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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추억속을 거닐며 (15) : 올림픽 선수촌 경비

忍齋 黃薔 李相遠 2008. 11. 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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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선수촌 경비

 

특전부대 중대장이었던 소년은 88올림픽 기간중 선수촌 경비작전 임무를 수행했었다. 당시 소년은 정문 출입통제 팀장으로서 특전부대원과 여군ㆍ자원봉사자 등 30여명과 함께 선수촌 정문으로 입장하는 모든 인원의 휴대 물품을 검색하여 위험한 품목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임무를 수행했던 것이다.

 

선수촌내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을 검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검색하는 것에 대해 불쾌해하며 검색을 무시하고 그냥 통과하는 등, 검색이 제대로 안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곤 했다. 그래서 소년은 각 검색대마다 여군과 여자 자원봉사자 대신 특전부대원을 배치하여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을 반드시 검색하도록 지시하였고, 검색을 거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즉시 보고하도록 하는 등의 철저한 대비를 하였다.

선수촌 출입시에는 올림픽 조직위에서 사전 신원을 확인하여 신분별로 출입을 승인한 ID카드를 휴대하여 출입하게 되어 있었다. 외국 사람들은 지위가 높아도 모두가 올림픽 조직위가 정한 출입규정을 준수하는데 한국사람들중 사회적 신분이 높다고 생각하는 일부 사람들은 그냥 통과를 시켜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거나 검색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럴때마다 상급 지휘관에게 보고하면 그냥 통과시켜주라 하여 소년은 그럴거면 왜 검색규정을 만들어 많은 인원들이 그 많은 출입인원에 대해 검색하게 하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번은 모 일간지 기자가 출입하려 했을 때 휴대한 카메라를 검색대에 통과시켜 확인한후 출입할수 있다고 했더니 그가 화를 내며 ‘어떻게 기자의 취재용 카메라를 검색대에 넣으라고 하냐’ 며 ‘검색대에 넣어 카메라에 이상이 생기면 취재를 못하게 하는 것’ 이라고 하며 검색 근무중인 대원들에게 반말조로 따지듯이 말하는 것이었다. 그때 소년이 현장으로 가서 자신이 현장 지휘관인데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소년에게도 반말조로 ‘왜 이렇게 통제를 제대로 못하냐’ 고 하는 것이었다. 순간 자신들의 지휘관에게 예의없이 대하는 그 젊은 기자의 태도에 분노한 일부 대원들이 그에게 ‘뭐 이런 인간이 다 있냐’ 며 덤비듯이 달려들여 그들을 말린 다음 상급부대에 보고를 하였다. 그랬더니 상급지휘관은 기자들을 건드리면 피곤하니 그냥 통과시켜 주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년은 기자란 직책도 특권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다음날 소년은 모 일간지 기사를 보고 놀라게 되었다. 기사에는 ‘올림픽 선수촌에서 근무중이던 공수부대원 난동, 출입하는 기자에 집기류 등을 부시며 행패 부려’ 라는 내용이 실려있었던 것이다.

그 기사를 보고 소년은 기자가 갖고 있는 펜의 힘을 알게 되었고 어느덧 기자란 직업이 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권력층이 되어 버렸음을 알게 되었다.

 

올림픽 기간중 경기가 끝난 선수들이 선수촌 밖으로 외출을 많이 할때였다. 하루는 외출했던 외국선수 일행이 선수촌으로 복귀하다가 그중 한명이 검색대에서 근무중인 여군의 엉덩이를 툭 치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여군 하사가 화가 나서 따지듯이 말했는데 그 외국선수는 한국말을 못알아 듣겠다는 표정으로 사과없이 선수촌으로 들어가려는 것이었다. 그때 소년이 그에게 다가가 영어로 ‘방금전 당신의 행동은 한국에서는 매우 교양없는 행동이다’ 라고 했더니 그제사 그가 얼굴이 빨개지며 ‘I'm sorry, sir' 하기에 소년이 다시는 한국에서 그리 행동하지 말라고 하니 ’Yes, sir' 하며 소년에게 경례를 하고 선수촌으로 복귀하였던 것이다. 그 외국선수가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나서야 그에게 수모를 당했던 여군 하사의 표정이 밝아졌던 것이다.

 

그런데 후에 그들이 왜 그렇게 함부로 여군 하사의 엉덩이를 만질 생각을 했는지를 알게 되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들은 선수촌내에서 근무했던 통역 자원봉사를 했던 젊은 여인들중 일부 인원이 그들과 친해지려고 외국선수들에게 약간의 스킨쉽을 허용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한국 여인들에게는 그리 행동해도 괜찮은 줄로 착각하여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출처 : 장훈고일사회
글쓴이 : 신 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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