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2. Humanities/22_한국역사

김자옥의 《사랑의 계절》

忍齋 黃薔 李相遠 2014. 11. 21.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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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넷 뉴스에서 탈렌트 김자옥씨가 지병으로 2014년 11월 16일 별세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향년 63세라고는 믿기 힘든 젊은 모습과 미모를 유지하다 우리 곁을 떠났지만 100세에 육박하는 평균연령에 비하면 안타깝다.


김자옥씨를 처음 접한건 국민학교때 농장에서 꽃 모종의 분갈이를 하는 걸 도와주면서 농장일 하는 상복이 형이 듣는 배터리가 더큰 트랜지스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코맹맹이 소리의 아주 여성스런 그리고 감미로운 목소리였다.



내가 몇일에 걸처 들었던 김자옥의 《사랑의 계절》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남지연 작가의 소설을 김자옥씨가 낭송하는 형태로 최호령 PD에 의해 연출되었다. 그때 들었던 내용은  '사랑의 변주곡'이라는 소제목으로 여대생 숙이가 노천극장에서 만난 조연석이와 사랑에 빠지면서 가난하고 힘겨웠던 삶에서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상복이 형과 나는 마치 숙이와 연석이가 잘아는 사람들 인듯 걱정하고 안타까워 하면서 그  김자옥의 《사랑의 계절》을 들으며 농장일을 거들었었다. 서울 오가는 기차 간에서 보던 썬데이서울이나 흑백 TV 드라마에 나온 김자옥씨의 모습은 라디오에서 들리던 목소리 만큼이나 어여뻤다.



그리고 그후론, 살인마 전두환이 설치기 시작한 1980년이후 나에겐 지옥같던 한국을 떠나오던 1988년까지, 김자옥씨에 대한 활동을 파악할 기회는 없었지만 이쁘고 아름다운 여인하면 떠오르던 이름과 얼굴이었다.



세월이 흘러가면 나이를 먹고 주위의 사람도 가고 나도 가는게 순리일것이다. 김자옥이라는 이름이 갔다고 하니 내게도 그 순리의 순간들이 거침없이 다가오고 있다는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김자옥씨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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