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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추억속을 거닐며(22) : 난쟁이 부자

忍齋 黃薔 李相遠 2008. 11. 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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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부자

 

언젠가 TV에서 난쟁이 부자 얘기를 다룬 적이 있었다. 어느 한 난쟁이가 결혼하여 난쟁이 아들을 낳아 아이엄마가 떠난 뒤 난쟁이 아버지가 홀로 키워 밤무대에서 아들과 함께 난쟁이쇼를 보이며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난쟁이 아들이 정상인 여자를 데리고 결혼하겠다고 하여 난쟁이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과 똑같은 아픔을 겪을까봐 선뜻 결혼 승낙을 못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본 소년은 모든 아버지와 아들 관계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대로만 교육시키지만

아들이 자신과 같은 생각이기를 바라며 의지하면서도 아들이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고, 아들은 아버지를 의지하며 교육받은 대로 자라서는 아버지 보다 더 낳은 삶을 살아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소년도 자신이 경험한대로 아이를 가르쳤다. 특히 자신의 마음속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은 아이에게도 똑같이 강하게 주입하여 같은 난쟁이로 키웠던 것이다.

아이가 초딩 3학년때는 집안 족보를 한번 설명해준뒤 아이가 외워 쓸때까지 야단을 치며 교육을 하였고, 아이가 초딩 5학년때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어 말없이 친구집에서 첫외박을 하고 왔을때는 따끔하게 혼내서 버릇을 고쳐주라는 아이엄마의 말을 듣고도 자신에게 다정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정 하고 싶은게 있으면 아버지에게 얘기하고 하라’ 고 부드럽게 타이르기만 했던 것이다.

그러다 아이가 고교생이 되어 엄마 말을 안듣고 공부도 안한다고 했을때는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 같이 하루밤을 보내며 공부가 정 하기 싫으면 다른 취미생활을 갖으라고 하였고, 학교에 안가며 놀고 있을때는 아예 여행을 다녀 오라고 용돈을 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생각대로 아이를 대했던 소년은 아이에게 큰실수를 하게 되어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뻔 한 적이 있었다.

한번은 아이가 초딩시절, 공원에 있던 덤블링판에서 뛰어놀고 있을때

아이가 운동신경이 없는 것을 모르고 뒤로 돌도록 하여 아이가 돌다가 자기 몸에 왼쪽 팔이 눌려 부러졌던 것이다. 그때 팔뚝에 있는 뼈가 빠진 것으로만 단순하게 생각하여 아이를 태우고 종합병원으로 갔다가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 동네병원으로 와서 진찰을 받았는데 팔꿈치뼈의 성장판이 끊어져서 수술을 해야 하니 빨리 종합병원으로 가보라는 것이었다. 그제사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부부는 조바심을 내며 아이를 데리고 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던 것이다. 아이의 상태를 본 의사들이 수술하기 전에 먼저 아이의 어긋난 팔을 맞춰놓으려고 잡아당기자 아이는 너무 아파 비명을 치듯 소리를 질렀고, 아이엄마는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릴 때 마다 마구 흐느껴 울었던 것이다. 그래서 소년이 아이에게 아파도 좀 참으라고 했더니, 의사들이 보고는 좀 이상하다는 듯이 ‘아버님, 아이의 이상태는 어른들도 굉장히 아플겁니다.’ 하는 것이었다. 그후로도 수술을 마치고 물리치료를 해야 완치가 된다고 하여 열심히 아이에게 팔꿈치 운동을 시켰더니 나중에 종합병원 교수가 진료를 하고는 너무 무리하게 운동을 시켜 팔꿈치가 약간 휘었다고 하는 것이었다. 결국 아이의 팔은 제 기능을 거의 되찾았지만 소년은 그때 참 자신이 다친 아들에게 무식한 아버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소년은 아이에게 자신의 감성대로 길들이려 해놓고는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있어서 아이가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을 보일때는 무척 실망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다 자신의 생각과 달리 행동하는 것에 실망하다가 점차 소년은 아이가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자식에 대해 조금씩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자신과 부모가 다르고 성장환경이 다르게 자란 아들이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연한 것임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아들을 세상에 태어나게 한 원인제공자로서 도리를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들의 현재 모습은 전적으로 아비인 자신에게 책임이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의 아비로서 죽을때까지 아들을 보살피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어느날 소년은 아들에게 전에 TV에서 보았던 난쟁이 부자 얘기를 해주었다. ‘아버지와 너는 정신적인 난쟁이 부자이므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 고.

그랬더니 녀석은 ‘난쟁이 부자라고 하면 왠지 슬프니 아름다운 모습을 전하는 관계라는 의미로 From flower to flower 로 하죠’ 하는 것이었다.

그말을 듣고 보니 그래도 난쟁이 아버지 보다는 조금 나은 아들인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하게 되었다.

 

출처 : 장훈고일사회
글쓴이 : 신 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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