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돌아보니 (3) : 인생의 나침판

주변을 돌아보니 (3) : 인생의 나침판

• 글쓴이: 신 준
• 조회수 : 5
• 08.11.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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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나침판   친형제란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서 어딘가 닮은 사람들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태어난 순서에 의해 맏이와 그 외 자식으로 구분되어 부모에게 다르게 교육을 받으며 자라게 된다. 대부분의 부모가 맏이에게는 집안의 기둥으로 생각하여 다른 자식들보다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동생들에게 모범이 됨은 물론, 부모를 대신하여 동생들을 잘 돌보기를 바라는 부담을 지우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맏이들은 어려서부터 자신보다는 부모의 생각을 따르도록 요구당하며 살면서, 동생들에게는 부모에게 받은 감정을 쏟아붇기도 하며 자라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부모에게 물려받은 같은 핏줄임을 느끼며 그래도 남보다는 자신의 동생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다.   어릴적 어머님이 장사를 하셔서 낮에 대부분 집에 안계셨던 소년은 주로 형의 지도를 받았고, 형의 행동을 보고 배우며 자랐다. 어린시절 소년은 형을 대단하게 생각했었다. 그는 초딩시절 학교성적이 전교 1등에 반장을 하였고 당시 학교 핸드볼 대표선수로도 활약했으며, 태권도 유단자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등 그야말로 다방면으로 대단한 능력을 보였었다. 그래서 소년은 그런 형을 듬직하게 생각했고 형이 시키는대로 하였던 것이다. 또한 그때까지 맏이로서 동생들에게 좋은 본이 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엄마는 형에게 동생들을 잘 돌보도록 얘기하여 소년이 하고싶은데 혼자서 못하는 것은 언제나 형이 가르켜주며 데리고 다녔던 것이었다.   어릴적 소년은 형을 통해서 자신이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보게 되었다. 소년은 초딩시절 바둑을 배우려고 형이 사가지고 온 바둑판을 처음 보고 난후 중학시절에는 바둑에 빠져 기원을 다니다가 아마 7단 수준이 되었고, 6학년때는 형의 강압적인 지도 덕분으로 중1 영어교과서를 공부하여 중학시절부터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며, 중학교 2학년때 형과 같이 보았던 외국영화 ‘My Way'는 아직도 소년에게 최고의 명화로 남아있는 것이다. 그리고 형을 따라 야구장에 가서는 당시 지역예선 조차 통과하지 못했던 형의 고교가 바로 전에 열렸던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강팀에게 계속 리드 당하고 있다가 8회말에 대거 5점을 뽑아 역전승한 장면을 보고는 야구에 대한 짜릿한 묘미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소년은 형을 통해 경험한 것들로 인해 점점 형만큼 커져 갔던 것이었다.   그러던 형이 사춘기가 되어 엄마가 떠난후에 방황을 하다가 아버지와 갈등하기 시작했다. 그이유를 몰랐던 소년은 형이 조금씩 이상해진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다 몇 년이 흘러 소년이 고교에 다니게 되면서 형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한번은 고 1때 학업성적이 떨어졌다고 형이 ‘빠따’를 치려고 하자 소년이 ‘형, 이제 말로 합시다’ 하였더니 동생이 커진 것을 알게 된 그는 몽둥이를 버렸고 그후론 더 이상 소년을 때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후 소년은 형이 대학진학에 실패한 원인을 알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공부하여 입학시험에 합격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아버지와 갈등이 있는 형을 보면서 더욱 아버지 곁을 맴돌게 되었던 것이다.   그후 각자 가정을 갖게 된 형제는 집안 일을 아내들에게 맡기게 되면서부터 점점 서로를 잊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아버지의 장례를 형과 함께 치르며 소년은 형보다 커져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둘만이 상주역할을 하면서 형제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어 조금씩 어릴적 형에 대한 감정이 되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소년은 어려웠던 환경속에서도 자신이 제대로 자랄수 있었던 것은 형이란 인생의 나침판이 있었기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소년은 형을 통해서 세상을 알게 되었고, 형의 실패를 보고서 성장할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면서 소년은 문득, 아무리 GPS가 발달하여도 인생의 나침판 만큼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