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도시화와 함께 급속히 사라졌던 우리의 전통 온돌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온돌로 돌아가자’는 움직임과 함께 가치가 재평가되는 상황이다.
구들을 따뜻하게 데워 난방하는 것은 물론 취사도 겸할 수 있는 온돌은 한글·금속활자와 함께 조상들의 지혜를 보여주는 3대 문화로 평가받고 있다. 온돌의 독특성을 인정해 옥스포드 대영백과사전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발음을 그대로 살려 ‘Ondol’이라고 고유명사로 표기할 정도다. 우리의 온돌에 대한 최초 기록은 6세기 무렵 지은 중국 고서인 〈수경주(水經注)〉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기원 전부터 활용돼 왔다는 게 정설. 서민들의 초가는 물론 궁궐에도 공통적으로 쓰이는 등 우리의 전통가옥은 온돌로 대표된다고 할 만큼 주거생활의 근간이었다.
온돌은 히터나 스팀을 통해 실내의 공기를 데우는 서구식 난방개념과 달리, 바닥의 구들에 직접 열을 가해 달구기 때문에 어떤 난방방식보다 열효율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한 예로 경남 하동 칠불사의 아자방(亞字房)은 한번 구들을 데우면 무려 100일 동안이나 열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돌의 열 흐름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향하기 때문에 사람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이상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발은 따뜻하게 하고 머리는 차갑게 유지하라’는 한방의 두한족열(頭寒足熱) 원리와 일맥상통해 한의학적으로도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요즘 들어 생활 습관병 치료에 온돌을 본격 이용하는 온열요법에도 접목되고 있다. 즉 온돌에서 방출되는 열과 원적외선 등을 통해 혈액순환 개선, 신진대사 촉진, 류머티즘 치료 등의 효과를 다양한 임상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여전히 온돌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미 주택양식이 많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전통온돌을 개선해 생활에 폭넓게 이용코자 하는 기술도 개발되지 않았던 게 그간 우리의 현실이었다. 온돌을 응용한 바닥 난방을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건강과 위생도 개선하는 기술을 계속 발전시킬 뿐 아니라 지적재산권까지 차근차근 확보해온 일본이나 미국·유럽 여러 나라들과 확연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심지어 이 틈에 중국은 온돌을 자신들의 고유문화로 둔갑시켜 홍보하기에 이르렀다.
옛 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온고지신의 가르침을 되살려 온돌 종주국으로서의 위치를 되돌아볼 때다. ◆참고도서=〈온돌 그 찬란한 구들문화〉(청홍출판사), 〈벽난로온돌방〉(수선재) 등
김기홍 기자 sigmaxp@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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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돌…그 속에 과학이 숨어있었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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