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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Humanities/22_한국역사

'파독광부 연금' 주인은 어디에…

忍齋 黃薔 李相遠 2007. 6. 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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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광부 연금' 주인은 어디에…
[세계일보] 2007년 06월 09일





1960, 70년대 이역만리 지하 갱도에서 파독 광부들이 흘린 땀방울로 조성된 18억원의 연금이 장학사업이나 기념관 건립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84년 독일 정부로부터 관리권을 넘겨받은 파독 광부 퇴직연금(적립금) 정산을 올해 중 마무리지을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이 돈은 1963년부터 1977년까지 독일로 파견된 한국인 광부 7936명이 월급의 일정액을 떼낸 퇴직연금 중 파독 광부들이 찾아가지 않고 아직껏 남은 것이다. 1인당 평균 지급액이 28만원에 지나지 않고 외국으로 이민을 가는 등의 이유로 광부 2241명이 돈을 찾아가지 않았다. 애초 적립금은 6억3000여만원이었는데, 그동안 이자가 붙어 18억3000여만원에 이른다
법률적으로 지급시효는 91년 만료됐으나 정부는 ‘피와 땀’이 서린 이 돈을 국고로 귀속할 수 없어 그동안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애를 써왔다.

우리나라는 1963년 겨울 247명을 처음 독일로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77년까지 모두 7936명을 보냈다. 광부 파견은 박정희 정부가 근대화에 필요한 자금 1억4000만 마르크의 독일 차관을 빌리는 데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독일의 1000m 지하 막장에서 하루 8시간 이상 30∼40도에 이르는 더위와 싸워가며 일했다. 이들은 전혀 다른 언어와 고된 노동, 고국에 대한 그리움 등과 싸워야 했다.

노동부는 그동안 전 세계로 흩어진 파독 광부를 찾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했다. 수차례 신문 광고는 물론 행정자치부 협조로 주민등록 주소를 조회했으며, 지급 여부를 알아내기 위해 해외 계좌이체 자료까지 검토했다. 또 해외로 이주한 사람들을 찾기 위해 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출입국 기록 조회도 했다. 2005년 9명이 연금을 찾아갔고 지난 4월에도 캐나다 동포 18명이 연금을 받았다.

노동부는 더 이상 파독광부 소재지 확인이 어렵다고 판단, 적립금을 파독 광부를 위한 복지사업에 쓰기로 했다. 국내와 독일 등 파독 광부 관련 단체와 협의해 자녀 장학금 사업이나 기념관 건립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노동부 이재갑 국제협력국장은 “파독 광부들이 땀으로 모은 돈인 만큼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기 위해 폭넓게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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