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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방치하는 정부

忍齋 黃薔 李相遠 2009. 8. 14.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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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중독' 방치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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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모든 게 끝났소.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었소. 이제 나는 도박하는 상상을 하느라 밤을 새우지 않을 것이오. 일만 생각할 것이오."

    러시아의 문호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1821~1881)가 1871년 4월 28일 부인 안나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다. 훗날 안나는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한 나날들'이라는 책을 통해서 "그전에도 그런 얘길 수없이 하고도 지키지 않았던 터라 믿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도박 중독자였다. 후원자였던 형이 죽고 난 뒤 빚더미에 앉게 된 그는 한 출판업자에게서 돈을 빌렸다. 대신 '1년 안에 전집 3권을 출간하고, 장편 한 편을 덧붙여준다'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을 못 지키면 9년 동안 그의 작품을 공짜로 출간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렇게 도박 빚에 등을 떠밀려 탄생한 작품이 '죄와 벌'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루크 클라크(Clark) 박사 연구팀은 올해 초 한 과학전문잡지에 "인간의 뇌는 도박에서 지더라도 이길 때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이것이 도박에 중독되는 원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5명의 성인 실험 참가자들이 슬롯머신 도박을 하도록 하고 두뇌 반응을 살펴본 결과, 아깝게 돈을 잃은 경우에도 돈을 딸 때와 같은 수준의 자극과 흥분이 생기고 기분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유명 연예인과 대기업 임원 등 사회 부유층 인사들이 초호화 해외 원정도박을 하다가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알선업자들은 마카오에 있는 대형 카지노에 '서울방'으로 불리는 VIP룸을 차려놓고 '고객'들을 모집했다. 이번에 입건된 41명이 '무허가 도박장'에 쏟아부은 판돈 규모만 19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판돈을 빼돌리기 위해 '환치기' 수법을 썼다. 차명계좌로 입금을 받은 뒤 현지 불법 환전상을 통해 바꿔주는 방식이다. 입건된 개그맨 K씨는 12일 "자숙하는 의미에서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며 방송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이에 앞서 인천지검에서도 해외원정도박을 벌인 인기 가수, 탤런트, 전직 대학교수 등 35명을 적발, 1명을 구속하고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가수 S씨는 1억4000만원, 가수 겸 탤런트인 L씨는 2400만원을 판돈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전직 교수인 J씨는 국고지원 연구비 12억원을 빼돌려 이 중 8억5000만원을 썼다.

    지난해 사행산업감독위원회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의뢰한 사행산업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인구(3750만명)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9.5%(문제성 도박 7.2%, 병적 도박 2.3%)로 조사됐다. 국민 10명 중 1명꼴로 도박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인생역전, 이번엔 당신 차례입니다"라는 광고까지 등장하는 사회 분위기를 타고 국내 사행산업은 급성장을 해왔다. 국내 사행산업 규모는 2000년 6조6977억원에서 2008년 16조40억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카지노, 경마 등 분야별로 도박중독방지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 5년간 센터 상담실적(2만7000여명)이 전체 도박중독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순이익의 0.4% 남짓한 예산 등 지원 규모로 봐도 '생색내기' 수준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적지 않은 국민들이 허황된 '대박'을 꿈꾸며 외국의 카지노와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찾아 헤매고 있다. '도박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더 늦기 전에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도박 중독자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기관을 통합하고, 예산을 늘려야 한다. 사행성 인터넷 게임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정비도 시급하다. 

     

  •  - 조정훈·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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