육이니 이딴 것은 없습니다. 필요도 없고요. 화를 낼 필요도 없지요. 그냥 연봉 동결하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해고하면 되고요.
잘 하면 연봉 올려 주면 되고, 진급 시켜 주는 거고요.
그런 실질적인 힘이 있으니까... 다른 식으로 권위를 세우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지요. 하지만 그 수직적인 관계는...???

어디가 좋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고요... 어느 나라나 나름의 문화가 있는 겁니다. 다만, 우리나라고 고립되어 살 수 없는 나라니까... 점점 global standard로 변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가끔 내가 다니던 대기업의 문화가 그러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회사를 떠나서는 술 한 잔 하려고 종종 놀러 가기도 했지만... 이 회사를 떠나면 별로 그런 마음이 들 것 같지는 않거든요.
지금은 서로 다른 회사에 다니지만... 가끔 그 시절의 선배, 동기, 후배들과 술 한 잔 기울일 때가 있습니다. 옛날처럼 무조건 선배가 술값을 내지는 않지만... 대체로는 여전히 선배가 내고 있고요... 그래도 만나면 반갑습니다.

같이 있을 때는 서로 짜증나기도 하고 다투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그냥 반갑죠. 마치 동문을 만나는 것처럼...
나이가 같은 윗기수의 친구는 내가 회사를 떠나면서 바로 친구가 되었고요. 나이가 어린, 학번도 늦은 동기들은 여전히 친구로 지냅니다. 뭐 처음에는 억울한 느낌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몇 년을 그렇게 지내다 보니, 이젠 익숙해서... 걔들이 형이라고 하면 더 어색할 것 같네요, 그렇게 부를 리도 없지만...

아,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구요. 여전히 보기도 싫은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기수문화가 그리운 면도 있다는 것... 이상한가요?
얘기가 좀 흐른 것 같지만... 장단점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오리
서열문화가 아니라 공사를 제대로 구별하는 문화 같군요.
03-05
 새마을조선부
그래도 미국은 " 상사 눈치 보느라 " 억지 야근 하는 일은 없잖아요? 자기 일 할 것 다 하고도 상사가 게을러서 야근하는데 이유없이 나도 야근해야 하는 문화는 개리아 밖에 ㄷㄷㄷ
03-05
 zinzinzin
야근? 미국에서는 일이 늦게 끝나면 능력없다고 보지... 야근이나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하고 싶어도 꼭 상사한테 물어봐야하지... 수당을 더 주기 땜에... 뭐 장단점은 있겠지...
03-05
 DAUM
위 세 분 말이 다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강조할 점은 미국은 해고하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정이 없다랄까요? 자르면 그냥 나가구... 직장에 공동체 의식 같은 건, 별로 없습니다. 반면 한국은 조직문화가 있긴 하지만.. 회식, 야근강요 요 두가지만 없으면 일단 될텐데.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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