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3_미국이야기

한국 아줌마들의 삶과 남편들의 삶

忍齋 黃薔 李相遠 2013. 6. 25.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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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도 화제의 도서 - 지금이야 전업주부남편이 제법있지만 그때는 천연기념물이었지^^]

한국 아줌마들의 삶과 남편들의 삶 

'김전한의 살림하는 남편일기'를 읽고 
[2002-02-26 오전 4:44:51] 

지난 주에 작가 '김전한'선생의 친필서명이 들어있는 수필집 '김전한의 살림하는 남편일기'를 항공우편으로 받았다. 

그리 많은 분량의 글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의 글을 읽고 또 읽으며 내가 미처 생각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살림의 모습을 김전한 선생의 글에서 나마 간접 체험하여 보려고 애쓴 며칠 간이었다. 

내가 결혼하던 1988년 7월, 나의 아내는 간호장교 육군중위였다. 더군다나 전후방교체랍시고 우리도 한때 졸병으로 군에 가면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하던 '인제'와 '원통'을 지나도 한참이나 지나 있는 최전방인 '양양'의 '동해경비사령부 '산하 '동해병원'으로 전출되고 우리 신혼부부는 힘겨운 주말부부 노릇을 하여야 했으니 그 고통(?)의 나날들이 나를 5개월만에 학문 연마라는 미명아래 미국유학이라는 거창한 핑계를 만들어 도망(?) 치게 만들었다.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꽁짜로 배운 덕에 나의 아내는 6년간이나 군대 병원에 묶여 있어야 했고, 난 내아들의 씨만 뿌리곤 미국으로 튀었으니 혼자서 아들을 낳고 키우며 1992년 군문을 떠날 때까지 내 아내의 육체적 고생과 마음 고생이 어디 나의 세치 입과 서울 깍쟁이 남편의 마음으로 헤아릴 수 있었겠는가. 

그러니 하늘이 허락하는 것은 둘째치고, 자식을 더 가지고 싶은 마음이 내 아내에게 어디 눈꼽만큼이나 있을까 절절하게 이해가 된다. 도저히 면목이 없어 '우리 아들이 외로운 것 같으니 하나 더'가 후환(?)이 두려워 목구멍에서 맴돌기만 했던 지난 세월이다. 

'김전한의 살림하는 남편일기'를 통하여 그 펑퍼짐한 한국 아줌마들의 삶이 극명하게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굵어질수 밖에 없는 팔뚝과 다리, 뱃살들이 이제는 조소의 대상이 아니라 경외의 대상일 수 밖에는 없다. '된장', '고추장'하며 수다의 극치를 보이는 우리 아줌마들의 입심은 지혜로운 삶의 경연으로까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며 '일일 연속극', '주말연속극' 등의 TV 프로그램들은 군대 졸병시절 국가에 감사하며 접했던 '문선대' 위문공연에 버금가는 고마움들이 아닐수 없다.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라든가 '아침마당'은 삶의 지혜를 한국 아줌마들에게 선사하는 평생교육의 장으로 일조함도 깨닿게 되었다. 

두번 세번 '김전한의 살림하는 남편일기'를 음미하며 자식을 다섯 씩이나 낳으신 내 어머님을 포함한 한국여인네들의 '속아리'를 능히 감지해낼수 있었고 내 아버지를 비롯한 철없는 한국 남정네들의 '허허로움'도 분노해 볼수 있었다. 

기실 나역시 미국에서 네 곳의 대학원을 전전하며 8년 반이라는 장구한 세월을 소비한 그 막막하고 끝도 보이지 않던 석사 박사학위 기간동안 능력없어 보이던 남편을 냅다 거더차지 않고 보살펴 준 내 아내의 은혜에 감사하기 보다는 주제에 남자라고 남자다움(?)의 감정을 건드렸던 사소한 말들을 가슴에 품으며 '두고보자'며 이를 갈던 '배은망덕'이 생각나 고개를 들수 없을 지경이다. 

지금도 미국이라 어쩔수 없이 하는 '50:50'의 가사분담 조차도 '김전한의 살림하는 남편일기'에 비추어 본다면 나는 가사일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신자세'가 덜 되었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소가 꼬삐에 끌려가 듯 하는 살림살이이니 내 아내가 어찌 행복할 수 가 있겠는가. 

비록 기름기 투성이고 뻑뻑한 미국식(?)식탁을 차릴 지라도 잠들기 전에 미리 준비물을 생각해보고 조리의 순서를 음미하여 보아야겠다고 반성하여 본다. 

변기와 욕조도 정성스럽게 교본(?)대로 청소할 것이고 결혼 전에 약속(?)했던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카펫청소도 하여야겠다고 다짐하여 본다. 

꼭 미국에 살아서만이 아니라, 우리 한국 남정네들 부디 대오 각성하여 잘 되지도 않는 '치국평천하'에 침 튀기지 말고, '수신제가'라도 제대로 하자고 '김전한의 살림하는 남편일기'를 읽어 본 이 사람,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이다. 






김전한 동아방송대 겸임교수 계명대학교 철학졸

종합촬영소 221호실

031)670-6760

kjh6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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