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커피는 고양이 배설물'

'최고급 커피는 고양이 배설물'

[매일경제 | 매경기자 2006-11-07 17:38]

‘세계 최고급 커피가 사향고양이 배설물이라고?’ 고급 커피하면 블루마운틴이나 시그니 뉴기니, 하와이 코나 등을 떠올리지만 세계 최고급으로 인정받는 커피는 따로 있다. ‘코피 루왁’(kopi luwak). 코피 루왁은 한 잔(원두 3.5ｇ 기준)에 5만원을 호가할 만큼 고가 상품으로 오직 인도네시아에서만 1년에 500㎏만 소량 생산된다. 어금니 뒤에서부터 풍기는 부드럽고 은은하며 깊은 독특한 향과 맛으로 커피 마니아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커피’로 통한다. 하지만 코피 루왁의 정말 특별한 비밀은 따로 있다. 바로 여느 커피와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제조과정. 커피를 뜻하는 인도네시아어 ‘코피’와 야생 고양이를 뜻하는 ‘루왁’이 합쳐진 이름에 힌트가 숨어 있다. 코피 루왁은 다름 아니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슬라웨시.자바 지방에서 서식하는 야생 긴꼬리 사향고양이 ‘시빗’의 배설물로 만들어진다. 다 익은 커피 열매를 사향 고양이가 먹으면 열매 껍질은 소화가 되지만 딱딱한 씨는 그대로 배설된다. 커피 알갱이가 고양이 몸 속을 지나는 과정에서 침 위액 등과 섞이며 발효가 되는데 이때 커피 속 아미노산이 분해돼 독특한 맛과 향을 만들어낸다. 배설된 커피씨를 모아 씻어서 볶으면 코피 루왁이 완성된다. 코피 루왁은 커피 껍질을 벗기는 것을 귀찮아하던 인도네시아인들이 커피 열매를 먹는 사향고양이를 관찰하다 우연히 발견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코피 루왁이 처음으로 소개된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12일까지 코피 루왁을 전시.판매하는 행사를 연다. 코피 루왁 100%로 만들어진 ‘루왁 제뉴인(50ｇ)’을 65만원에 판매한다. 루왁 선물세트는 100만원에, 최상급 아라비카 원두에 루왁 원두를 블랜딩한 루왁-T10(100ｇ)은 정가보다 15% 할인된 15만원에 판매한다. 행사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루왁-T10 무료시음행사도 함께 연다. 박성진 롯데백화점 식품매입팀 바이어는 “코피 루왁 생산량은 인도네시아의 특정 지역 긴꼬리 사향고양이가 커피농장 주변에 얼마나 살고 있는가, 커피 제조자들이 배설물을 얼마나 잘 발견해내는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그만큼 귀하고 값도 비싸다”고 설명했다. 이호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