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자연 석호인 영랑호
1월 29일 영동지역 저녁 뉴스에 영랑호 잉어들을 긴급하게 딴 곳 저수지 등으로 옮기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번에 처음이 아닌 뉴스에 눈이 간다. 지난번에도 이런 뉴스가 나왔는데 반복해서 다시 내보내는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하다. 영랑호 장천교 밑 잉어 떼들이 궁금하여 아침 일찍 길을 떠나 9시가 조금 넘어 영랑호에 도착을 하였다. 빗방울이 뿌리기 시작하는 영랑호 주변에는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만 간간이 보일 뿐 평일이라서 인가 한적하기까지 하다. 잉어 떼들이 몰려있는 장천교에 도착해 마음 급하게 다리 밑을 보니 지난번보다는, 잉어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조금 넓어진 공간 덕분인지 잉어들도 기운차 보이는 것 같아 아침 일찍 달려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지난번 보다 많이 줄어든듯한 잉어들 조금 있으니 다리 밑에서부터 잉어들이 하나, 둘 상류 쪽으로 모여든다. 시간이 지나자 처음보다는 훨씬 많은 양으로 늘어났다. 그 중 두 마리가 상류로 오르려고 물길을 따라 위로 올라간다. 물살이 세어서 제대로 오르지 못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위로 오르기가 힘들어 보인다. 아마 바닥에 수심이 깊지 않아 오르기가 쉽지 않은가 보다. 결국 한 마리는 포기를 하고 뒤돌아 가 버린다.
다리 밑에서 위로 몰려드는 잉어 떼 장천교 초입에 있는 바위
두 마리의 잉어가 위로 오르려다가 한 마리는 포기를 하고 만다. 한 마리는 끝까지 포기를 하지 않고 상류로 올라갔다. 위쪽을 보니 다리 아래쪽에 줄어 든 잉어들이 위로 더 많이 올라와 몰려있다. 잉어 떼들을 보니 지난번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뉴스에서는 잉어를 인근 저수지로 옮겨놓는 모습들이 보였는데 아마 지치고 힘든 것들만 옮긴 것 같다. 결국은 TV 촬영용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설마 그랬을 리야 없겠지만 말이다. 위로 오르려고 안간힘을 쓰던 잉어 한 마리가 결국은 위쪽 수심이 더 깊어 많은 잉어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합류를 한다. 살기위한 생존의 몸부림을 보면서 잠시 동안이나마 나 스스로를 반성해 본다. 혹 저 잉어보다도 살기위해 노력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지난 번에도 몰려있던 위쪽에는 오히려 더 많은 잉어 떼들이 몰려있다. 검게 보이는 부분이 모두 잉어뗴다. 어쨌든지 영랑호의 잉어들이 지난번 보다는 상태가 좋아 보여 마음 편하게 촬영을 마치고 뒤돌아 나온다. 바닷물이 유입되는 곳을 보기 위해 가다가 보니 영랑호가 생태복원 호수로 금상을 받았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많은 잉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 생태복원인지. 하기야 영랑호는 원래 바닷물이 유입되는 호수로 호수의 밑에는 짠물고기가 위로는 민물고기가 살았다고 하니 이번에 오염이 되는 곳을 막기 위해 바닷물을 유입시키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면 할 말이 없겠지만 사전에 미리 방비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다시는 이런 과오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잉어들의 수난은 아랑곳 하지 않고 생태복원 금상 수상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속초에서 고성으로 가는 7번 국도에 있는 영랑교 옆으로 바닷물이 넘실댄다. 이곳이 모래가 쌓여 바닷물의 유입이 막혀서 영랑호가 그 동안 오염이 되었다고 하는데 한때 모래를 파서 바닷물의 유입시키는 모래 퇴적더미는 현재는 막혀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놓아두다가 이제 와서 방비를 한다고 난리들을 피우는 것을 보니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그르지 않은 것 같다. 왜 우리들은 항상 미리 대비를 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저 매사에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데 말이다.
한 때 영랑호의 오염을 막기 위해 터 놓았던 모래 퇴적층은 다시 막혀있어 바닷물의 유입을 막고 있다.
(後記) 내가 오늘 다시 영랑호 잉어들을 만나러 간 것은 블로거들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한번 문제를 제기해 놓고 나 몰라라 하던지, 무책임하게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온전히 모든 것이 해결되고, 제 자리를 찾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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