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7_20세기100선

[톨스토이의 신부 세르게이(Father Sergius)]

忍齋 黃薔 李相遠 2017. 1.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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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자의든 타의든 시국과 관련하여 길게 까막소를 다녀오면 명문대 출신들은 정치입문을 준비하고 떨거지대 출신들은 먹고 살기위해 자신의 종교에 따라 목사나 스님이나 신부의 길을 생각한다. 나도 한국에서는 지잡대 출신이라 지인 중에는 중견 목사 스님 신부님들이 제법 있다. 

막노동으로 삶을 마치지 않으려면 그나마 직업으로서 성직자가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난 천주교인으로 도망 다닐 때 신부님들 신세를 제법 졌고 또 잡혀서 고문 받을 때는 쇠파이프로 뒤통수를 맞아 혼절하여 임사체험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귀신을 보고 퇴마기술도 좀 배웠다. 불가나 무속에서는 귀신과 소통을 하지만 성서 말씀에 귀신을 내치라 하여 퇴마가 천주교의 가르침이다. 

한국 신부님 중에 퇴마신부님이 없어서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몇몇 큰 신부님들은 작정하고 나를 퇴마신부로 키울 꿈에 부풀기도 하셨다. 그런데 난 불량품이었다. 난 여자 맛을 이미 알았고 톨스토이의 신부 세르게이(Father Sergius)가 되기에는 애진작에 터버렸다. 혹시 페이스북 친구들 중에 아직 톨스토이의 신부 세르게이(Father Sergius)를 읽어보지 못한 분이 있으면 반푼이 칠푼이가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즘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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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세르게이(Father Sergius)는 톨스토이(Leo Tolstoy, 1828-1910)가 환갑이 넘어 1898년에 쓴 단편소설이다. 내용은 니콜라이 1세 황제가 시종 무관으로 점찍어 놓은 사관생도 스테판 카사츠키는 황후가 아끼는 귀족여인과 약혼을 하게 되어 꿈에 그리던 최상류층에 다가선다. 그런데 결혼식 2주 전 5월 스테판은 보리수 밑에서 약혼자의 고백을 듣는다. 

약혼자는 스테판을 너무 존경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스테판을 속일 수가 없다며, 자신이 황제의 정부였음을 고백한다. 스테판은 충격 속에 수도원에 들어가 세르게이 수사신부가 되었다. 은자생활 6년 만에 자신의 동굴로 찾아와 유혹하는 여인에게 문을 열어주기 전에 도끼로 자신의 손가락을 내리친다. 문이 열렸을 때 사제복을 타고 흐르는 깍두기 국물을 보고 감동 감화되어 그 여인은 1년 뒤 수녀원으로 들어간다. 그 후 큰 신부님 된 스테판은 병자도 고치고 이래저래 좋은 일도 많이 하면서 수도사제의 길을 걸었다. 

톨스토이가 죽고 난 뒤 시신을 수습하다 등받이 소파에서 원고가 발견된 1911년 유고작 악마(The Devil)에서 성적으로 유혹하는 여인들을 악마로 묘사한 것으로 보아 톨스토이는 성욕에 관심이 많았던 거 같다. 그리고 지나고 나면 하찮은 그런 성욕임을 이야기했으니 훌륭한 문인으로 추앙을 받을 터이다. 중 늙은이가 되어 쭈글쭈글 흉측하게 살가죽만 남아가지만 서도, 난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런 악마(?)들의 유혹을 이겨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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