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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88년 7월 16일 여의도 천주교회 성당에서 혼배성사 겸 혼배미사를 보았다. 내 혼배미사에는 전국성가대회 최우수상에 빛나는 여의도 성당 성가대의 축복 성가가 미사시간 내내 이어졌다. 그 미사에 참석했던 내 친구들 중에는 결혼식을 천주교식으로 하려고 천주교로 개종한 친구들이 여~러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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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각시가 군인이어서 고리타분한 집안어른들의 염려(?)가 많았다. 그래서 난 집안 어른들의 축복을 포기하고 그냥 날을 잡아 혼배미사를 강행했다. 아직도 나와 내 각시는 그때의 상한 기분을 풀지 못한다. 그리고 그해말 미국유학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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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어른들의 결혼 축복을 포기했으니 결혼을 축하하고 기념해줄 걸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내 부친 방원 선생 유품보따리 안에는 내 결혼식 축하 서화며 동양화가 무려 20장 가까이 있다. 내 박사학위 축하 동양화 1편 서화 1편이 보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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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 둘째아들은 의사며 교수인 여인들을 아내로 맞이 했는데, 막내 아들이 군인을 배필로 소개하니 많이 못 마땅하셨을 거다. 그러함에도 옥산 선생이며 취당 선생 등 친구분들에게 막내 아들의 혼사를 알리고 그것을 기념할 동양화며 서화를 받아두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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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도 넘어 이제사 방원 선생 유품 보따리에서 찾게되었지만. 뭐 하긴 다들 자기인생 자기가 사는거지 이런일에 일희일비 한다는게 덧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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