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방원 선생 유품 서화보따리에는 옥산 김옥진 선생의 작품도 있다. 액자나 족자로 보관되어 있던것들은 두형과 누나 여동생이 챙겨가고 남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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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사학위를 받았을때 오랜 친구분인 옥산 김옥진 화백에게 받아 놓으셨던 축하 水仙花(수선화) 부가 있다. 재작년에 내 누나가 액자 족자를 행기다가 찾았다고 알려주었던 그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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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盤露積珠襦重(금반로적주유중)
금반에 이슬이 쌓이니 구슬져 고리가 무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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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佩風生翠帶長(옥패풍생취대장)
옥매에 바람이 생기니 푸른 띄가 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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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날 주려고 받아두셨다가 깜박하고 잊어버리셨거나, 그 사이에 부친에게 치매가 찾아왔나 보다. 이제 학위 받은지도 많은 세월이 흘러 가물거리는데 내 아바지 방원 선생이 미국까지 와서 많이 기뻐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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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 김철수 선생과 의재 허백련 선생은 일본유학시절부터 절친이셨다. 내 부친 방원 선생은 지운 선생의 수행비서(?)로 옥산 선생은 의재 선생의 수제자로 2대에 걸쳐 절친의 인연을 맺었다. 옥산(1927~2017) 선생은 2017년 내 부친 방원(1927~2018) 선생은 2018년에 세상을 등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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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섭 교수님 해설:
金盤露積 珠襦重(금반로적 주유중)
금반에 이슬이 쌓이니 구슬져 고리가 무겁고.
玉佩風生 翠帶長(옥패풍생 취대장)
옥매에 바람이 생기니 푸른 띄가 길도다
.*襦 : 거고리; 유
‘금반에 이슬이 쌓이니 구슬로 저고리가 무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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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佩玉 : 허리에 늘어뜨려 차는 옥돌 장식. 궁중에서 신분을 나타내는 징표였고, 움직일 때마다 서로 부딪치는 소리로 인기척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앞의 金盤과 칠언시의 댓구를 이루어 玉佩로 도치시켰다. 학위 취득을 급제하여 입궐한 것으로 비유한 詩句다.
‘옥패에 바람 일어 푸른 띠 길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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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帶 띠; 대. ‘띠+다’ [형용사화] ‘띄다’는 눈에 띄다.
cf) 尺 자; 척. ‘자+이다 > 재다 [동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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