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3. Sciences/33_Energy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忍齋 黃薔 李相遠 2021. 5. 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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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중수소(Tritium)가 문제

- 삼중수는 정상적인 물과 화학적으로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정화가 쉽지 않다.

- 일본은 처리수를 충분히 희석해서 삼중수소의 농도가 방류 허용기준보다 훨씬 낮은 리터당 1,500베크렐로 저감시킬 계획이다.

- 125만t의 오염수를 400배로 희석해서 5억t으로 묽힌 후에 30년에 걸쳐서 느린 속도로 방류하겠다는 거다.

미국 등 여러 국가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를 따른다고 믿는 모양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밝히고, IAEA의 검증 과정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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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 정부가 한국과 중국 등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들을 무시한 채 해양 방류를 결정한 건 문제가 있다. 주변국들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의 수거·정화·희석·방류를 성실하게 실천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하고,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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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앙리 베크렐이 방사선의 존재를 밝힌 이후, 인류는 알파선・베타선・감마선으로 구분되는 방사선이 세포를 파괴하고, 유전물질을 변형 시켜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걸 알게 됐다. 그러함에도 방사선에 대한 과학・기술적인 발전과 이용이 놀라울 정도로 증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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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오염 물질의 크기는 초미세먼지(2.5㎛)의 1만 분의 1 정도이고, 제논-125처럼 독립된 원자 상태로 존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원소들과 화학적으로 결합한 분자 상태로 다양하게 지구상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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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오염 물질은 전기적으로 중성인 경우도 있고, 양전하나 음전하를 가진 이온의 상태로 존재하기도 하고, 기체 상태로 공기 중에 날아다니기도 하고, 물에 녹아있기도 하고, 단단한 고체에 포함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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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 부지에서 흘러나오는 ‘오염수’도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지진해일)로 파괴되어 땅속에 묻혀있는 원자로 3기의 노심(연료봉)에서 녹아 나온 200여 종의 방사성 핵종이 들어 있는 지하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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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섭씨 1,000도 이상으로 뜨거웠던 노심은 현재 차갑게 식어있는 상태다. 사고 직후에는 하루 470t씩 흘러나오던 오염수도 이제는 하루 140t으로 줄어들었다. 단단한 합금 상태의 노심에서 녹아 나오는 방사성 핵종의 양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 후쿠시마 사고 현장의 탱크에는 125만 t의 오염수가 수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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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에 의한 피해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종류’와 ‘양’에 의해서 결정된다. 강력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위험한 핵종의 경우에도 그 양이 충분히 적으면 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방사성 핵종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술이 ‘정화(purification)'와 ‘희석(diluti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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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 또는 정제는 오염수에 들어 있는 방사성 핵종을 다양한 물리적・화학적 방법으로 제거해버리는 기술이다. 일본은 이온교환수지로 만든 분리막을 사용한 ‘다핵종제거설비’(ALPS,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로 물속에 녹아있는 스트론튬-90・세슘-137・아이오다인-129・코발트-60・안티모니-125 등이 포함된 양전하를 가진 이온성 핵종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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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S를 2회 이상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62종의 이온성 오염물질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류 허용기준’ 이하로 충분히 정화할 수 있다. 분리막으로 걸러낸 이온성 오염물질은 다른 방사성 폐기물과 함께 처리한다. IAEA와 미국도 그런 일본의 계획을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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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S의 한계로는 탄소-14로 만들어진 이산화탄소나 유기물, 삼중수소가 결합한 ‘삼중수’(HTO)는 전하를 갖지 않고 있어서 ALPS의 이온교환 분리막으로 걸러낼 수가 없다. 그러나 후쿠시마 오염수에 녹아있는 탄소-14의 양은 방류 기준인 리터당 2,000베크렐(Bq)보다 훨씬 낮아서 방류해도 걱정할 이유가 없는 리터당 20베크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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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ALPS로 처리한 ‘처리수’에 들어 있는 삼중수소다. 방류가 허용되는 리터당 6만 베크렐을 훌쩍 넘어선 리터당 58만 베크렐이 들어있다. 삼중수는 정상적인 물과 화학적으로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정화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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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비용을 들여서 극초저온으로 만들어야만 정화가 가능하다.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삼중수로 오염된 처리수를 깨끗한 물을 이용해서 ‘희석’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쉽게 말하면 '물타기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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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석은 방사성 핵종을 포함해서 인체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모든 독성 물질에 적용되는 가장 일반적인 오염 방제 기술이다. 아무리 독성이 강한 물질이라도 충분히 희석하고 나면 더는 독성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 오염물질의 인체 노출량이 희석에 반비례해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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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떨어뜨린 잉크는 시간이 지나면 균일하게 묽어진다. 묽어진 잉크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다시 모여들어서 진해지지 않는다. 태평양으로 방류한 삼중수소도 시간이 지나면 태평양 전체로 퍼져버리게 된다. 태평양 전체에 퍼져버린 삼중수소가 방출하는 모든 방사선에 노출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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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처리수를 충분히 희석해서 삼중수소의 농도가 방류 허용기준보다 훨씬 낮은 리터당 1,500베크렐로 저감시킬 계획이다. 125만t의 오염수를 400배로 희석해서 5억t으로 묽힌 후에 30년에 걸쳐서 느린 속도로 방류하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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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노심을 완전히 제거하는 2051년까지 흘러나오는 오염수도 같은 방법으로 정화·희석 시켜서 방류한다는 것이 일본의 계획이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의 수거・정화・희석・방류를 얼마나 성실하게 실천할지를 지켜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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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엄격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다. 근접국으로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을 한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오염수를 대형 탱크에 넣어서 장기간 보관하는 것은 일본에는 물론이고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입장에서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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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뜻하지 않은 사고나 부식에 의해 탱크나 파이프가 파손되는 경우에는 방류 허용기준 이상으로 오염된 방류수가 걷잡을 수 없이 바다로 흘러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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