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장미의 사는 이야기 그리고 80518

1. Dr. Sam Lee/13_미국이야기

FAT American! (수정)

忍齋 黃薔 李相遠 2007. 4. 1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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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송내역근처에서 특허법률사무소를 하는 김동섭 변호사가 제 배꼽친구입니다. 이친구가 뚱땡이 미국인을 보고 느끼고 체감한 글을 쓴게 있어 소개합니다.

 

FAT American!

 

김동섭

 

  대전 지하철 타 본 친구 있나?
  새로 개통되서 깨끗하기도 하지만 지하철의 모든 부분이 절약과 안전을 위한 설계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차량은 한 5개 가량만 달고 달리고, 차량과 차량 사이에 문이 없으며, 지하철표는 토큰 형식으로서 재활용이 된다. 

 모든 역사마다 스크린도어가 되어 있는 점도 좋고, 아직 한산하여 일과시간 중에는 늘상 자리가 나는 점도 좋다.
 
  난, 특허사건을 좀 하는고로 대전의 특허법원, 특허청에 1달이면 1, 2회는 가게 된다.
  지하철 개통전에는, 대전역, 서대전역, 대전터미널 등에서 내려서 택시타고 법원, 특허청까지 가게 되는데, 인상전의 택시비도 5000원 가량이나 나오고, 교통사정에 따라 30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지하철 개통 이후로 룰루랄라 하는 심정으로 대전에 다니고 있다.

  그런데, 어제는 지하철에서 다소 황당한 일을 겪었다.

   법원 재판이 끝나고 대전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심하게 뚱뚱한 미국인 남자가 옆에 앉대.

   나이는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고...
   할배, 할매들도 머리 노랗고, 눈이 푸르딩딩하면 국적 불문코 무조건 미국인이라고 부르지 않나?  (^o^)

   근데, 그 친구는 미국인이 확실한 것 같았다.

 

   대전지하철역을 2, 3정거장 남겨두었을 즈음에, 3명 가량의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타대.

  "잠시 죄송합니다. 한미 FTA는 이미 끝난 것이 아닙니다. 국회 비준 과정이 있으니, 이걸 읽어보시고 '반대'에 힘을 모아 주십시오"라는 정도의 간단한 멘트와 함께 유인물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난, 아직 찬반 의견을 정하지 못하고 협정 전문이 공개될 때를 기다리고 있지만 어떤 내용인가 궁금해서 유인물을 받아 막 읽으려고 하는데, 그 미국인이 유인물을 좍좍 찢어버리더니 바닥에 팽개치는 것이었다.
    난, 순간 어이가 없어서 미국인의 어깨를 탁 쳤다.

   (쳐다보면 종이조각들 치우라고 말 할라고. 영어로 어떻게 말하냐구? 글쎄... Get it away? 아니 걱정할 필요가 없지. 분명 한국말을 아니깐 그런 행동을 보여주었겠지)
    그 미국인은 날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일어나 다음 역에서 내려버리대.

    대학생 한 명이 그 찢어진 조각을 다 치우고...
   
    난 누구랄 것도 없이 승객들 들으라고 한마디 했다.
   "남의 나라에 와서 저렇게 예의없이 구는 놈도 다 있네요"
    그러자, 승객들도 돼먹지 못한 나쁜 놈이라고들 맞장구 치는데, 60세 가량 노인은 좀 다르대.
     "준 사람이 잘못이야. 미국인한테 자기 나라 반대한다는 걸 주니 좋아하겠어?"

     (이 노인은 이미 한미 FTA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꿰뚫어 본 것이다)
     내가, "싫으면 안받으면 돼죠" 하니, 그 노인은 "반대한다고 될 일도 아니지. 나라에서 다 결정한건데.." 하고 한 두마디 주고 받는 사이에 대전지하철역에 도착하였다.

    한 40여분 지나서 대전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그 자리에 그 미국인이 나타났다.

    그 친구는 종이테러를 하고나서 한국인한테 몰매맞을까 겁났는지 미리 내렸던 거지.

    (내리는 척하고 다른 칸으로 옮겨가지는 못했을 껄. 대전지하철은 앞칸, 뒤칸이 문이 없어서 훤히 다 보이는지라) 
    넘이 날 알아보나 했는데, 그런 것 같지는 않더라.
    기차가 꽉 찼던데, 그 옆에 앉은 승객은 고생 꽤나 했을 거다.

    한미 FTA와 fat man 사이에 껴서... 
    광명역에서 내리면서 보니까 내가 탄 다음칸에 탔던데 뒷모습을 보니 살찐 궁댕이가 자기 의자외에도 절반 가까이 더 차지했더군.
    

   이 말 한 마디 하지 못하고 내린 것이 못내 아쉽다.
      FAT American, Get away!  

      혹시 그 친구에겐 유인물의 [한미 FTA 반대]가 [한미 FAT 반대]로 보인건 아니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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