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7_20세기100선

002. 루쉰(Lǔ Xùn, 魯迅, 노신) 아큐정전(阿Q正傳, The True Story of Ah Q, 1921)

忍齋 黃薔 李相遠 2022. 2. 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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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발간된 우수하고 의미있는 책 100권의 그 두번째 책 루쉰, 노신의 아큐정전을 시작합니다. 노신은 1921년 발표한 아큐정전을 통해 자가당착적인 정신승리법(精神勝利法)으로 노예근성에 젖어있는 아큐로 대표되는 우매한 중국 민중을 치료하려고 했습니다. 가장 학대받던 존재인 아큐들의 입장이 어떤 형태로든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그 어떠한 혁명도 무력하고 무의미하며, 오히려 민중은 그 피해자가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아큐정전을 통해 폭로하고 있습니다. 2022년을 살고있는 한국의 아큐들에게도 노신의 이러한 진단은 유효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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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Lǔ Xùn, 魯迅, 노신: 1881년 9월 25일 ~ 1936년 10월 19일)은 중국 절강성 소흥부 선안의 동창방구의 부유한 관료 가정에서 1988년 9월 25일 태어나 풍족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본명은 저우수런(Zhōu Shùrén, 周樹人, 주수인)이며, 유년기 이름은 아장(阿長)이었고, 학명은 장수(樟壽), 자는 예산(豫山)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재산을 잃고 친척집에 맡겨졌습니다. 17세에 집을 나와 남경의 강남수사학당(江南水師學堂)이라는 군대학교와 광무철로학당(磺務鐵路學堂)에서 공부하던 중 1912년 북경대 초대교장을 지낸 엄복(嚴復)이 번역한 헉슬리의 “진화와 윤리”중 일부인 “천연론(天演論)”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광무철로학당(磺務鐵路學堂) 졸업 후 일본 도호쿠 대학(東北大学, Tohoku University)에 유학하여 의학을 공부하다 중퇴하였고, 귀국하여 항주의 사범 학교에서 교편을 잡기도 하였습니다. 루쉰은 혁명이란 뜻으로 1918년 ‘신청년‘ 잡지에 사용한 필명입니다. 이외 영비(令飛), 하간(何幹) 등 100개 넘는 필명을 사용하면서 반정부 논객으로 진독수 등과 함께 공산주의 혁명 활동을 하였습니다. 중국의 수필가이며 번역가인 저우쭤런(周作人, 주작인, 1885년 1월 16일~1967년 5월 6일)과 생물학 교수로 절강성장을 지냈던 저우젠런(周建人, 주건인, 1888년 11월 12일~1984년 7월 29일)은 그의 남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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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으로는 37세에 처음으로 ‘노신’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단편 『광인일기(狂人日記), 1918』는 중화민국의 봉건의 상징이었던 전통 문화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위한 민중의 각오와 행동을 촉구하게 되는 단편소설로 <신청년>에 1918년에 수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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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921년 「신보부간(晨報副刊)」에 연재한 『아큐정전(阿Q正伝), 1921』은 노신의 대표작이자 중국 문학의 대표 작품으로 평가되었고,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고전이 되어 영어, 불어, 독어 등으로 번역되었습니다. 1927년, 46세에 상해에서 허광평과 동거를 시작한 이후 계속해서 상해에 머물며 문필 활동에 전념하였습니다. 1936년 초부터 폐질환으로 시달리다 그해 10월 19일에 상해에서 5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노신의 『광인일기』와 『아큐정전』 외에도 『고향』 『공을기』등이 있고, 소설집으로 『눌함』과 『화변문학』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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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정전(阿Q正傳, The True Story of Ah Q)은 1921년에 루쉰이 발표한 대표적인 중편 소설로, 베이징 신문 ‘신보부간(晨報副刊)’에 연재되었습니다. 아큐정전(阿Q正傳)의 간단한 줄거리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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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층 신분의 날품팔이 아큐(阿Q)를 주인공으로 중국 구민주주의 체제 민중의 문제를 유머러스한 스타일로 파헤치고 있습니다. 작품의 전반에 그려진 정신승리법(精神勝利法, spiritual victory)은 민중 자신들 속에 있는 노예 근성으로, 노신은 아큐를 정신승리법의 집중적 존재로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큐'라는 이름은 널리 자가당착적인 성격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압박자로서의 처지를 깊이있게 다르어 노신는 아큐의 운명에 대한 동정과 접근을 이끌어 냈습니다. 아큐는 최후에 신해혁명 후의 지방 정부의 손에 총살당하는데, 그것은 동시에 구사회에서 가장 홀대 받던 아큐가 구사회 체제에서 계속해서 피압박자가 되어 버린다는 것을 움변해 줍니다. 이 소설은 세계 각국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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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정전(阿Q正傳, The True Story of Ah Q)은 100여년 전 청나라 말기 신해혁명을 배경으로 중국 민중의 혁명 허구성을 비판한 루쉰의 중편소설로, 1921년 베이징 신문 〈진보부간〉(晨報副刊)에 연재되었던 작품 입니다. 아큐라는 농촌 날품팔이를 내세워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와중에서, 자존심만 강했던 중국 민족의 약점과 병폐를 고발했습니다. 민족적 계몽을 촉구하는 주제가 강하게 나타나 있는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전편이 9장으로 제1장 서(序), 제2장 우승의 기록, 제3장 속(續) 우승의 기록, 제4장 연애의 비극, 제5장 생계문제, 제6장 중흥(中興)에서 말로(末路)까지, 제7장 혁명, 제8장 혁명불허(革命不許),제9장 대단원(大團圓)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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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이 이 소설에서 주인공으로 내세운 아큐라는 인물은 성도 이름도 없고, 고향도 어딘지 분명치 않은 최하층 신분의 떠돌이 날품팔이입니다. 아큐는 시골의 동구 밖 사당에서 기거하며 닥치는 대로 일하며 살아갑니다. 천성이 비굴해서 지주나 힘센 동네 건달에게는 꼼짝 못하지만, 힘이 약한 사람이나 여승(女僧)을 괴롭히는 전형적인 못난이입니다. 아큐를 지배하는 것은 영웅주의와 패배의식입니다. 약한 사람에게는 잔인하고, 강한 사람에게는 아첨하는 비굴함을 보여 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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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하는 일과는 달리 자존심은 강해서 자기의 신체적인 결점에 굴하지 않고, 노름에서 돈을 잃거나 남에게 얻어 맞아도 상관하지 않고 자기가 승리했다고 생각합니다. 신해혁명이 일어나고 혁명당이 마을로 들어오자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으나, 아큐는 혁명당이 자기의 편이라고 자위하고 우쭐했으나, 어느 날 도둑의 누명을 쓰고 혁명당에 잡혀 총살형을 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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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은 아큐라는 인물을 통해 5000년 탄탄한 역사와 철학을 가졌다고 자부하던 중국 민족이, 실질적으로는 무기력한 노예 근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현실적인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기만으로 현실을 호도(糊塗)하면서 살아가는 아큐의 모습을 통해, 루쉰은 민족적인 위기에 처해 있으면서도 대국 의식을 버리지 못하는 무기력한 중국 지식인과 백성들의 노예근성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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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전반에 그려진 정신승리법(精神勝利法)은 민중 자신 속에 있는 노예 근성이며, 루쉰은 阿Q를 정신승리법의 집중적 존재로서 그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阿Q라는 이름은 널리 정신승리법과 같은 성격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품의 전개에 따라서 阿Q는 차츰 피압박자로서의 양상을 깊이 하여 루쉰은 阿Q의 운명에 대한 동정과 접근을 더해 갑니다. 阿Q는 최후에 신해혁명 후의 지방정부의 손에 총살당하는데, 그것은 동시에 구사회에서 가장 학대받던 존재인 阿Q들의 입장이 어떤 형태로든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어떠한 혁명도 무력하며, 오히려 민중은 그 피해자가 되어 버린다는 사실의 폭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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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Q의 정신승리법(精神勝利法, Spiritual Victory)은 자기가 처한 위험이나 불안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합리화해 정신적으로 만족을 얻고, 현실은 외면해 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아큐정전에서 阿Q는 동네 깡패들에게 무참히 몰매를 맞고서도 "아들뻘 되는 녀석들에게 맞았으니, 아들에게 맞은 격이다. 그들과 싸울 필요가 없고, 나는 정신적으로 패배하지 않았다"고 자기 합리화합니다. 阿Q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을 당할 때마다 자기 탓이 아닌 남의 탓으로 돌리고 아픈 기억을 묻어버립니다. 쑨원(孫文, 손문)에 의해 청조 타도와 공화제 수립이 추진됐으나 신해혁명이 실패로 끝나자, 패배의식에 젖은 중국인들은 아무리 모욕을 당해도 저항할 줄 모르고, 오히려 머릿속으로는 자신의 정신적 승리로 생각하는 정신승리법으로 자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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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정전(阿Q正傳, The True Story of Ah Q)은 중국 근현대 소설로선 처음으로 유럽이나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면서 중국 문학을 널리 알린 작품입니다. 중국에서는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이고, 1947년에 화가인 펑쯔카이(丰子恺, 풍자개,1898~1975)가 만화책으로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로맹 롤랑을 깊이 감동시켰다고 합니다. 프랑스 작가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로맹 롤랑(1866~1944)은 이 작품을 엄청나게 극찬했는데, "가련한 阿Q를 생각하면 눈물이 났습니다. 보통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상대도 못하는 중국인들을 다루었다고 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어디 중국인만 해당하는 이야기일까요? 阿Q란 모습은 현대인들, 많은 사람들의 또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라고 호평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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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홍콩을 배경으로 1990년 왕가위가 감독하여 제작하고 장국영이 주연하고 장만옥 유덕화 유가령 등이 출연한 영화 아비정전(阿飛正傳)의 제목은 바로 이 소설 아큐정전(阿Q正傳)의 제목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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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의 중국어판 제목인 아감정전(阿甘正传)은 아큐정전(阿Q正傳)을 오마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작중 포레스트 검프의 행적은 아Q와 비슷한 점이 몇가지 있기에 거기서 착안하여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감정전의 감(甘)은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의 성인 검프를 중국어로 음차한 것입니다. 다만 포레스트 검프는 아Q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주변 상황을 제대로 인지못하는 이유가 정신 승리가 아닌 그저 선천적으로 두뇌가 발달하지 못해서 이지요. 그럼에도 포레스트 검프는 아Q처럼 세상이 자신에게 맞춰주지 못한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비굴하게 살고 비굴하게 죽은 것이 아니라 영웅이자 선지자로서 세상의 긍정적인 모습을 깨우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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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Q라는 거울에 우리 자신을 비추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阿Q는 100여년 전 신해혁명 당시 반식민지·반봉건이라는 시대적인 과제를 외면하고, 무기력하며 비겁한 노예근성을 보인 중국 백성들의 모습이 투영됐습니다. 로맹롤랑의 말처럼 阿Q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다를 게 없을 겁니다. 인터넷을 통해 보는 한국도 하루가 멀다하고 정치인·관료·지식인·언론들의 온갖 술수와 왜곡을 목격하고도, 거론하면 자신에게 피해가 돌아 올까봐 기둥 뒤에 숨어 버립니다. 阿Q라는 거울을 통해 코로나19라는 지구적인 재난과 위선적인 정치와 지식인의 비겁함, 개와 돼지로 전락한 한국인의 무력함을 고발하고, 이를 극복하여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 통찰력을 얻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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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위선자들에 의한 통치는 시민들을 정신승리법을 강요하는 분위기로 내몰아 왔습니다. 한국사회는 위선과 불공정 그리고 정의가 사라져 버렸고, 정신승리법으로 진실을 외면하는 국민들이 많아져 왔습니다. 권력과 자기 패거리들의 지지를 받는 도둑이 법과 헌법을 유린해도 분노할 줄 모릅니다. 사익을 위해 정의와 공정을 심각하게 훼손해도 못 본 체합니다. 한국 국민들의 이러한 모습에서 阿Q를 느끼게 됩니다. 기득권을 확보한 사람들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자유와 인권 그리고 불공정에 대한 저항 의식은 없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자위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기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의 잘못은 비판하는 내로남불로 대표적인 阿Q의 모습만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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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인간 내면과 사회에 대한 노신의 통찰력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노신은 "중국인들은 누군가가 나서서 말해주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했습니다. 한국 사람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개·돼지로 취급하고 있는데도 입 다무는 침묵은 죄악입니다. 권력과 억압적 분위기에 굴종하는 阿Q가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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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번 20세기에 발간된 우수하고 의미있는 책 세번째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Thomas Sterns Eliot)의 황무지(The Waste Land) 편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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