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추모 물결] "김(金)추기경, 5·18 때 사상자 큰 걱정 1000만원 수표 담긴 편지 보내와"
윤공희 대주교, 당시 상황 회고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shkim@chosun.com
고(故)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1980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 때 희생자들과 부상자들을 걱정하는 편지와 함께 거액의 성금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조명을 받고 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을 지낸 윤공희(86·사진) 대주교는 18일 "계엄군이 광주 도심 외곽으로 후퇴해 봉쇄작전을 펼치던 1980년 5월 25일 김 추기경의 서신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김 추기경은 1장짜리 서신에서 "광주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크다. 군과 대치하는 어려운 상황이 평화롭게 수습되기를 바란다. 기도하고 있다"고 썼다. 짧은 편지에는 당시로서는 큰 액수인 1000만원이 수표로 동봉돼 있었다고 윤 대주교는 밝혔다. 광주로 진입하는 교통수단이 통제된 상황이어서 김 추기경은 군종 신부를 통해 편지를 전달했다. 동봉된 1000만원은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 맡겨져 부상자 치료 등에 쓰였다.
이후 김 추기경은 명동성당 미사를 통해 광주의 참상을 전했고, 로마 교황청을 방문할 때마다 광주의 진실을 알리려 노력했다. 1984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 첫 방문지로 광주를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광주에 도착한 교황 일행은 미사가 예정됐던 무등경기장으로 곧장 가지 않고 많은 시민이 희생된 금남로와 옛 전남도청 앞 광장을 한 바퀴 돌며 시민의 환영에 답례했었다.
김 추기경은 몇 차례 인터뷰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이 5·18"이라고 말하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윤 대주교는 "다급한 상황이어서 편지에 많은 이야기를 담지는 못했지만, 광주를 걱정하는 김 추기경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김 추기경은 기회 있을 때마다 광주의 아픔을 껴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이 당시 서신을 보낸 사실은 1989년 윤 대주교가 펴낸 5·18 기록집 '저항과 명상'에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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