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5_80년5월18일

성숙한 한국 시민사회에 못 미치는 미성숙한 한국 정부

忍齋 黃薔 李相遠 2016. 9. 30.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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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을 떠나던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에 비교하면 한국국민들의 수준이 선진국을 능가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성숙한 시민의식 수준은 이 페이스북을 떠나지 못하게 만듭니다. 한국을 지배하는 정치가들과 지도층 인사들의 수준이 그에 걸맞도록 성숙하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한 여의사의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를 읽으며 '성숙한 한국 시민사회에 못 미치는 미성숙한 한국 정부'가 늘 아쉽기만 한 오늘입니다.


SeungAh Jeon

우리나라 최초의 법의학자이신 문국진 교수님에게서 첫 법의학 강의를 듣던 때가 무려 25년 전인데, 세월이 흘러 이제 25년차 의사가 되어버린 구닥다리인 나조차도 정확하고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시험에도 자주 나왔다. 
첫 강의 시간에 어찌나 단호한 어조로 가르치셨는지 지금껏 교수님이 예를 든 모종의 실수를 한 적도 없다. 
그게 뭐냐면 사망진단서에 직접 사인, 중간 선행사인, 선행사인을 쓰는 법에 대한 것이다.

영광스럽게도 우리나라 법의학계의 산증인이신 노교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당신으로부터 법의학을 배운 너희들은 나중에 의사가 되어 '직접사인' 칸에다가 '심폐정지' 따위나 쓰는 짓을 하지말라고 하셨다. 
" 인간이 죽을 때 심장과 폐가 정지되지않고 죽는 법이 있답니까? 무엇때문에 죽든지간에 , 죽을 때엔 결국 심장마비 호흡정지로 죽는 겁니다. 그걸 가지고 심폐정지를 직접사인에다 쓰는 건 틀린 것이니 여러분들은 정확히 숙지하세요. "

말하자면 인간은 누구나 어떤 외상이나 질병에 의해 입원하여 안좋은 코스를 밟다보면 감염도 생기고 그에 따라 균이 피를 통해 돌아다니는 패혈증에 빠져 상태가 심각해지면 다발성 장기부전에 이르게되니 급성신부전도 오고 폐렴이 병발되며 급성호흡부전상태와 심장마비를 초래하여 사망하는 것이다. 만일 폐렴으로 인한 호흡부전상태로 사망하면 그게 직접 사인으로 명기되어야하고, 중간선행사인은 폐렴이 오기전 상태라든가 신부전이라든가 타 장기의 감염이 될 것이고 , 그 환자의 진정한 선행 사인은 애초에 심각한 골절이나 외상, 당뇨 합병증 고혈압 등등 중에 개인에 따라 해당되는 것이 될 것이다.

김일성 김정일 김대중 대통령도 비슷비슷한 코스를 밟았고 우리 주변에 흔히 보는 할머니들이 겨울철에 넘어져 대톼골 골절을 입어 응급 수술을 하게 되면 1년이내 사망률이 50프로를 넘는다. 수술을 하면 자리보전하고 누워있게 되고(bedridden 상태라고한다 ) 감염이나 폐렴도 올 수 있고 기존 질환과 고령으로 인한 의학적 조건들이 악화되어 결국 사망할 땐 누구나 마찬가지로 다발성 장기부전이나 신부전, 심폐정지로 사망한다. 
그렇다면 그 할머지는 넘어져서 골절을 입게되어 사망까지 이르게 된 것인가 아니면 심폐정지나 신부전때문에 죽은 것인가? 
그 죽음의 전개 과정은 환자의 의무기록이나 치료담당의사의 치료내용과 반응에 대한 그 모든 검사자료들을 통해 명확히 알 수 있다. 
그 할머니를 부검해서 사망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헐... 
폐렴 합병증으로 죽은 할머니를 부검하면 대퇴골 골절이 사인이었다고 나올 것 같은가 ? 
물론 죽음을 분석하여 삶을 추리해내는 神技 와 예술과 정치적 철학과 용기가 겸비된 부검 소견서가 가능하다면 된다. 
그 과정 결과에 이르기까지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이 얼마나 사람을 말려죽이고 지리멸결하며 처절하게 사건을 뭉개고 김빠지게 할려나. ....그러려는 전초전이잖나...

에라이. . . 
25년전 법의학 시간에 배운 명확한 사실 한 가지로도 사망진단서의 사인을 보면 소가 웃을 일이지만 , 국민 알기를 얼마나 개똥같이 알길래 저렇게까지 사실을 뭉개면서 두려움없이 뻔뻔하게 공을 유족측에게 떠넘기고 물타기를 하며 시간을 끌려하는가. .

이미 다른 분들이 다 아는 이야기지만서도 진작 쓰려던 글이 2~3일간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느라 도저히 시간이 안나 이제야 김빠진 콜라같은 글을 썼다. 
문국진 교수님 법의학 강의는 정말 재미났었고 머리에 쏙들어오게 가르치셔서 (사실 법의학 내용 자체가 수사드라마를 방불케하여 아무도 조는 사람이 없었다) 의사생활 25년과 법의학 시험문제 풀때 나는 단한번도 직접사인을 심폐정지라고 쓰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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