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어느 고등학생이 제 페이스북을 통하여 5.18 민주화운동을 생각하고 저와 메세지를 통해 대화를 나누다 보내준 그 고등학생의 5.18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그 학생의 허락을 받아 익명으로 공개하여 함께 5.18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80518 카페 (http://cafe.daum.net/80518/) 쥔장 노란장미 주]
‘1980년 5월 18일, 피로 일군 민주주의’
그 날이 지나가고, 나는 지금 그들의 후대로써 그들이 얼과 혼이 일구어낸 이곳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미래를 맞이한다.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광주(光州)와 전남(全南) 일원에서 신군부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며 전개한 민중항쟁"
그 날을 정의하는 사전의 말이다.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은 분단의 아픔을 겪었고 그 아픔이 채 가시지 않아 독재자들의 사사로운 욕심에 의하여 더럽게 오염되었다. 독재자는 군사의 힘을 이용하여 국민들을 무력통제하였고 이제 갓 민주주의의 꽃봉우리를 맺었던 대한민국의 새 시작을 무참히 짓밟았다.
칸트는 ‘정치란 법의 이성적 이념에 따라 공법 영역에서 그것의 실현을 도모하는 것이며, 그 구체적 과제는 국내에서는 만인의 통합된 의지에 의한 입법이 지배하는 공화제로, 또한 국가 간에 있어서는 영원한 평화로 끝없이 접근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행복을 위해 도덕을 왜곡하는 '정치적 도덕가'는 단호히 배척되고 그 대극에서 '국가를 위한 사려(Staatsklugheit)'와 도덕의 양립을 도모하는 '도덕적 정치가'가 추구되어야한다’하였다.
그 시절 우리의 독재자는 어떠하였는가. 자신의 위치를 남용하여 군사반란을 일으켰고 권력욕에 눈이 먼 자신의 행위를 ‘필요에 의한 독재’라 포장했다. 칸트의 정의에 의거하여 그 날의 독재자는 ‘정치적 도덕가’로써 정치를 더럽혔고 민주주의를 더럽혔으며 대한민국을 더럽혔고 국민들을 더럽혔다. 배척받고 규탄받아 마땅한 자였다. 정의를 알고 권력의 욕심과 사회의 악에 더럽혀지지 않았던 피끓는 청춘들은 그 자의 독재를 재로 만들 민주화의 불꽃을 태웠다. 그리고 1980년, 광주에서 그들의 불꽃이 절정에 이른다. 정의를 아는 민중의 분노가 울려퍼졌다.
독재자는 자신의 끝없는 권력욕의 갈증을 채우고자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그리고 그 욕구에 눈이 먼 독재자는 자신의 군사들에게 새겨놓았다. “그들은 ‘빨갱이’다.” 어느새 민주주의를 외치던 시민들은 ‘빨갱이’로 불려졌고 세뇌당한 군사들은 남자와 여자, 어린이와 늙은이 구분없이 동족을 구타하였고 총을 겨누었다. 그러나 진정 폭도는 독재자 그 자였다. 아니 나는 그를 살인마라 하겠다.
한 사람의 야욕으로 불의에 맞서고 정의를 외치던 투사들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다시 피는 것 같았던 민주주의의 꽃은 그렇게 또 한 번 짓밟히고 지는 듯 했다. 거룩한 영웅들의 시체더미만 남았다. 살아있는 영웅들은 폭도로 취급되며 수감되고 모진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그들의 정의는 죽지 않았다. 곧 그들 무덤에서는 그들 혼이 꽃으로 피어나 점차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그렇게 이 날의 민주주의는 이루어 졌다. 말 그대로 피로 일구어진 민주주의였다.
하지만 이 날에도 그들 죽음을 욕되게 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또 다시 그때 독재자가 보여주었던 모습이 비추어진다. 역사는 왜곡되어 민주화 영웅들의 외침을 ‘폭동’이라 가르치고 있다. 언론이 통제되고 시위라는 정당한 민주적 의사표출 행위조차 폭동이라 여긴다. 또한 민주화의 남아있는 영웅들은 그 공로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그날의 독재자가 아직까지 살아 호의호식을 누리고 있는 이 상황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미완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자 전두환은 사리사욕으로 국가의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했고 무고한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숨지게 했다. 수 많은 정치비자금을 쟁여놨고 헌법을 위반하는 반인륜적 행위를 서슴치 않았다. 이자는 오래 전 정치재판에서 분명 1심 사형, 항소에 의한 2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허나 알 수 없는 내막은 사면이라는 납득 불가한 사법처리를 낳았다. 용서 받지 못할 그의 행위는 이 날에 다시 법정에 세워 그 죄를 공정히 재판결해야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형제도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나 살인마 전두환에 대해서는 사형에 버금가는 판결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형벌 punishment에 대하여 법학에서는 ‘국가의 권한에 의하여 행사되는 권리로써, 범죄자에게 과하는 법익의 박탈’이라 말하고 있다. 전두환 독재자, 아니 살인마에 대한 형벌권 행사는 이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지 아닌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안이다. 독재에 대하여 형벌권을 올바르게 행사치 않는다면 이 나라가 아직도 민주주의 국가가 아님을 보여주는 꼴이 된다.
전두환 그 자가 처벌받을 것은 분명하다. 적어도 그자가 명줄이 다되어 죽었을 때 하느님의 판결 아래, 지옥에서 그 무엇보다 괴롭고 고통스런 형벌을 치를 것이다. 허나 새로운 독재를 막기 위해서, 이 나라의 미완된 민주주의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조국의 정의 실현을 위해 목숨바친 민주화의 영웅들을 위해서라도 전두환을 재판대로 다시 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민주화를 이룩한 영웅들이 피운 정의의 꽃은 이제 그들의 아들과 딸의 가슴에 씨를 뿌리고 새 시대의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의 세대는 그날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그날을 기억하고 그날을 기리며 그날이 가져다준 이 날의 영광을 지켜야할 사명을 가져야한다. 옳고 그른 것을 바로 볼 수 있는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야하며 불의를 용납지 않는 정의감과 또렷한 정치철학을 가져야한다. 1980년 5월 18일 이 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그들처럼...
이 날의 후대, 그 날을 기억한다. 80518.
대한민국의 피로 일군 역사를 뒤돌아보며,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를 내다봅니다.
민주주의를 일궈낸 혁명가들을 기리며
2013년 2월 21일, 어느 고등학생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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