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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Humanities/26_北韓과中國

"할아버지 안창호는 글로벌 코리아 선구자"

忍齋 黃薔 李相遠 2009. 9. 2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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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안창호는 글로벌 코리아 선구자"

입력 : 2009.09.25 03:02

외손자 커디 경기도청서 특강
가족에 남긴 마지막 당부는 "좋은 미국시민이 돼라, 그러나 뿌리는 잊지 마라"

24일 오전 '제199회 희망의 경기포럼'이 열린 경기도청 제1회의실. 콧수염을 기른 중년의 백인 남성이 강단에 올라서자 청중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날 강의 주제는 도산의 외손자가 직접 강사로 나서는 '도산 안창호-글로벌 코리아의 선구자'였다. 그런데 백인 남성이 강사로 나선 게 의아했던 것이다.

강단에 선 필립 안 커디(Philip Ahn Cuddy·54)씨는 서툴지만 한국어 발음으로 "반갑습니다. 도산 안창호의 손자 필립 안 커디입니다. 한국말 조금밖에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커디씨는 도산 부부의 딸인 안수산 여사가 아일랜드계 미국인과 결혼해 낳은 아들로 도산의 외손자다. 그러나 강의에서 스스로를 '한국인처럼 보이지 않는' 외모와 절반의 '한국 피'만 가지고 있다고 표현했듯 '도산의 외손자'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도산공원과 도산기념관 건립을 위해 지난 1973년 한국을 방문한 이후로 그는 지금까지 한국을 위해 꾸준히 일해왔다. 천안 독립기념관 설립시 도산 관련 연구를 맡았고 LA 미주 한인 역사박물관 사무총장 등을 지내며 도산기념사업과 미국 내 교포들을 위해 계속 활동해왔다. 현재는 미국 LA에 있는 '굿 사마리탄병원'에서 병원장 고문으로 일하고 있으며 도산기념사업회의 부위원장직도 맡고 있다.

도산 안창호의 외손자 필립 안 커디씨는‘희망의 경기포럼’특강에서“도산은 아시아와 미국과 러시아를 일주한 첫 번째 한국인이며, 그의 자손들은 미국에 이민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글로벌 코리아의 선구자”라고 말했다./경기도청 제공

그는 한국을 위해 일하는 이유를 '팔자'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할아버지가 한국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베풀었다면 나는 그 정신을 이어가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제겐 도산의 이름 아래 벌어지는 많은 일을 지켜볼 의무가 있어요."

그는 "LA에 한국인 이름을 딴 최초의 정부 건물인 도산 안창호 우체국과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 등이 있을 정도로 미국사회에서는 도산의 의미가 크다"며 "나는 할아버지의 업적과 의미가 퇴색하지 않도록 지켜보는 '감시자(Watchdog)'"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가 계획한 일들은 모두 한국과 관련돼 있다. 도산의 업적과 한국의 역사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온라인 디지털도서관 구축 등을 계획하고 있을 뿐 아니라 LA를 중심으로 한 한인사회 활동과 독립운동기념사업, 독립운동가 유가족 지원사업 등을 계속할 생각이다.

그는 한국 정부가 애국지사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제 강점기 도산이 혼자 귀국한 뒤 미국에서 계속 살아온 도산의 부인 이혜련 여사는 작년에야 독립유공자로 지정됐다.

커디씨는 "할아버지는 '좋은 미국 시민이 돼라. 그러나 한국의 뿌리를 잊지 마라'는 마지막 당부를 가족들에게 남기고 한국으로 떠났다"며 "이는 우리 가족뿐 아니라 모든 이민자에게 해당하는 말일 것"이라고 말했다.

‘간판’에 집착하지 않은 안창호

입력 : 2006.09.29 21:41 / 수정 : 2006.09.29 21:41

도산 안창호 평전
이태복 지음|동녘|463쪽|1만5000원

‘무오류의 인격자’라는 절대숭배의 칭송부터 ‘부르주아민족주의자’ ‘개량주의자’ 심지어 ‘평안도 촌놈’까지 극단적으로 평가가 엇갈리는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1878~1938). 그의 구국운동과 항일운동 노선을 종합·재조명한 평전이다.

 

저자는 민주화 운동가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이태복씨. 흥사단 아카데미 출신인 그는 함께 투옥된 양심범들조차 도산을 일방적으로 매도·폄하하는 것을 보고 도산을 올바로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평전은 도산의 출생 배경에서 죽음까지, 그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실천됐는지를 꼼꼼히 보여준다. 가령 신문물과 학문을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도산이 학업을 포기하고 동포들의 생활을 돕는 운동을 펼친 대목에 대한 해석이 그렇다. 저자는 두 살 위인 이승만 등이 학업에 열중했던 것과 비교해 도산은 자격증 갖는 문제에 집착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런 삶의 방식이 도산 안창호다웠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온 정신을 기울이고 몸을 던져 일해야 한다는 ‘대공(大公)주의’, 공리공론이 아닌 구체적 현실조건을 철저히 따진 도산의 실천론, 그리고 ‘복된 공화국 건설’을 염원했던 도산의 사상에서 현재 한국 사회의 난맥상과 남북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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