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4_외국이야기

What? 일본과 화해해며 쎄쎄쎄 잘 지내보라구요???

忍齋 黃薔 李相遠 2019. 5. 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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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모사드'는 아직도 집요하게 나치 전범들을 찾아다닙니다. 그리고도 매년 전 유대인을 대상으로 '나치 전범을 찾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유대인 수용소의 생존자들의 나치 전범 찾기 노력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사이먼 비젠탈 (Simon Wiesenthal) 같은 이는 남은 일생을 바쳐서 반 오데사(ODESSA) 투쟁을 전개하고 수천 명의 나치 전범을 색출하여 법정에 세우고 처벌을 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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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사(ODESSA)는 2차 세계대전 후 나치 전범을 도망시킨 SS 대원들의 비밀조직입니다. 10여년 전 공개된 1급 비밀문서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중 당시 후안 페론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나치 전범들이 도망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ODESSA’에 1만개의 아르헨티나 여권을 판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2차대전 종전 후 남미로 도주한 나치 전범들은 약 9000명. 이 중 아르헨티나에 5000명, 브라질에 1500~2000명, 우루과이·파라과이에 500~1000명이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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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도 사실과 다르게 함께 도망쳐서 잘 살다가 자연사했다는 그럴듯한 이야기도 돌기도 합니다만 이스라엘 정보부 '모사드'와 사이먼 비젠탈이 만든 사설 단체는 남미는 물론 세상 끝까지 '나치 전범추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힘이 매년 독일 정치지도자가 '홀로코스트' 앞에 무릎을 꿇고 속죄하며 보상에 보상을 거듭하고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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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는 패망 후 독일을 모방해서 칠레로 대거 도망을 쳤습니다. 한국의 정보부가 일제 전범을 추적했을까요? 일제에 피해당한 한국인 그 누가 남은 일생을 바쳐서 일제 전범을 추적했을까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일제 전범보다 간악한 동족 일제 협력자들의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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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는 도망간 일본인들이 대통령까지 해 먹으며 피해당한 한국을 조롱이라도 하는 듯 잘 살다가 자연사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 전문가라는 분이 일본이 제안하고 우리가 고민해 보는 화해를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제안하고 일본이 고민해보는 그런 화해, 그것도 “시간은 우리 편 아냐"라는 협박을 하며 그런 일본과 화해하며 쎄쎄쎄 잘 지내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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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 안타까우면 박노자 교수님이 남기정이란 분의 그 시각을 거론하셨겠어요. 안타까울 뿐입니다. 하긴 일본이 한국을 깔보는 것은 깔볼만 하니 까보는 것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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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로서는 남기정 교수님의 말씀에 있어서는 일차적으로 그 '시각'이 문제입니다. 그 시각의 중심에 국가간의 '관계'가 있는 것이지 제국주의로부터 억울한 피해를 당한 피억압자들, 그리고 존엄 회복을 위한 그들의 '밑으로부터의' 투쟁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자꾸 국가적 외교판에 어떤 노릇을 맡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이런 시각이 불가피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인권에 대한 고려가 뻐져버릴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할 수 있는 시각입니다.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당연히 알고 말죠. 그 현실 속에서는 월남전쟁에서 약 3-4백만 명을 도살한 미국이 나중에 수교시에 월남에 배상하기는커녕 반대로 통일월남으로부터 1975년 이전 남월남이 미국에 진 '채무'까지 변제 받아낸 것이죠. 침략에 대한 사과도 없었고요. 그런 판에 미국, 남한 투자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월남 정부는 남한 군인들의 양민 학살, 부녀자 강간 등등에 대한 남한의 책임을 따지지도 못하는 형세입니다. 주범 국가인 미국이 나몰라라 하고 잘한 것처럼 행세하는데, 종범 국가 대한민국에 떠져봐야 뭘하겠어요? 냉혹한 현실이죠. 그런데다 강간, 학살 피해 생존자들의 존엄회복 투쟁이 계속 지속되는 것이고, 그 투쟁에 많은 양심적인 한국인들도 가세하고 연대하는 겁니다. 지금 당장 어렵더라도 그 투쟁의 힘으로는 언젠가 남한 교과서에서는 퐁니, 퐁넛 학살 이야기는 진실대로 기록될 겁니다. 몇십년이 지날 수도 있지만 사필귀정 될 겁니다. 그리고 아무리 어려운 입장이라 해도 월남 정부는 적어도 경제협력을 '보상'이라고 스스로를 속이고 인민을 속이지 않습니다.

한국 정부도 일본에 대해서 그런 자기 기만을 왜 해야 합니까? 일본은 보상한 적은 없으며 식민화의 불법성을 인정한 적도 없고, 전전 지배층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 자민당의 극우집단이 식민지배 불법성을 인정할 확률도 앞으로도 제로에 가깝습니다. 전범후계자들이 그렇다고 치고, 저로서 중요한 것은 일본시민사회, 운동사회와의 연대 노력입니다. 변화가 오자면 "제국의 후예"로부터 오지 않고 밑으로부터 올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2015년의 "위안부 합의"과 같은 양쪽 지배자들의 반인권적 폭거들은 피해생존자만을 모독한 것이 아니고 그들과 연대해온 일본인들도 경악케 만든 것이죠. "위안부 합의를 찢어버려라"라고 외친 것은 바로 성노예화 문제 연구의 권위자인 吉見義明선생이었습니다. 제게는, 吉見義明선생 같은 양심가들의 존재야말로 한일관계의 바람직한 발전에 있어서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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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남기정 교수 “시간은 우리 편 아냐…한일 ‘역사화해’에 정부 용기내야”
등록 :2019-05-05 09:45수정 :2019-05-05 14:24

〔토요판〕 인터뷰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
한일관계 악화 원인은 65년 협정
냉전 논리에 ‘역사 화해’ 없이 봉합
협정 재해석으로 새 시대 열어야

일본은 식민지 불법성 인정하고
우린 그동안 일본 경제협력을
사실상의 배상으로 인정해줘야

배상 문제 등에 정부 용기 필요
일본의 ‘폭거 운운’엔 단호하되

국민에겐 외교 현실 설명해야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지난 30일 오후 한겨레신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체제의 출발점이 한일관계 개선이다. 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 정부가 용기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넘어갔지만, 한일관계는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인다. 7년째 실종된 단독 정상회담이 오는 6월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열릴지도 아직 불투명하다. 징용노동자 배상 문제로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일뿐더러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한일관계의 복원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를 지난 30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났다. 지난 1일 전화로 추가 인터뷰도 했다.

“우리 정부의 용기가 부족하다.”

일본 전문가인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한일관계에 있어서 안이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일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 까닭은 이전 정부부터 누적된 부분과 사법적 정의에 따른 상황 등 원인이 복합적이지만, 문제 해결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일차적으로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일 정상회담 개최 등 ‘평이한’ 대책을 넘어, 1965년 체제를 극복하는 ‘역사 화해’ 방안을 제안했다. 남 교수는 “시간은 결코 우리 편이 아니다”라며 “징용노동자 배상 문제가 불거진 지금이야말로 근본적인 해결을 시도할 기회”라고 말했다.

-한일관계가 악화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의 위기라고 보나.

“지금의 위기는 과거와 달리 위험하다 싶을 수준까지 와 있다. 현상적으로만 봐도 양국에서 ‘단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로 차갑다. 두 번째는 양국 정상들의 불신이 상당해서 7년간 단독 정상회담이 안 열리고 있다. 더구나 예전에는 정상과 직접 소통할 막후 파이프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난 연말 초계기 사건에서 보듯 우발적 사건이 위기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더 큰 양보를 강요받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징용 배상은 기금 조성으로 해결을

-왜 그런가?

“일본이 가진 카드가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어쨌거나 아베 이후에 상당한 정도의 외교자산을 만들어놨다. 미국과의 관계를 보면, 미일 동맹을 중시하는 워싱턴 주류세력뿐 아니라 트럼프로 대변되는 비주류와도 관계를 두텁게 만드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외에 푸틴과도 20여 차례 만나면서 관계를 쌓았고, 중일 관계도 개선했다. 그런 면에서 일본은 아쉬울 게 별로 없기에 한국에 대해 견딘다는 지구전으로 갈 수 있다. 반면에 우리는 지구전으로 가면 더 많은 외교자산을 동원해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 등 우리가 필요할 때 일본을 끌어들이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한다.”

지난해 UN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9월25일(현지시간) 파커 뉴욕에서 아베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1965년 국교를 수립한 한일관계는 경제적으로는 상호 의존성이 높아지는 등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져 왔지만, 정치 사회적으로는 나아지는 듯하다가도 과거사와 독도 문제 등이 불거지면 곧장 뒷걸음질쳤다. 가장 좋았던 때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1998년)은 두 나라의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켰으며, 노무현 정부 때는 정상 간의 셔틀외교를 정착시켰다. 훈풍이 깨진 결정적 계기는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었다. 일본은 크게 반발했고, 이후 아베 총리가 직접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2013년 12월)하는가 하면 역사교과서에서 위안부와 강제징용에 관한 서술을 삭제하는 등 과거사 반성을 되돌렸다. 박근혜 정부 시절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고 했던 위안부 합의(2015년)가 한국 내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문재인 정부 들어 ‘치유·화해재단’이 해산(2018년)된 것도 한일관계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일제에 의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에 대한 배상 판결이 우리 대법원에서 나왔다. 일본 정부는 배상금 지급을 위해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의 한국 내 자산이 매각된다면 보복하겠다고 하고 있다.

-지금 가장 뜨거운 문제가 징용노동자 배상이다. 피해자들은 새 일왕이 즉위한 날(1일) 압류재산에 대한 매각명령 신청을 법원에 냈다. 매각 절차가 오래지 않아 진행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일본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지만, 관세 부과 등 전면적 보복보다는 상응하는 만큼의 보복조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 국민 정서 등을 감안해서 우리도 추가 대응을 할 가능성이 있고, 일본은 또 보복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기금을 만들어서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방식을 제안했는데.

“최소한 정부가 해야 할 노력을 하라는 것이다. 우리 국내법에 따라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 처리할 경우 저들은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대응할 게 뻔히 보이는 상황이기에 정부가 대응해야 한다. 포스코 등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만들어진 국내 기업들이 먼저 움직이면 일본에서도 빗장을 풀 수 있다. 지금 한국이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일본도 움직일 수 없다.”

-그런다고 피해자들이 하는 현금화 절차를 정부가 보류시킬 수는 없지 않나?

“그들에게 보류하라고 할 수는 없고, 피해자들이 결정할 문제다. 다만 우리 정부로서는 이런 노력을 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다. 지금 정부는 그런 노력 없이 피해자들이 다 알아서 권리를 쟁취하라고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피해자 중심주의는 그런 게 아니지 않나. 우리 정부의 용기가 부족해 아쉽다.”

-무슨 뜻인가.

“위안부 문제나 징용 문제에 대해 다른 해법이나 노력이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 징용 문제가 특히 그렇다. 정의를 세우는 과정에서 피해자 중심주의는 매우 중요하다. 대법원의 판결은 그런 면에서 높이 평가한다. 문제는 그걸 다루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정의를 세우는 데 관심이 없는 상대를 대상으로 외교로 풀 때는 다른 논리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 식민지 문제를 다루는 국제법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제법이 정의를 다 담지 못하는 상황에서 문제를 풀어야 하므로 역사의 정의와 외교의 현실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우리 정부는 두 방향에서 용기를 내야 한다. 일본에 대해서는 역사의 정의를 세우는 노력을, 우리 시민사회에 대해서는 외교의 현실을 설명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즉, 사법 판결에 대해 일본이 폭거라고 했을 때 우리 정부가 강하게 나가서 어떤 점이 폭거이고 국제법 위반이냐고 일본에 따졌어야 한다. 만약 일본이 1965년 청구권 협정을 들어서 국제법 위반이라고 답한다면 청구권 협상에 대한 해석이 뭐냐고 물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일본은 지금까지 한 번도 청구권 협정에 의한 자금이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이라고 인정한 적이 없다. 줄곧 일본이 져야 할 책임과는 무관하게 경제협력 자금이나 독립축하금이라고 했다. 그런 논리라면 청구권 협정을 들어 강제징용에 대한 개인들의 청구권이 종결됐다고 일본이 주장하는 것은 자체 모순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문제를 강하게 따지지 않고 로키로 나갔다. 또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에게 용기를 내서 설명하지 않았다. 뭔가 크게 이룰 것처럼 해놓고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게 지난 2년이다.”

중국의 대일수교 내용은 우리와 달라

-강제징용 배상금의 경우 중국에 대해서는 일본이 인정하고 있는데.

“일본과 수교할 때 맺은 협정 내용이 우리나라와 중국이 달라서 그렇다. 1952년 중화민국(대만)과 일본이 화평조약을 맺을 때 대만의 장개석은 중국 본토에 대한 대표권을 인정받는 대신에 ‘덕으로 원수를 갚는다’며 배상권을 포기했다. 이후 본토의 중화인민공화국(중국)도 1972년 국교수립과 78년 평화조약을 일본과 맺을 때 ‘친선을 위해’ 배상을 포기했다. 즉, 배상을 요구할 권리는 있지만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암묵적인 이해이다. 따라서 중국 측에서 국가가 아닌 개인이 일본의 개인에게 배상을 요구한다면 일본 정부가 이를 막을 근거가 없다. 그래서 양국 정부가 뒤로 물러서고 개인 사이에서 ‘화해’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2차대전 직후 국제법상 배상의 대상국이 애초부터 아니었다. 강대국들은 당시 2차 대전 때 침략당한 나라만 배상 요구권이 있는 것으로 했고, 식민지 국가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때문에 한일수교 협상 때 일본은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을 거부하고, 경제협력만 내세웠다. 결국 배상이 아니라 일본 안에 남은 재산과 미지불 임금 등에 대해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차원에서 청구권 협정이 맺어졌다. 일본은 이를 근거로 배상의 의무도 없거니와 개인의 청구권이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역사의 정의와 외교의 현실에서 균형을 잡는 게 필요하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가 지난 30일 오후 한겨레신문사에서 한일관계 개선과 관련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남 교수는 현재 한일관계가 꼬인 뿌리는 1965년 한일 기본조약이라고 본다. 냉전 논리에 쫓겨 기본조약에서 식민지 문제를 해결하는 ‘역사 화해’가 안 됐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65년 체제의 기본적인 한계로 인해 걸핏하면 서로 다른 요구와 주장이 나와서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과거사 청산을 제대로 해서 한일관계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일 양국이 65년 기본조약에 대해 공동으로 재해석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65년 협정을 재해석하자는 게 어떤 내용인가.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한일관계를 업그레이드하려면 출발점이 되는 65년 한일협정에서 풀어야 한다. 이건 재협상이 아니라 기본조약과 청구권 협정의 해석을 일치시키면 된다. 위안부 합의와 징용노동자 배상 문제가 논란이 되는 지금이 기회이기도 하다. 그 내용은 먼저 식민지 시대에 대해서는 일본이 책임을 보다 명확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2010년 간 나오토의 담화에서 제시한 일본 쪽의 역사인식을 반영해 1910년 한일합병의 강제성을 명시하는 방식이다. 대신 배상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일본 정부가 해온 여러 경제적 조처를 사실상의 배상으로 우리가 인정해주는 것이다. 그동안 한일수교 때의 청구권 자금만이 아니라 사할린이나 피폭자 문제를 풀기 위해 일본이 노력해온 부분이 있다. 이런 양자의 해석 일치는 앞으로 북일 간에 수교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이미 국교 정상화에 따른 경제협력에 합의한 바 있기 때문에, 지금 이대로라면 북한도 일본으로부터 배상이 아닌 경제협력을 받는 것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65년 체제의 반복이다. 이를 피해야 한다. 한일이 먼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의 방식으로 역사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북일 사이에서 확인한 뒤, 남북한과 일본 3자가 공동으로 새로운 역사선언을 함으로써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한국 입장 정리하면 일도 움직일 듯

-일본이 그런 구상에 호응할 뜻이 있어야 논의를 시작해볼 수 있는 거 아닌가?

“개인적으로 일본의 몇 사람에게 이런 제안을 했더니 한국이 그렇게 정리하면 일본도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더라. 우리 쪽도 일본이 그럴 자세가 있다면 하겠다고 한다. 서로 논의해볼 수 있다는 반응이다. 어쨌거나 항구적인 출구를 찾아야 하지 않나. 물론 출구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실천이 핵심이다. 우리 정부가 먼저 움직여야 가능하다. 일본 정부를 설득해서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대한 인정을 이끌어내고, 우리 국민과 시민사회에 대한 설득도 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가기만 기다려서는 아무 것도 안 된다.”

그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루기 위해서도 한일관계부터 풀어가야 한다”며 “6월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는 아베 총리와 단독 정상회담을 열어서 현안을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 서로 견해차가 있더라도 아베를 상대로 계속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인 와다 하루키 교수의 제자인 남기정 교수는 2000년 도쿄대에서 박사학위(‘6·25전쟁과 일본: 기지국가의 전쟁과 평화’)를 받은 뒤 도후쿠대와 국민대 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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