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3. Sciences/32_Life

[기술속사상] 인간~동식물~기계, 하나의 존재사슬/류전희

忍齋 黃薔 李相遠 2009. 3. 1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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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속사상] 인간~동식물~기계, 하나의 존재사슬/류전희
인간만 주체적이라는 인간중심주의가 인류의 존속 위협하는 환경위기 불러와
인간-환경 생태적 관계로 엮여있음을 인식할때 현재와 미래 동시에 충족시키는 기술 선택해
한겨레
 
» 위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노만포스트가 설계한 커머셜 플라츠 빌딩인데 전형적인 하이테크·친환경 기술을 도입한 사례다. 아래 사진은 커머셜 플라츠 빌딩 내부의 모습으로 태양광을 충분히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설계돼 있다.
기술 속 사상/(30) 지속가능한 기술

# 1.HP는 지난해 영업이익 5조3000억원 중 약80%를 프린터 소모품 판매로 벌어들였다. HP나 캐논이 리필 잉크나 재생 토너업체를 상대로 잇따라 특허소송을 벌이는 것도 소모품 시장 잠식 우려 때문이다.

# 2.미래형 자동차를 선점하기 위한 세계적 자동차 업계 간 대격돌이 치열하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형 엔진, GM의 수소 연료전지, BMW의 액화수소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하이드로젠 7’, 폴크스바겐 등의 ‘수소연료 전지차’ 등 수소를 연료로 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 3.타워형 고층아파트나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베란다와 같은 완충지대도 없고 고정된 통유리창이 많아 더워지면 열기가 집안에 가득 차서 그 열기를 밖으로 빼거나 식히기 위해서 에너지가 또 투입되어야 하는 악순환의 구조를 가진다.

위의 서로 무관해 보이는 세 기사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HP는 프린트 토너나 카트리지를 재활용할 기술이 없어서 그 많은 폐기물을 만들면서 재사용을 못하게 하는 것인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소모가 작은 판상형 아파트가 아닌 에너지 비용이 몇 배 높은 타워형 고층 아파트 일변도로 변해가는 것의 이유는 무엇인가? 대형승용차 판매율이 미국 다음 세계 2위인 한국의 수소자동차 개발은 어디까지 와 있는가?

환경위기의 맥락
1960년 이후 냉전이 첨예화되고 월남전 등으로 국제정치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풍요로운 서양을 중심으로 산업사회의 부산물인 쓰레기, 오염된 공기와 물, 지구온난화, 자연자원의 고갈, 생태계파괴 등의 환경오염 문제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1958)’을 통해 DDT 등 유기합성 농약류 사용으로 인한 위험성을 처음 제기했다.

30여년 전에 예견된 인류의 위협

1972년 로마클럽은보고서 ‘성장의 한계’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구, 자원, 쓰레기, 에너지 등을 분석한 결과, 21세기 중반, 인류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한다고 경고하였다. 환경오염은 유기화합물로 인한 수질오염과 토양오염(1970년대), 핵겨울과 산성비, 오존층 파괴(1980년대), 지구온난화(1990년대), 유전자 조작과 생명복제(1990년대 후반), 해양 및 내수 오염, 유해물질의 부주의한 사용 및 폐기, 동식물 종의 절멸 등의 이슈로 변환하면서 끈질기게 제기되어 왔다. 한국은 급속한 개발도상국의 압축적 성장과 팽창의 폐해가 지속적으로 나타난 뒤 80년대부터 환경문제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다. 이와 같이 환경문제는 국경이나 빈부격차, 산업화 정도와 상관없이 전지구적 현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의 의미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21세기의 화두이다. 1987년 브룬트란트 위원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인류사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개념으로써 미래세대가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으로 정의하였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제간의 협력을 체계화한 리우선언(1992)과 그 실행계획인 의제 21은 1)환경자원의 독점적 사용불가와 형평성있는 이용, 2)생태계의 수용능력을 고려한 경제성장과 개발전략, 3)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개발전략 등을 제시하였다. 그 내용은 환경자원의 보호 및 소비와 생산, 개선을 위한 관리, 이를 위한 정책까지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일례로 1998년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한 교토의정서는 선진국간 온실가스 배출권을 파는 거래시장을 제안했고 연간 거래규모는 연 250억~300억 달러에 이른다. 국제협약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하고 그 배출권을 거래함으로써 ‘탄소 달러’를 만들어 독립국가의 경제 운용방식에까지 제한을 가하게 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이 갖는 한계

이처럼 지속가능한 발전은 환경 그 자체를 보전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개발,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며 저개발, 미개발 지역 혹은 국가의 개발가능성까지 선진국들이 통제하겠다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 더욱 위험한 것은 지속가능성의 전제로서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보전을 강조하지만 다음 세대의 입장을 대변할 아무런 주체가 없다는 점에서 공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의제들은 국가 간에 환경문제에 대한 구속력과 미래사회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강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속가능한 기술의 사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술이란 화석연료대신 대체에너지를 활용하며, 환경효용을 고려한 기술적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을 포괄한다. 또한 재활용기술을 개발하여 폐기물을 줄이면서 보관처리 문제해결 및 천연자원의 보호까지 도모한다. “3R(reduce, reuse, recycle)”을 반영하는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기술은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제적 다국적 기업들이 이러한 친환경 정책으로 경제성은 물론 기업이미지까지 제고하는 사례는 많다.

특히 화석에너지의 2/3 이상을 차지하는 수송부문과 건물부문에서 기후, 대기보전, 에너지효율화 등에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필요로 한다. 이중에서 정치경제적 고려부터 기술적 고려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건축을 살펴보면 지속가능성은 각기 내재된 철학적 입장과 적용하는 기술의 복잡도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니고 나타난다. 예를 들면 세계적 대도시에 자본주의의 상징인 산재하는 하이테크건축물들은 고도의 집약된 첨단기술과 정책의 산물이다.(사진 5-6) 반면 폐타이어, 흙, 태양열 집열판을 이용하여 전통적 집짓기로 전세계 여러 곳의 집없는 이들의 거주문제를 해결해 주는 지구선(Earthships)의 사례들을 들 수 있다. 위의 두 입장은 대조적인 만큼 지속가능하다는 측면에서는 공통점을 지닌다. 결국 지속가능한 기술이란 적용할 기술 자체가 완전치 못하거나 불충분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를 인식하고 사용하는 국가와 사회, 민간과 공공의 선택, 그 아래 내재된 개인의 윤리적 소신까지 관여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환경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적 인식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생태계를 교란시킨 주범인 현대 과학기술이 그 행위의 결과에 따른 폐해를 진단하고 예측하며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란 점은 이 시대가 처한 역설적 상황을 함축해서 보여준다. 이처럼 목적의 합리성과 가치합리성의 사이에 대한 혼동과 부조리함은 현대 과학기술의 기초를 이룰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가 처한 환경위기와 일방향성의 근본적 원인이 되고 있다. 환경위기를 야기한 많은 결정들은 과학기술상의 차원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적 조치들로만 해결될 수 있는 차원은 벗어나 있다. 그 이유는 인간만 자율적이고 주체성을 갖는 동물이고 그 외 존재는 인과적으로 작동하는 타율적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간중심주의적 형이상학적 신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자연정복과 지배를 정당화시켜왔기 때문이다. 근대과학 이후 자연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저장소로 인식된 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착취는 더욱 보편화되고 강화되어 왔다. 그 결과 오늘날 환경위기는 인류의 생물학적 존속마저 위협할 만큼 전면적이고 총체적이기 때문에 문명의 위기와 동일시되고 있는 점 역시 환경을 철저히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인식하고 파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신을 역사발전의 일부로 이해해야

» 류전희/경기대 교수
자연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이 계층, 세대, 시대를 초월해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터전이다. 자연환경을 지키고 그 가치를 모두가 향유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인간과 기계, 인간과 동식물, 인간과 물리환경이 서로 ‘생태적 관계’를 통해 하나의 '존재의 사슬(the Great Chain of Beings)'로 엮여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러한 것을 복원하기 위한 대안적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실천이 전제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인간역사를 망라하여 살아 온 인간보다 현재 더 많은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깊이 고려해 본다면 현재의 승리는 자연과 역사라는 자신의 과거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자신을 포괄적 역사발전의 일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 시대의 본질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류전희/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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