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7_20세기100선

[Ⅰ] 문학 14. 리처드 라이트/ 미국의 아들(토박이)/ 1940

忍齋 黃薔 李相遠 2016. 5. 2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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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ireGUW9Ac4

 

[Ⅰ] 문학 14. 리처드 라이트/ 미국의 아들(토박이)/ 1940 

미국 미시시피는 아직도 극단적으로 백인 사는 지역과 흑인 사는 지역으로 나뉜다. 아름다운 멕시코 걸프만을 바라보는 해안도시는 흑인의 그림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덥고 습한 내륙지역엔 흑인촌이 있다. Native Son의 작가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 1908년~1960년)는 미시시피 주 흑인촌 나체즈 출신의 흑인작가이다. 주위의 흑인 아이들 처럼 양친의 불화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식당 종업원 노릇을 했다. 그후 독학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다. <토박이>로 한역된 작품은 <미국의 아들>이 적절하다. 이 소설의 주제는 착한니거도 나쁜니거도 사람이고 미국인이다. 사회적으로 억압받아 사람답지 못한 대우를 받고 살아왔지만 사실 흑인도 백인과 다름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착한 니거'란 엉클 톰처럼 죽을 때까지 백인에게 순종하는 유순한 니거다. '나쁜 니거'란 툭하면 백인 여성을 강간할 마음을 먹는 본능에 충실한 니거다. 이 두 니거의 공통점은 머리가 나쁘고 정신상태는 미숙하다. 즉 흑인 남성들은 어렵고 복잡한 지적 활동을 할만큼 영리하지 못하다고 백인들은 못박는다. 작가는 작품에서 이러한 백인들의 생각에 일침을 가한다. 흑인도 미국인이라는 작가의 부르짖음은 일종의 저항이기도 했다. 백인의 압제에 대한 항거였다. 그러나 작품의 주인공 비거는 특별하지 않다. 한국 사회 어딘가에도 비거가 존재한다. 가난 속에서 태어나 교육 기회를 박탈 당한 채 평생 일만 하다가 죽어가거나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증오를 불태우는 인물이 존재하는 거다. 자신이 어디에 와 있는지 어떤 존재인지 깨닫지 못하고 그 거대한 권력 구조, 사회 구조를 아무리 이야기해주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태극기 부대같은 존재로 ...

 

 

 

014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 미국의 아들(Native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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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발간된 우수하고 의미있는  100   열네번째 ,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 미국의 아들(Native Son)’ 시작합니다. 리처드 라이트는 어려서부터 목격한 수많은 실제 비거들을 바탕으로  미국의 아들(Native Son) 주인공을 창조했습니다.

 그러면,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 미국의 아들(Native Son)’ 속으로 빠져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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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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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미국의 아들(Native Son) 작가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 삶을 살펴봄으로서 작품의 이해도를 높여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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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너새니얼 라이트(Richard Nathaniel Wright, 1908 9 4~1960 11 28) 1908 9 4일에 미시시피 나체즈(Natchez) 있는 러커스 플랜테이션(Rucker's Plantation)에서 태어났습니다. 조부모는 미시시피주의 해방 노예 였으며 리처드가 5 되던 해에 아버지가 집을 떠나 리처드는 식당 종업원 등을 하며 친척집을 전전하며 가난하게 자랐습니다. 할아버지 집에 살때는 같이 살던 이모부가 백인에게 살해당하기도 했고, 리처드가 실수로 불을 내는 바람에 리처드의 엄마는 리처드를 기절할때까지 때리기도 했습니다. 7살때인 1915년에는 감리교회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 보내지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어렵게 생활하였고 1925 중학교를 졸업하였으나 고등학교는 몇주 다니다 그만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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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이주 대열에 합류해 처음에는 테네시 멤피스로 이주했다가, 1927 시카고로 이주하여, 우체국, 보험회사, 병원  지에 일하며 생계유지를 하며 연방작가 프로젝트(Federal Writers’ Project)’ 통해 글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1930 대공황의 여파로 계속된 실직으로 인한 가혹한 삶과 시카고의 흑인들을 다룬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하여 흑인 잡지에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1932 공산당 당원이 되었고, 1933 시카고의 공산당이 후원하는 좌파 문학작가와 예술가들의 모임인  리드 클럽(John Reed Club)’ 가입하여 혁명시를 발표한 후에는 클럽의 사무국장이 되었습니다. 1937 뉴욕으로 이주하여 공산당 기관지인 데일리 워커(Daily Worker)’ 할렘판 편집인으로 활발한 기고활동을 하며 미국작가동맹(League for American Writers)’ 부회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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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흑인은 인간으로서의 존재가 부정되는 나라에서 어떻게   있을까?'라는 의문에 바탕을  4편의 단편을 수록한 중편소설집  아저씨의 자식들(Uncle Tom's Children)’1938년에 발표하면서 부터입니다. 1편을 제외한 모든 작품들에서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추구하는 주인공의 노력은 죽음으로 끝납니다. 1939 8, 리처드는 러시아 유대인 출신의 현대 무용 교사인 디마 로즈 메드만(Dhimah Rose Meidman) 결혼했지만, 1 만에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1940 백인에 대한 항의 소설인 미국의 아들(Native Son)’ 출간하자 '이달의 '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미국의 아들 에서는 작품의 배경이 시카고로 옮겨집니다.  책은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1941 오슨 웰스에 의해 브로드웨이에서 상연되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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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 3 12, 그는 브루클린 출신의 공산주의 간부인 엘렌 포플라(Ellen Poplar) 결혼해서1942년에 줄리아(Julia) 1947년에 레이첼(Rachel)  딸을 두었으며 여생을 함께 하였습니다. 1951 아르헨티나에서 만든 미국의 아들(Native Son)’ 영화에서는 작가  신이 비거 토머스 역을 맡았습니다. 라이트가  가장 뛰어난 중편소설 지하에 살았던 남자(The Man Who Lived Underground)’ 초기본은 1942년과 1944년에 각각 선보였으며, 최종판은 사후 1961년에 발간된 작품집 여덟 남자(Eight Men)’ 실렸습니다. 흑인 주인공의 부조리하고 고립된 지하 생활은 리차드의 후기 작품을 특징짓는 실존주의를 예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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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 전쟁시 정부의 협력을 강조하고 흑인 문제를 주변화하는 공산당에 불만을 느껴 공산당을 떠났습니다. 1945년에는 소년시절과 성년기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적 소설로 흑인 차별의 현실을 폭로하며 흑인의 권리를 주장한 흑인 소년(Black Boy)’ 내놓아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1946 프랑스 초청으로 파리를 방문하여, 1947 이후 파리에서 영구 이주자로 살며, 많은 저작활동과 아프리카 문제  흑인 관련 활동을 하였습니다. 프랑스에는 마르티니크 출신 정신의학도 프란츠 파농이 있었고, 그는 리처드에게 깊은 영향을 받아 흑인의 심리와 폭력의 문제를 숙고하는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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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리처드는 미국 최초의 실존소설로 일컬어지는 방관자(The Outsider)’에서는 자신들을 받아주지 않는 분열된 사회에서 흑인 들이 깨어 있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방관자 다음에 나온 3편의 소설은 호평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외에 저작물로는 1957년에 출판한 흑인으로서 평등의 권리를 주장한 강연집 들어라! 백인들아(White Men, Listen!)’ 등이 있습니다. 리처드 라이트는 52세의 나이인 1960 11 28 파리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자서전적인 미국의 탐욕(American Hunger)’ 그가 죽은 뒤인 1977년에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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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는 1939년에 구겐하임 펠로십(Guggenheim Fellowship) 수상했고, 이에 힘을 얻어 1940년에 충격적인 소재와 이전에 찾을  없었던 무서운 시각이 드러나, 출간과 동시에 미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미국의 아들(Native Son)’ 소설과 1945년에 리차드의 자서전적 소설 블랙 보이(Black Boy)’ 써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1947년에는 미국에서 거부당한 개인의 자유를 찾아 파리로 이주하여, 1953년에 아웃사이더 집필하며 공산주의와 결별하고 공산주의와 파시즘을 비판하였습니다. 미국의 아들(Native Son) 오손 웰즈의 제작과 감독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리처드의 사후에 미시시피 고향집과 시키고 거주지 그리고 파리의 거주지는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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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들(Native Son, 1940) 내용과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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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들(Native Son)  흑인 청년이 우발적으로 상류층 백인 여성을 살해하고 백인 경찰과 자경단에게 쫓기게 되면서 백인 세계와의 관계를 통찰하는 과정을 철저히 흑인의 시각에서 묘사했습니다. 미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집약된 도시 하층민 흑인들의 삶을 여실하게 그려냄으로써 흑인들이 처한 전형적 상황을 재현할  아니라, 미국사회가 지닌 모순의 핵심을 파헤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수차례 연극과 영화로 각색되며 숱한 화제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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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의 흑인 주인공 비거 토마스(Bigger Thomas)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에 사는 빈민층 청년입니다. 사우스 사이드는 흑인 거주지역으로 백인 임대업자는 다른 곳보다 비싸게 세를 놓고 다른 구역에서는 흑인에게 세를 주지 않습니다. 비거는 어머니, 남동생, 여동생과  방에 사는데 어머니와 여동생이 옷을 갈아입을 때는 비거와 남동생이 고개를 돌리고, 비거와 남동생이 옷을 갈아입으면  반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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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등쳐먹는 날건달로 살던 비거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복지사업소를 찾아갔다가  좋게도 백인 백만장자 돌튼씨의 호의로 그의  운전수로 취직하고 그날  그의  메어리를 모시고 학교까지 데려다 주게 되었는데 메어리는 방향을 바꾸라고 하더니 자신의 남자친구인 공산주의자 장을 만나 흑인들에게 접근하고자 함께 흑인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신 다음  사람이 취해 정신을 잃자 비거는 그들을 차에 태워 집에 돌아옵니다. 메어리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비거는 그녀를 침실로 옮겨놓다가 돌튼 부인이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비거는 메어리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부인이 오해할까 두려워 엉겁결에 메어리를 죽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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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는 메어리의 사체를 절단해 집안 지하실 난방로에 넣어 소각합니다. 비거는 자신의 여자친구인 벳시를 몰래 만나 사건의 전말을 고백하고 함께 사건을 희생된 여성의 공산주의자 남자친구가 저지른 납치극으로 꾸며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편지를 씁니다. 기자들이 몰려들고 우연히 난방로의 재를 치우던 기자가 뼈를 발견하게 됩니다.  집에서 도망쳐서 숨어지내던 비거는 붙잡힐 것이라는 공포심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벳시를 죽여버리고 도망치다가 잡힙니다. 그는 백인 여성 메어리를 강간하고 죽였다는 제목으로 기소당하고 공산당계 유대인 변호사 맥스의 변론에도 불구하고 사형선고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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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으면 비거는 사형당해 마땅한 인간쓰레기구나하고 생각하게  겁니다. 검사가 노리는 것도 겉으로 드러나는 그의 행위입니다.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불쌍히 여겨 운전수로 채용해주었더니 백인 주인 딸을 강간하고 죽이기까지 ? 이런 자는 사회의 악이므로 하루 빨리 제거해야만 안심할 수있다'라는 것이 검사의 주요 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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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돌아가보면, 비거가 사는 집은 바로  백인 백만장자가 세놓은 집입니다. 함께 산다고 보아야 마땅한 쥐는 거의 사람을 물어뜯을 정도로 포악하고 난방도 거의 되지 않는 집은 낡아 삐걱거립니다.  백인 백만장자는 흑인들을 위해 오백만달러라는 거금을 기부한 사람으로 뉴스에서 다룰 정도로 거물인사입니다. 그는 또한 흑인들을 위해 탁구대를 기부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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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는 기부로 인해 신문에 실리고 뉴스에 등장하며 사람들에게서 자선사업가로 칭송받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흑인을 착취하는 사랍입니다. 비거처럼 사우스 사이드에 사는 흑인에게는 임대료를 백인 구역과 동일하게 내리고, 겨울이면 난방을   해주는 편이 훨씬  실질적인 도움이 될겁니다. 그러나 백만장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의 소득은 사우스사이드 부동산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임대료인하는 소득이 줄어들게 되고, 이런 행위는 신문지상에 실리지 않으므로 실익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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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메어리는 비거에게 노조에게 가입하라고 권하지만 비거는 노조가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메어리와 남자친구 장은 흑인 구역으로 차를 몰고  흑인 식당에서 음식을 함께 먹고 술을 권하지만 비거에게 이런 행위는 몹시 불편하기만 합니다. 결국 술에 취한 그녀를 살해하고 그로 인해 그의 존재가 알려지게 됩니다. 신문은 그의 행위를 다루기 시작하고 그는 난생 처음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며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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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는 뿌리 깊은 인종주의 속에서 이전에 보지 못한 유형의 주인공입니다. 비거는 애초 백인 가게를 터는 것조차 무서워해 친구에게 싸움을 걸어 계획을 무산시켰던 소심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백인을 살해한 후에는 후회나 죄책감이 아니라 처음으로 자유로움과 성취감을 느끼고, 새로운 범죄들을 대담하게 실행해 나갑니다. 비거는 체포된 후에는 깊이 골몰하더니 결국 살인이 스스로를 위한 일이며 옳았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사이코패스 같은 전개일  있지만  소설을 읽는다면 심각해 질수 밖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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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자신 관련 기사를 샅샅이 찾아 읽으면서 그는 처음으로 자신에 관해 의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공산당계 백인 유대인 변호사 맥스는 비거가  살인을 하게 되었는가를 조목조목 대신 변호해줍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혹은 일을 하더라도 허드렛일밖에   없는 흑인들의 처지, 교육을 받을 돈이 없어서 비행사가 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조건, 사업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럴  없었던 형편등을 거론하고 사회가 흑인에게 가해온 압제를 낱낱이 대변해줍니다. 흑인은 가난하게 태어나 일생토록 뼈빠지게 일하지만 겨우 생계를 꾸려가는 수준으로 살아가다가 역시 가난을 아이들에게 물려준  죽을  밖에 없는 사회적 상황을 묘사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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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는 자신의 변호사가 하는 말을 절반쯤 이해할 뿐입니다. 그가 자랑스러웠던 것은 백인 변호사가 자신을 위해 변호를 한다는 사실일 , 그는 근본적으로 왜곡된 사회구조, 백인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울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또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하나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태어나서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자신의 처지를 알지도 못한  살다가 죽어가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죽음의 상태입니다.  사회적 죽음의 상태는 비거뿐 아니라 모든 흑인이 살고 있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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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상태는 더욱 열악해 일하지 않으면 아프고, 아프지 않으면 골치 아픈 일이 생긴다는 벳씨의 말처럼 평생토록 일을 해야하고 주인의 비위와 남자흑인의 비위를 맞추면서 살아야 하는 겁니다. 비거는 자신이 그동안 욕망을 해소해온 상대인 벳씨에게 어떤 사랑도 느끼지 못합니다. 남자에겐 여자가 있어야 하니까 벳씨를 가졌을 뿐이라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젊은 흑인 남성에게 흑인 여성은 욕정 해소의 대상이고 위협해 자신의 행동반경으로 끌어들이는 하수인일 따름입니다. 금방 사랑을 나누었음에도 불구하고 잠든 벳씨를 벽돌로 내리쳐 죽이는 비거의 행동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습니다. 죄의식으로 메어리를 죽이고 나서 난방로의 재를 치우지도 못했던 것과는 사뭇 딴판으로 흑인 여성은 동일 인종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축에도 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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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아들(Native Son) 소설의 내용이 2022년도에는 진부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흑인도 생각할  알고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이 특별할  없습니다. 흑인이건 백인이건 황인종이건 인종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은 인간입니다. 그러나 당시 소설을 읽은 백인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흑인들은 보이, 흔히 혼혈 삼보로 일컬어지는 정신적으로 미숙한 아이로만 치부되었기에 복잡한 심리 묘사는 충격이었던 것입니다. 한편으로 백인의 흑인에 대한 우월의식이 얼마나 잘못  것인지를 유감없이 드러내주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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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람이고, 우리도 미국인이다라는 것이 미국의 아들(Native Son)’ 주제입니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억압받아 사람답지 못한 대우를 받고 살아왔지만 사실 우리도 백인과 다름없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소설의 제목이 미국의 아들(Native Son)’입니다. 예전에는 토박이라고 번역되었지만 미국의 아들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한 번역입니다. 한국인의 느낌으로는 미국의 아들  실감날것이고, 미국인의 입장에서는 토박이 실감이 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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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숨돌릴 틈도 없이 진행됩니다. 비거의 의식상태는 읽는 이를 빨아들여 원서로는 349, 번역서로는 상하 2, 거의 600여쪽에 이르지만  놓을 틈을 주지 않습니다.  작품은 공포’, ‘도주’, ‘운명 3부작으로  장편소설입니다. 노예 해방은 되었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미국의 백인 중심 사회에서 흑인이 겪는 처절한 삶의 고통을 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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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 이후 흑인이 해방되어  이상 백인들은 그들의 지배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백인들의 인종차별은 미국 전역에 깔려 있었고, 특히 남북전쟁  패배한 남부 백인들은 흑인들을 암살하려는 목적으로 ‘KKK 조직하여 폭력을 일삼아 왔습니다. 주인공 비거는 이런 백인들의 학대에 대한 증오심과 공포심에서 살인할 의사도 없으면서 백인 여자를 살해하게 됩니다. 그는 백인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교수형장에서 비거는,

흑인들이 오늘의 운명을 강요받는  2, 3 비거는 계속 나올 것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비거는 바로 인종차별에 의한 희생양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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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들(Native Son, 1940)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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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에 간행된 미국의 아들(Native Son)’ 예전에 한국에서 토박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가 요즘은 미국의 아들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습니다. '토박이' 사전적 의미는  지역에 오래도록 뿌리박고 살아온 사람을 뜻합니다. 한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뿌리박고 생업을 갖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왔으니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올바른 대우를 받지 못하고  심부름이나 하는 막일꾼으로만 살아야 한다면 토박이로서의 의미는 무색해지고 말겁니다. 리처드 라이트의 미국의 아들(Native Son)’ 바로  점을 지적한 소설입니다. 미국에서 흑인은 200여년동안 백인과 다름없이 나라를 위해 일하고 봉사해왔습니다. 그럼에도 20세기 초반까지도 흑인들은 그늘에서 백인의 강압에 의해 소리내지 못하는 침묵의 소수로 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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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는  미국의 아들(Native Son)’소설을 통하여 미국의 1930년대 흑인의 실상을 자세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토박이라는 보편적인 번역보다는 흑백의 갈등이 첨예했던 미국이라는 지역을 포함한 미국의 아들 한국인으로서 이 작품을   이해할  있다고 생각하여 이곳에서는 제목을 미국의 아들 하였습니다. 백인들이 보는 흑인 남성은  가지, ‘착한 흑인 나쁜 흑인으로 나뉩니다. '착한 흑인' 엉클 톰처럼 죽을 때까지 백인에게 순종하는 유순한 흑인입니다. '나쁜 흑인' 툭하면 백인 여성을 강간할 마음을 먹는 본능에 충실한 흑인입니다.   흑인의 공통점은 머리가 나쁘고 정신상태는 미숙합니다.  흑인 남성들은 어렵고 복잡한 지적 활동을 할만큼 영리하지 못하다고 못박아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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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백인들의 생각에 일침을 가한 것이 미국의 아들(Native Son)’ 주인공으로 부유한 백인 여성에게 반감을 갖고 가난한 흑인 여성을 하찮게 여기는 남성 흑인인 비거 토마스(Bigger Thomas)입니다. 주인공 비거 토머스는 우발적으로 백인 소녀를 죽이게 되면서부터 그때까지 막연하게 느끼던 백인들의 적대감을 분명히 인지하게 됩니다. 리처드는 어려서부터 목격한 수많은 실제 비거들을 바탕으로  주인공을 창조했습니다. 아이들을 때리고 장난감을 빼앗으며 행복해하는 소년,  갚을 생각 없이 백인에게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소년, 직업도 없이 인종적 금기를 깨트리는 것을 낙으로 삼은 조울증 환자, 전차의 백인 좌석에 무임승차해 자신을 쫓아내려는 차장을 칼로 굴복시킨 흑인  사례는 너무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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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는 흑인만은 아니었습니다. 리처드는 저들의 빅벤과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가리키는 런던 망명 시절의 레닌에게서도 비거를 발견했고, 나치 독일의 기록에서 마커스 가비 같은 지도자와 군대를 원하던 시카고의 비거를 떠올렸습니다. 어긋난 사회의 산물이자 박탈당하고 뿌리뽑힌 비거들은 현상 유지만 제외하고는 무엇이든 택할  있는 존재들이었습니다. 비거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고통받는 민중의 전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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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Hip Hop) 속에 담긴 미국의 아들(Native Son)’ 주인공 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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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베이(Yasin Bey, 1973~), 탈립 콸리(Talib Kweli, 1975~), 힙합듀오인 블랙 (Black Sheep), 사울 윌리엄스(Saul Williams, 1972), 미국 롹 밴드인 RATM(Rage Against the Machine)처럼 지성있는 미국의 뮤지션들이 가사에서  작품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소설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불안과 분노를 공격적으로 표현하는 비거와 같은 캐릭터들은 (Rap)과 힙합(Hip Hop)가사에 넘쳐납니다. 흥겨운 파티 대신 무거운 사회적 주제를 다룬 최초의 힙합곡인 그랜드마스터 플래시   퓨리어스 파이브(Grandmaster Flash and the Furious Five) 1982년작  메시지(The Message) 빈곤과 절망이 지배하는 환경에서 범죄자를 동경하고 결국 감옥에서 자살하는 비거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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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사망할 때까지 끊임없이 세계와 불화했던 투팍 샤커(Tupac Ahakur, 1971~1996) 1992 녹음한 체인지스(Changes)에서 이렇게 묻습니다. “모든  그대로네. 아침에 일어나  자신에게 묻지. 사는  가치가 있을까? 나를 쏘아버려야 하나? 가난은 지긋지긋하고 게다가  흑인. 속이 쓰려오니 훔칠 지갑을 찾게 되네.” 가장 공격적인 힙합의 비거는 1980년대 중반 등장한 갱스터 랩에서 나타납니다. 자칭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그룹 N.W.A.(Niggaz Wit Attitudes) 비디오에서 마루틴 루터  목사의 18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적힌 종이를 찢어버리며 등장해   폴리스(Fuck Tha Police) 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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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리얼리티 이라고 부른 이들의 가사에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 욕설과 폭력, 여성비하가 난무했는데, 실제로는 상당 부분 상업적 동기로 부풀려진 내용이었고 가사를  아이스 큐브(Ice Cube, 1969~) 곡을  닥터 드레(Dr. Dre, 1965~) 갱단 출신도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실업과 마약, 폭력이 넘쳐나는 LA 흑인 거주 지역 출신 젊은 남성의 소외감과 분노를 온전히 표현했고, 백인 중산층 청소년들까지 열광시켰습니다. 한편에서 주류사회는 경찰을 죽이자는 가사에 경악했는데 여성 비하나 폭력을 떠벌이는 모습도 많은 논란을 만들어냈습니다. 결국 갱스터 랩은 뒤틀린 흑인 사회가 미국에 보내는 위험신호였지만 이는 무시되거나 금지됐고,  결과는 불행히도 많은 피해를 낳은 1992 4월의 LA 폭동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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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안 포르드프랑스의 마르티니크 출신 정신과의사인 프란츠 파농(Frantz Fanon, 1925 7 20~1961 12 6) 라이트에게 감명을 받아 흑인의 심리와 폭력의 문제를 숙고하는 작품들을 남겼는데  프란츠 파농의 작품들은 다시 미국으로 전해져 휴이 뉴턴(Huey Percy Newton, 1942.2.17~1989.8.22) 비롯한 젊은 혁명가들을 깨우쳤고, 이들은 1966 블랙팬더당(Black Panther Party) 결성하고 자기방어를 위한 흑인의 무장을 주장했습니다. 블랙팬더 당원 중에는 테러 계획 혐의로 체포되어 임신한 상태로 법정 투쟁을 벌이던 아페니 샤커(Afeni Shakur, 1947.1.10~2016.5.2) 있었습니다. 그녀는 1971 훗날  스타이자 문제 인물이  투팍 샤커(Tupac Ahakur, 1971~1996)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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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날 가장 빛나는 래퍼인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1987.6.17) 2015 투팍 샤커가 인용했던 흑인 문학작품에서 제목을   블래커  베리 발표했고, 인종주의와 폭력, 위선의 문제를 탁월하게 그려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곡에서 그는 흑인 공동체를 파괴하는 미국 사회에 대고 네가  살인자로 만들었지. 진짜 검둥이의 해방이다라고 외칩니다. 그다음에는 놀랍게도 비거인 내가 쏜다 해석될  있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리처드 라이트의 미국의 아들(Native Son)’ 주인공 비거 토머스를 의식하고 가사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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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들(Native Son)과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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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라는 리차드 라이트의 부르짖음은 일종의 저항이기도 했습니다. 백인의 압제에 대한 항거였던 것입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도 비거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한국사회 어딘가에도 비거가 존재합니다. 가난 속에서 태어나 교육 기회를 박탈 당한  평생 일만 하다가 죽어가거나 자신을 받아들여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증오를 불태우는 인물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존재인지 깨닫지 못하고  거대한 권력 구조, 사회 구조를 아무리 이야기해주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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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리처드 라이트(Richard Wright) 장편소설 미국의 아들(Native Son)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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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 중에는 '바람재들꽃'의 '희야' '이명'라는 분이 올리신 독후감을 많이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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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ldwin-native-son.original.pdf

 

 Native Son.pdf

 

 Native-Son.pdf

 

 nativedarkness.pdf

 

 note-nat-son_Harlem-Ghetto.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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