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난 사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고등학교 때 국사, 대학 때 인류문화사 같은 것도 성적이 그리 좋았던 기억도 없다. 1980년대 말 미국유학을 하면서 독신자 아파트 같은 건물에 있던 사학을 전공하던 터키 친구가 술자리에서 풀어놓은 고구려와 돌골의 역사 이야기로 돌골과 고구려가 서로의 기층민중이고 건국설화도 함께 한다는 이야기와 그 돌골이 바로 수백만 리 떨어진 터키라는 이야기를 듣고 두서없이 인터넷에 올려 재탕 삼탕 사탕하며 인터넷 친구들과 신기해 보기도 했다. (참고 1: http://blog.daum.net/enature/15851616)
또 스리랑카에서는 사찰의 대웅전이 환웅전이고 우리의 환웅을 모시는 것으로 그 기원이 한국의 고대사에서 이어진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내 재주로는 실마리를 풀어내기가 여의치 않아 세월만 흐르고 있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니 온통 역사에 관련된 것들만 눈에 들어온다. 그중에 한국의 근현대사는 여러 자료와 함께 눈앞에 펼쳐진다. 고맙게도 모든 자료가 다 있다. 그런데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이 분야는 이게 돈 싸움이다.
한국의 근현대사는 대부분의 의미 있는 인물이나 사건이 사회 주의계열 인사들이 많이 있고, 진실이 드러나길 원하지 않는 집권자들이 정권을 찬탈하여 왔기에 국가적인 차원의 사료 발굴은 미미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제도권 역사교육은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자칭 사학 연구가는 좁은 땅 한국에 차고도 넘친다. 그런데 이분들은 별다른 호구지책 없이 특별한 연으로 특정 인물이나 사료수집에 매진해 왔기에 자료공개를 극도로 꺼린다.
그리고 그 자료들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완전히 보상받기 전에는 불타 없어지는 한이 있어도 공개를 하지 않을 태도들이다. 그리고 실제로 귀중한 사료들이 보관 부주의로 인해 좀이 슬기도 하고 소장자의 죽음으로 후손들이 쓰레기 처리하여 망실된 경우를 많이 확인하기도 하였다. 기본이 되어 있지 못한 고약한 자칭 사료 수집가들인 셈이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은 반드시 역사가 보복한다.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고 했던가. 내 부모님의 중매를 섰던 조선 공산당 창립자 독립지사 지운 김철수 선생의 자료를 늦게 남아 모아보려다가 과한 보상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자료가 손상되고 망실된 걸 보았다. 우리 민족이 반목과 질시를 유전자에 가지고 태어난 민족이 아니길 간절하게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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