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원천
자식들에게 엄마의 사랑은 물과 공기 같은 것이다. 이는 생활하면서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색깔이 들어가거나 변질되면 그것을 먹은 사람들은 배탈이 나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사랑도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자식들이 어머니의 참사랑을 마음으로 느끼게 될 때 한차원 성숙되어 가는 것이다.
얼마전 미국으로 건너가서 크게 성공한 미식축구 선수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절에 흑인 아기를 낳았던 그의 어머니는 아기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던 것이다. 그런데 그곳에서도 한국인 엄마를 둔 그는 같은 흑인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던 것이었다. 어느날 직장에 출근하는 길에 아들을 학교앞에 태워주었던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이상한 행동을 보게 된 것이다. 학교앞에 내린 아들이 바로 학교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곳을 배회하다가 학교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것을 보고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한국인 어머니인 자신을 창피하게 생각하여 그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보통 어머니들 처럼 그런 아들에게 ‘어떻게 엄마를 그렇게 생각할수 있느냐’ 고 야단을 치지 않고 자기 때문에 미국에 와서도 친구들에게 놀림받는 것이 안타까워 아들이 잘 때 조용히 흐느껴 울었던 것이다. 그때 자신이 엄마를 창피하게 생각하여 행동한것에 대해 가슴 아파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그는 더 이상 자기의 엄마가 부끄러워할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낳아준 소중한 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엄청난 노력을 하여 유명한 선수가 되었고 성공한 비결에 대해 질문을 받을때마다 그는 자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어머니 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렇게 어머니의 소리없는 자상한 사랑은 자식들에게 최고의 힘이 되는 것이다.
소년도 어릴적 받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지금껏 살아가고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전에는 시계점포를 하는 엄마에게 막내아들인 소년이 용돈을 받으려고 들렸을때 엄마가 ‘오늘은 장사가 별로 안되서 용돈을 못주겠구나’ 하여 소년이 괜찮다고 하며 엄마하고 같이 들어가려고 기다리면 엄마는 가게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년의 손에 동전 한개를 지그시 쥐어주셨던 것이었다. 소년은 엄마가 장사가 안되 그날 용돈을 받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는데도.
소년이 초딩시절 어느 어린이날에는, 뒷집에 사는 친구와 함께 놀이기구가 많았던 어린이 회관에 차비만 갖고 다녀 오다가 버스를 잘못타서 집 반대 방향에 내려서는 차비가 없어 두시간을 걸어서 밤 늦게 집에 온적이 있었다. 그때 소년은 낮에 다녀 올수 있을줄 알고 엄마에게 다녀온다고 말하지 않아서 꾸중을 들을줄 알았다. 그런데 집에 돌아온 소년이 어린이날이라 입장료가 무료여서 친구와 둘이서 차비만 갖고 가서 구경만 하고 오려다가 버스를 잘못타서 그리 됬다고 말했더니 엄마는 빙그레 웃으며 알았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며칠뒤에 엄마는 중학교에 다니던 큰아들에게 돈을 주시며 막내를 데리고 어린이 회관에 가서 놀고 오라고 하여, 소년은 돈이 없어 구경만 했던 그많은 놀이기구를 실컷 해볼수 있었던 것이다.
엄마가 살아있을 때 소년의 집은 괜찮게 살았던 모양이다. 소년의 집에는 손님 접대용으로 코코아를 사다 두었는데, 아끼려고 엄마가 광에다 감추어 두었었다. 하루는 형이 소년에게 광에 있는 코코아를 가져오라고 하여 둘이서 큰대접에 코코아 가루를 타서 마셨다. 그런데 먹고 나니 얼마 남지 않아 얼마후 손님이 왔을 때 엄마가 코코아가 떨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소년은 혼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엄마는 야단을 치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날 광에 감추어 두었던 코코아가 부엌 찬장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이상해서 형에게 물어봤더니 엄마에게 ‘막내가 먹고 싶어해서 같이 갖다 먹었다’ 고 했더니 엄마가 실컷 먹으라고 부엌에 갖다 놓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소년은 엄마에게 한번도 혼나지 않았고 소년이 혼날것으로 생각했을 때 마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자랐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소년에게는 초딩 5학년때 떠나버린 엄마의 사랑이 아직도 가슴에 따뜻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가게를 끝내고 막내아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오면서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 했던 엄마의 말을 듣고 소년은 자신의 인생목표로 삼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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