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돌아보니 (2) : 게 아버지의 가르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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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신 준
- 조회수 : 3
- 08.11.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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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아버지의 가르침 어릴적 소년의 아버지는 엄했다. 그는 한때 대학을 다녔다는 엘리트 의식이 강했고 미남에다 다방면에 지식도 풍부한 팔망미인 이었다. 아내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할 정도로 매우 자신만만한 삶을 살았었던 것이다. 소년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당시는 학생에 비해 학교가 적어 저학년은 학년별로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학교를 다녔었다. 하루는 소년이 학교에 가기 싫어 꽤를 내어 오전반인데 오후반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학교를 안가고 놀았다가 아버지에게 회초리로 맞았던 적이 있었다. 그때 아버지는 학교에 안가서 그런 것이 아니라, 학교에 갔느냐고 물었을 때 거짓말을 하여 혼나는 것이라고 말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소년은 잘못된 행동보다 더 나쁜것이 거짓말 하는 것으로 알게 되었다. 또 한번은 고교시절에 소년이 아버지가 귀가했을때 앉아서 인사를 했더니 어른에게 인사를 할때는 서서 해야 하고, 처음보는 어른들께는 절을 하는 것이라고 교육을 받았던 것이다. 그후부터 소년은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임관하여 근무중에 한번은 소년이 소대원들에게 군생활간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사용이 간편하고 값도 비싸지 않았던 일제 중고 카메라를 구입한 적이 있었다. 소년이 아버지에게 일제 카메라를 샀는데 쓸만하다고 했더니 아버지는 한숨을 푹 쉬며 ‘내가 자식을 잘못 키웠구나, 네가 외제를 사다니’ 하기에 소년은 그후로 절대로 외제를 사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문민정부 시절 공직자들의 골프가 얘깃거리가 되자 아버지는 소년에게 골프는 운동이 아니고 사치라는 말을 듣고 오랫동안 골프채를 만지지 않았던 것이다. 소년이 결혼전 양가 아버지들 상견례 하던 날에는 약속장소에 가려고 택시정류장에 기다리는데 오는 택시들마다 정류장 앞에서 타려는 승객들을 태우고 가버려 소년의 부자는 약속시간이 다되도록 기다려야만 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소년이 아버지에게 그냥 택시가 오면 다가가서 타자고 했더니 그는 ‘이녀석아, 승객들이 택시정류장에서 기다리지 않으니 택시들이 정류장에 서지 않는것 아니냐’ 하며 결국 약속시간이 지나서야 정류장에 정차한 택시를 타고 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아버지 탓인지 소년은 공중도덕을 철저히 지키며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년의 아버지는 엘리트 의식이 강해 사업에 실패한 후에는 남의 밑에 들어가서 일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소년의 형제들은 학창시절 거의 친척들의 도움을 받으며 자랐다. 그 때문에 소년의 형제들은 어릴적부터 자립심이 생겨 각자 고교를 졸업한 후에는 아버지에게 한푼의 도움도 받지 않은채 아버지를 조금씩 도우며 살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소년은 아버지가 떠나기 얼마전부터 아버지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그가 해주었던 말이 생각났다. 그는 자식들에게 몇번인가 ‘게 아버지는 앞으로 똑바로 걷지도 못하고 옆으로 걷지만, 자식 게에게 만큼은 똑바로 걸으라고 한다’ 는 것과 ‘도둑놈도 자기 자식에게는 절대 도둑질 하지 말라고 한다’ 는 얘기를 했었던 것이다. 특히 홀로 지냈던 아버지를 자주 찾아갔던 소년은 외울정도로 자주 들었던 얘기였는데 그가 떠나면서 그뜻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보통 아버지들의 솔직한 마음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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